"에디파이어는 뛰어난 음질과 기술력이 결합된 퍼스널 오디오 시스템입니다!"


하이파이·AV 전문 수입원인 소비코AV가 바뀌고 있다. 소비코AV는 오랫동안 JBL, 렉시컨, 마크레빈슨 등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을 주로 취급해왔는데 새롭게 런칭하는 브랜드 대부분이 포터블 오디오 시스템이며, 그 중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는 ‘에디파이어(Edifier)’다. 과연 에디파이어는 어떤 제품인지 정영철 소비코AV 프로덕트 매니저(이하 매니저)를 통해 들어봤다.

 

 

▲ (왼쪽) 정영철 소비코AV 프로덕트 매니저. 소비코AV가 수입하는
브랜드 상당수가 그의 손에 의해 결정된다. (오른쪽) 에디파이어의
히트작 '틱톡'의 블루투스 버전과 아이폰 도킹 버전.

 

 

필 존스의 사운드와 캐나다의 감성이 더해진 에디파이어

 

“에디파이어의 국적은 ‘중국’입니다. 그렇지만 R&D 센터가 캐나다 벤쿠버와 중국 베이징에 있죠. 음향적인 부분은 캐나다 벤쿠버에서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품 캐릭터라 할까요? 마치 북미 제품 같은 느낌이 납니다.”

 

인터뷰를 시작하자 정영철 매니저는 묻지도 않은 브랜드의 ‘국적’을 알려줬다. 아마도 중국 제품에 대해 부정적인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인터뷰 서두에 언급한 듯했다.

 

“중국 브랜드지만 에디파이어의 사운드 튜닝은 AAD의 엔지니어 필 존스(Phil Jones)를 영입해 강화해나가고 있습니다. 필 존스는 보스턴 어쿠스틱에 재직할 당시 린필드(Lynfield) 시리즈라는 명기를 개발하기도 했고 어쿠스틱 에너지라는 스피커 브랜드를 담당하기도 했죠. 그런 유능한 사운드 엔지니어가 에디파이어 제품 개발에 참여한 만큼 가장 저렴한 제품을 들어봐도 사운드가 상당히 잘 튜닝돼 있습니다.”  

 

정영철 매니저는 에디파이어가 중국산이지만 음질과 만듦새가 여느 중국 제품과 다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하기야 필 존스와 그가 만든 AAD란 스피커 브랜드는 오디오파일들에게 정평이 나 있으니 무명의 사운드 엔지니어가 튜닝한 제품들과는 차이가 있다.

 

▲ 2009년 레드닷 데자인상을 수상한 'Luna2'. 혁신적인 디자인과 단단한 만듦새가
 인상적인 2채널 액티브 스피커. USB와 AUX 단자로 연결할 수 있다.

 

“에디파이어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중국에 두 곳이 있는데 그 곳에서 금형 제작부터 PCB 제작, 트랜스듀서 디자인과 제조, 툴링, 플라스틱 사출 등을 모두 직접 제작하는 ‘인하우스’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금형의 완성도, 부품의 퀄리티, 인터페이스의 세련미 등이 매우 우수합니다. 이런 장점들을 바탕으로 에디파이어는 현재 전 세계 60여개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에디파이어 직원만 3000명 이상을 두고 있습니다.”

 

사운드 퀄리티에 이어 제품의 제조에 대해서도 여느 중국 제품들과 다르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중국산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안 좋았지만 최근 들어 QC(제품 검수)도 상당히 신경 쓰고 있는 만큼 중국산 제품의 품질도 과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제품들도 ‘메이드 인 차이나’인 제품이 어디 한둘일까. 그에 비하면 ‘세계의 굴뚝’인 중국에서 제조를 하고 디자인과 음향 연구는 북미에서 진행하는 에디파이어의 분업체계가 상당히 효율적이다.

 

그런데 국내 PC 스피커 시장의 대표주자인 브리츠가 국내에서 디자인과 설계를 담당하고 제품 제조를 중국 에디파이어에서 맡았다고 했던 설명과 사뭇 달랐다. 과연 에디파이어는 어떤 브랜드일까?

 

브리츠가 ODM으로 공급받던 스피커가 '에디파이어'

 

“그에 대해서 확실히 알고 있지는 않지만 과거 브리츠가 에디파이어의 제품에 브리츠 상표만 붙이는 ‘ODM’ 형태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제품의 설계, 디자인을 한국에서 한 것은 아닙니다.”

 

정영철 매니저의 말은 과거 브리츠의 주장과 상당히 달랐다. 에디파이어의 제품은 크게 두 카테고리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브리츠가 국내에 유통한 ‘에디파이어 멀티미디어’ 카테고리이고 다른 하나는 도킹 오디오 시스템이나 블루투스 스피커 같이 디자인을 강조한 ‘에디파이어 이미지’ 라는 것. 이 중 소비코AV가 수입하는 것은 ‘에디파이어 이미지’다.

 

이어 그는 “저희 소비코AV에서 취급하는 전체 브랜드를 살펴보면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 AV 시스템 쪽 비중이 매우 큽니다. 우리나라 오디오 소비자들의 성향을 살펴보면 주로 거실에 본격 하이파이 시스템이나 멀티채널 서라운드 시스템을 갖추고 가족들과 영화나 음악을 함께 감상하거나 친구들을 초청해 즐기는 등 ‘가족’ 또는 ‘친구들’ 같은 복수의 인원을 대상으로 한 시스템이 주류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헤드폰의 비중이 커진 것처럼 오디오 시장 자체가 퍼스널 오디오 쪽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들도 그에 맞춰 덩치가 작아지고 있으며 멀티미디어 기기들과 접목되는 제품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소비코AV도 그에 맞춰 취급하는 제품들에 변화를 도모하기 시작한 것이죠.”라며 에디파이어 수입 이유를 설명했다.

 

애플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부드러운 조작감

 

이 외에도 에디파이어 제품은 다른 제품에 없는 특징이 있다고 한다. 정 매니저는 다른 도킹 오디오 시스템을 조작할 때 리모컨이나 터치감이 매끄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반해 에디파이어 제품은 반응이 상당히 빠르고 아이폰의 플레이 리스트를 스킵하거나 메뉴를 이동할 때 동작이 매끄럽다고 대답했다.

 

▲ 조만간 국내 출시될 예정인 'Spinnaker' 2채널 스피커 시스템.

 

 

“에디파이어는 제품 초기 단계에서부터 아이폰과 100% 연동되도록 철저히 커스터마이징 되었습니다. 여기에 필 존스가 튜닝한 균형 잡힌 소리, CES 혁신상, IF 디자인상, 레드닷 디자인상 등 굵직한 국제대회로부터 다양한 상을 수상할 만큼 뛰어난 디자인과 유저 인터페이를 제공합니다. 그래서 수입을 결정했죠.”

 

하지만 요즘 같은 오디오 불경기에 일반 도킹 스피커 시스템보다 가격이 비싸고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들여온다는 것은 제법 큰 모험일 수 있다. 특히 에디파이어의 국내 인지도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니 말이다.

 

“아무래도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제품이 많으니 드라마나 영화 속 PPL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에디파이어 제품이 PC 스피커 부문에선 다소 취약했는데 조만간 출시될 E30 같은 고급 PC 스피커를 필두로한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노출해 나가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IT조선 같은 뉴스나 리뷰 채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겠죠.”

 

정 매니저는 그 동안 소비코AV에서 중고가 브랜드들을 주로 취급해온 만큼 대중들과의 연결고리가 약했던 사실을 시인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독’ 부분을 떼고 편의성을 높인 블루투스 스피커나 컴팩트한 소형 포터블 스피커, 가격을 대폭 낮춘 엔트리급 스피커까지 고루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대형 마트와 전자 양판점까지 유통망을 넓혀 소비자와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그는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이 바뀌고 있는데, 그들을 잡으려 하기보다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구비하는 게 올바른 ‘장사’"라며 "이제 소비코AV는 패션 헤드폰으로 널리 알려진 어반이어스뿐만 아니라 에디파이어, 소노로(Sonoro), 아이아이아이(AIAIAI) 등 소비자들의 감성과 요구를 두루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제품들을 선보일 것”이라며 앞으로의 전망을 밝혔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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