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많은 일을 겪지만 지나간 모든 일을 기억할 수는 없다. 어떤 기억은 오래도록 남아있고, 어떤 기억은 쉽게 잊혀 진다. 또 최근의 기억보다 어릴 때 기억이 더 또렷한 경우도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기억의 과정은 처음 경험을 하면서 기억이라는 장치에 입력하는 부호화 단계, 부호화된 경험 정보를 저장하는 단계, 저장된 정보를 인출하는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기억이 잘 저장되기 위해서는 우선 부호화가 잘 돼야 한다. 첫 경험이나 독특한 경험일수록 나중에 기억해내기 쉽다.

 

저장 단계에서는 기억의 내용이 잘 응고돼야 더 잘 기억될 수 있다. 단단한 것에 머리를 부딪혀 정신을 잠시 잃으면 그 직전 몇 분간의 일을 전혀 기억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몇 분 동안 기억이 응고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마지막 인출 단계는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는 역할을 하는데, 기억을 인출할 때마다 그 내용이 유연해지고 다시 응고되는 일이 반복된다. 이런 반복 과정은 쇠붙이를 불에 달궈 단단하게 만드는 것처럼 기억을 더욱 단단히 만든다. 어릴 때 기억이 더욱 또렷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기억을 자주 인출할수록 기억이 상대적으로 더욱 단단해지는 것이다.

 

[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http://scent.nds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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