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카카오톡의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인 '보이스톡' 출시로 급물살을 탔던 이동통신사들의 mVoIP 요금제 개편 움직임이 요즘 잠잠하다.

 

이는 보이스톡이 이통사의 음성 매출을 대폭 잠식할 것이라는 이통사들의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으로 보인다.

 

보이스톡으로 인한 실질적인 타격이 없는 데도 mVoIP 이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요금제를 바꾸면 이용자들의 원성을 사는 등 부정적인 여론만 조장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2일 통신업계 및 카카오에 따르면 보이스톡은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지 사흘 만인 지난 6월6일 가장 많은 통화연결수를 기록했으나 지난 15일의 통화연결수는 최고치의 4.02%에 그쳤다.

 

보이스톡 통화연결수는 최고치를 달성한 지 하루만인 6월7일에 이미 절반 이하(42.31%)로 떨어졌으며 같은 달 12일에는 최고치의 10.05%로 하락했다.

 

같은 달 23일부터는 최고치의 4%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달 2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에도 큰 변화가 없다.

 

보이스톡이 음성통화를 대신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것이라는 예상에서 벗어난 결과다.

 

mVoIP 요금제 개편에 대한 이통사의 움직임과 관심도 이와 비슷한 추세로 줄어들었다.

 

카카오가 보이스톡을 내놓자 SK텔레콤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이통사의 데이터망을 이용한 무료통화는 이통사의 투자의욕을 꺾고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에 도움이 안 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카카오톡 등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한 이후 이통사의 문자 사용량이 급격히 줄었듯이 별도의 음성통화료없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mVoIP이 활성화하면 음성 매출이 줄어 이통사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들은 보이스톡을 계기로 mVoIP 서비스가 확대할 것을 대비하겠다며 관련 요금제를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mVoIP를 금지했던 LG유플러스가 6월29일을 기해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일정량의 mVoIP 사용을 허용하자 SK텔레콤과 KT도 "조만간 새로운 mVoIP 요금제를 내놓기 위해 방통위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KT가 LG유플러스와 달리 mVoIP 제공량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요금제를 변경할 것으로 보고 ▲mVoIP 허용한도 축소 ▲mVoIP 허용 요금제의 가격을 인상 ▲mVoIP 사용료를 별도 부과 등의 방안이 나올 것으로 점쳤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결과물은 없다. 방통위는 "현재 mVoIP 요금제 약관을 인가 신청하거나 신고한 사업자는 없다"고 밝혔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보이스톡 여파가 카카오톡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현재 mVoIP 요금제는 현안에서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이통사의 관계자는 "mVoIP 요금제 개편은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문제"라며 "망중립성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통사들이 요금제 개편을 mVoIP에 국한하지 않고, 음성 중심인 현 이동전화 요금 체계를 데이터 중심으로 전면 개편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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