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탈통신 필요…신기술로 소비자 이익"

 

유료방송업계 "공룡기업이 시장 삼킨다" 우려

 

KT의 위성방송과 IPTV 결합상품인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에 이어 '접시 안테나 없는 위성방송(DCS)' 논쟁이 방송통신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28일 방송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내놓은 새로운 방송통신 결합상품들이 잇따라 케이블TV 등 기존 유료방송 업체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KT와 기존 방송업체들이 기 싸움을 벌이는 이유는 OTS나 DCS 등 신종 상품이 위성방송과 IPTV의 경계를 넘나든다는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업계는 KT가 통신을 넘어 미디어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 기존 유료방송 업체들이 '미디어 공룡'의 등장을 예상하며 반발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KT는 지난 3월 '글로벌 미디어 유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선포하고 최근 미디어·위성·부동산 분야의 전문기업을 분사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디어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디어 사업은 정체에 빠진 통신산업의 틀에서 벗어나는 방편이자 이미 구축해 놓은 통신망을 바탕으로 새롭게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분야다. KT는 통신망을 활용한 방송 서비스와 콘텐츠 유통에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KT의 방송사업 성장 가능성은 기존 유료방송 업체에는 위협이 된다. 유료방송 업계의 한 관계자는 "KT는 탄탄한 유·무선 통신 가입자를 기반으로 방송 시장 점유율을 단기간에 장악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 시장에서는 가입 가구가 많을수록 콘텐츠 수급 등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은 통신과 마찬가지로 확고한 가입자 기반을 토대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분야라는 것이다.

 

이미 KT는 유료방송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KT의 IPTV 서비스인 '올레tv'와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의 가입가구 수는 지난 4월 기준으로 각각 338만, 337만가구로 전체 유료방송(케이블·IPTV·위성) 시장의 28.5%를 차지한다.

 

티브로드와 CJ헬로비전 등 대형 케이블업체의 점유율은 13∼15% 수준이고, SK브로드밴드[033630]와 LG유플러스[032640] 등 IPTV 업체의 점유율은 5%에 못 미친다.

 

KT는 올레tv와 스카이라이프를 결합해 저렴한 요금에 제공하는 OTS, 인터넷망만 깔려 있으면 접시 없이 위성방송(OTS)을 볼 수 있는 DCS 등 통신과 방송을 융합한 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가입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유료방송 업체 관계자는 "KT는 DCS와 OTS로 초고속인터넷망이 구축된 공동주택을 집중 공략하며 가입자를 단기간에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며 "막대한 자금력과 마케팅력을 동원하면 유료방송 시장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가 IPTV의 권역별 점유율 규제를 완화하고 IPTV 사업자에게 보도를 제외한 채널 운용권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서 KT의 방송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법'은 전국 77개 권역별로 한 사업자가 가입가구의 3분의 1을 초과하면 안 되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방통위는 권역 제한 없이 전체 유료방송 가입가구의 3분의 1을 초과해서는 안 되도록 바꿀 방침이다.

 

케이블 업계는 "복수 플랫폼을 보유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을 제한하고 위성방송과 IPTV의 영역을 넘나드는 DCS의 역무를 시급히 규정할 것"을 방통위에 요구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달 말 DCS 논란에 대한 입장을 정리,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블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KT는 "앞으로도 미디어 환경과 기술발전 추세에 맞춰 소비자에게 편익을 주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혀 방송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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