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이 이기종 코어 혼용 방식의 ‘빅리틀(big.LITTLE)’ 프로세싱 기술로 모바일은 물론 서버 시장으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빅리틀은 이기종의 코어를 하나의 칩에 얹어 상황에 맞게 상호 보완적인 프로세싱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는 저전력으로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이끌어냄을 지향하는 ARM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다. 성능과 저전력에 중점을 둔 각각의 코어를 하나의 칩에 결합하고 작업 내용에 따라 선택적으로 코어를 분산 운영하는 식이다.

 

여기에는 현재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ARM 코어텍스-A7과 코어텍스-A15가 적용된다. 스마트폰의 예를 들면 저전력에 특화된 코어텍스-A7은 전화 통화, 메시징 등의 간단한 작업을 맡고 코어텍스-A15는 게임이나 동영상 재생과 같이 성능이 요구되는 작업을 담당하게 된다.

 

 

ARM은 이러한 빅리틀 프로세싱 기술이 내년 출시될 고성능 스마트폰 제품군에 집중적으로 채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대표 제품들이 듀얼코어에서 쿼드코어를 탑재하기 시작하고 있는 시점에서 초점이 저전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빅리틀 프로세싱 기술의 효율성은 ARM이 오는 2014년 선보일 예정인 코어텍스-A50 시리즈에서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차세대 코어텍스-A53과 코어텍스-A57에는 더욱 미세화된 공정이 적용돼 전력 투입 대비 성능이 대폭 상승할 예정이다.

 

황광선 ARM코리아 모바일 마케팅 과장은 “현재의 하이엔드급 스마트폰과 동일한 성능을 기준으로 코어텍스-A53은 전력 소모를 1/4 수준으로 줄일 수 있고 코어텍스-A57은 3배의 성능을 낼 수 있어 이 둘의 장점을 결합한 빅리틀 프로세싱을 적용하면 성능과 배터리 이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ARM은 코어텍스-A50 시리즈를 필두로 모바일뿐 아니라 서버, 네트워크 등의 신규 시장으로까지 진입할 뜻을 내비쳤다. 코어텍스-A50 시리즈부터는 현재의 32비트는 물론 64비트까지 지원하고 더 많은 캐시 및 메모리를 지원하는 CCN-504 디자인이 적용돼 기업용 솔루션에 부합하는 성능을 제공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ARM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는 항공사에서 발생되는 양과 동일한 수준이다. 문제는 나날이 폭증을 거듭하고 있는 데이터량에 비례해 데이터센터를 늘릴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ARM은 자사의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는 저전력 서버가 이러한 문제의 한 해법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으로 이는 컴퓨팅 프로세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의 영역에 ARM이 부분적으로 발을 들여놓을 것임을 의미한다. 서버 시장은 타워서버나 렉서버가 주를 이루고 있고 저전력 마이크로서버는 아직 파이가 크지는 않지만 조금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인텔은 제온 E3와 아톰 프로세서로 이에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그간 전면에 나서기를 꺼려했던 ARM이 인텔과의 겅쟁을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ARM측은 “ARM은 기존과 같이 프로세서 생태계 내에서 코어 역할을 계속할 예정이며 이를 활용해 구체화된 제품을 내놓는 것은 파트너의 몫이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안 드류(Ian Drew) ARM 마케팅 및 사업개발 부사장은 “이제 하나의 제품이 모든 영역을 커버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서버 시장에서도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저전력이다”라며 “ARM의 역할은 현재의 전력 수준을 유지하면서 데이터 증가에 부응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것이 어떤 영역에 사용될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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