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와 새 아이팟 터치의 커넥터가 30핀에서 8핀으로 변경됐다는 소식에 당황하는 건 소비자들만이 아니다. 아이폰과 아이팟을 도킹해 사용하는 각종 도킹 액세서리 제조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현재 시중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애플기기 관련 도킹 액세서리들은 미니 컴포넌트, 프로젝터, 스캐너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가격도 몇 만원에서 몇 백 만원에 이를 정도다. 그러다 보니 당장 소비자들의 불만과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 새로워진 아이폰 5의 '라이트닝' 커넥터. 기존 30핀에서 양면 8핀으로 변경됐고
오디오 출력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경되었다.

 

이정제 야마하뮤직코리아 마케팅 차장은 “본사 차원에서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CD 플레이어 기능이나 일반 오디오 기능에 중점을 둔 판매 전략을 취하고 있는 정도로밖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차후에 새 커넥터에 맞춘 제품이 출시되겠지만 현실적으로 기존 구매자들을 위해 젠더를 무상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에디파이어, 소노로, 사운드프릭등을 수입하는 정영철 소비코AV 선임팀장도 “기존 아이폰들은 오디오 출력이 아날로그였다”며 “하지만 아이폰5는 풀 디지털인 만큼 젠더에 D/A 컨버터가 들어가야 해 단가 상승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브리츠전자는 아이폰 도킹 오디오를 구매한 모든 이들에게 젠더를 무상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브리츠전자는 제품을 출시한 지 불과 1개월 남짓해 소비자들의 불만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 얼마 전 한 소셜커머스 업체가 특가 판매한 필립스 도킹 오디오 시스템.
소비자 가격 대비 최대 60% 가까이 할인판매해 기존 30핀 커넥터 기기의
재고소진용 할인행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몇몇 제조사들은 아이폰5의 커넥터 변경 루머가 돌자 온라인 특가 판매, 소셜커머스를 통한 공동구매로 ‘덤핑’ 처리하기도 했다. 필립스와 JBL은 얼마 전 소셜커머스를 통해 소비자 가격 대비 30%~60% 정도 할인된 가격에 도킹 오디오를 판매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애플이 커넥터를 바꿈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며 “기존 구매자들에게 모두 젠더를 지급할 수도 없고, 안 주자니 불만이 쌓여 이래저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젠더를 지급하더라도 한층 길어진 아이폰과 젠더까지 더해지면 도킹 시 안정감이 없어 제조사 입장에서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ABI리서치는 전세계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 규모가 2009년 265억 달러였으나 2015년에는 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의 도킹 오디오도 액세서리 매출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애플의 갑작스런 규격 변경으로 상당수의 업체들이 이렇다 할 해법 없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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