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등산은 아저씨들이나 좋아하는 영역쯤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패션에 민감한 2030 세대들이 등산, 캠핑 등에 눈길을 돌리면서 아웃도어 브랜드도 그들의 트렌드에 맞춰 젊어졌다. 주말이면 전국의 산이 몸살을 앓을 정도로 등산 인구가 늘다 보니 가을 낙엽이 진 앙상한 겨울 산 나뭇가지 사이로 알록달록한 아웃도어 브랜드 로고가 더 눈에 띈다.

 

지난 한해 동안 등산, 캠핑, 자전거 등 종횡무진 바빴던 아웃도어 브랜드의 성적은 어땠을까. 트렌드잇이 아웃도어 포털 커뮤니티인 트랭글GPS와 함께 아웃도어 브랜드 선호도조사를 실시했다.  

 

설문기간: 2012년 11월 14일~2012년 11월 20일

설문조사: IT조선(it.chosun.com), 트랭글GPS (www.tranggle.com)공동조사

설문진행: 내가 선호하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응답인원: 총 621명

 

아저씨 등산복? 아이돌 등산복!

 

일주일간 진행된 이번 선호도조사에 총 621명이 응답했다. 이 중 남성은 90.7%(563명), 여성은 9.3%(58명)의 비율로 남성의 참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등산, 캠핑, 자전거 등이 주로 남성 위주의 야외 활동인 만큼 설문조사에서도 그 경향이 그대로 드러난 것.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40대(40.4%) 응답자 못지않게 30대(34.8%), 20대(11.8%)의 참여율이 높다는 사실이다. 아웃도어에 관심 있는 연령대가 젊어졌다. 이젠 더 이상 아웃도어가 ‘아버지’의 전유물이 아니란 말이다.

 

1020을 겨냥해 잘나가는 아이돌이 아웃도어를 입고 산을 오르고 있다. 올해 5조원대로 판을 키운 아웃도어 브랜드가 젊은 아웃도어로 선회한 ‘회춘마케팅’이 성공한 결과로 보여진다.

 

20대도 아웃도어 용품 구입에 100만원은 쓴다?

 

아웃도어 활동을 위해 지난 1년간 지출한 비용으로 50~100만원(40.9%)을 지출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외에 50만원 이하(23.7%)와 100~200만원(23.7%) 지출했다는 응답이 같은 수를 차지했다.

 

 연령대별 50~100만원을 지출한다는 응답에 30대와 40대가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아웃도어 브랜드가 20대의 지갑도 열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20대 응답자의 46.4% 가 아웃도어 지출비용으로 50~100만원을 쓴다고 응답했다.

 

평범한 대한민국 회사원의 용돈을 생각해 본다면 꽤 큰 비용을 아웃도어 용품에 할애하고 있다고보여진다. 이는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음주문화보다는 건강에 더 치중하는 개인이나 가족단위 활동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기타 응답에는 “이미 장비를 모두 완비해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지난 1년간 아웃도어 용품 구입에 500만원을 지출했다”는 답변도 있었다.  

 

“직접 만져봐야~” 아웃도어 브랜드 전문 매장 선호

 

주로 아웃도어 용품을 구매하는 곳으로는 절반 이상인 52.2%가 브랜드 전문매장이라고 답했고, 인터넷쇼핑몰(29.6%), 백화점(11.4%)순으로 구입처를 꼽았다. 기능성을 기반으로 하는 아웃도어 용품은 특히 브랜드마다 기능성과 사이즈가 상이해 직접 매장을 방문해 꼼꼼히 성능을 비교하며 구입하는 성향이 드러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 아웃도어 멀티숍, 상설할인매장, 홈쇼핑에서 구매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아웃도어만 보면 나이가 딱 나오네~!

20대는 노스페이스 3040은 블랙야크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K2,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리딩 브랜드 중 디자인이 가장 뛰어난 브랜드에 대한 설문에 20대는 28.1%로 노스페이스를 1위로 꼽았고, 30대와 40대에서는 각각 22.2%, 21.4% 의 지지를 받은 블랙야크가 선정됐다. 블랙야크는 지난해부터 익스트림, 트래블, 트레킹, 유컴프트라인 등 일상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캐주얼 라인을 새롭게 선보이며 멀티 스타일링 가능한 제품에 주력하고 있다.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품질! 봉제선 마무리까지 꼼꼼히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40.6% 의 응답자가 품질이라고 답했다. 다시 한번 기능성을 우선시 한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의외로 브랜드(14.5%), 가격(10.6%), 착용감(9%)에 대한 부분은 낮은 응답을 보여줬다. 이처럼 브랜드는 그다지 크게 고려 하지 않지만 품질을 따질 때는 기능성, 착용감, 내구성, 박음질, 봉제선 등 마무리 상태까지 세분화 해 꼼꼼히 살펴본다고 답변했다.  

 

“비싸도 너~무 비싸” 아웃도어 거품 여전해

 

아웃도어 브랜드 가격에 대해 대다수(98.1%)의 응답자가 비싸다고 답하며 “거품이 심하다”, “적정가격을 받는 브랜드가 없다”,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지난해 아웃도어 패딩 계급도에서 ‘등골브레이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웬만한 아웃도어 브랜드는 비싸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베블런 효과처럼 여전히 상위 브랜드의 아웃도어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효정 기자 hong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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