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18대 대선을 앞두고 한 후보자가 IT와 관련된 정책 공약을 내걸어 눈길을 끈 바 있다. 그 내용은 다름아닌 ‘액티브 X 대체, 공인인증서 폐지’였다.

 

공인인증서와 액티브 X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현재 국내 보안규정을 따르는 공인인증서 체계가 브라우저 자체 기능으로 구현되지 않기 때문에 액티브 X와 같은 플러그인 기술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MS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지배적이었던 관계로 액티브 X가 자리 잡고 있어 브라우저 호환성 문제가 수면 위로 불거진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물론 최근 웹 표준화 추진을 바탕으로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관련 업계에서 일고 있으나 정부 정책 차원에서도 공인인증서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3000만 시대를 맞은 이 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사용자들은 액티브 X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에 코난테크놀로지의 소셜 분석 서비스 ‘펄스K(www.pulsek.com)’를 이용해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블로그 등 SNS상에서 액티브 X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를 분석해봤다.

 

▲지난 한 달간 ‘액티브 X’ 관련 멘션량 변화 추이

 

지난 한 달간 액티브 X에 대한 멘션은 다소 들쭉날쭉하게 생성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물론 액티브 X가 일상적으로 부각되지는 않고 관련되는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집중적으로 언급되는 주제임을 잘 보여준다.

 

그래프상에서 피크를 형성한 날의 멘션들을 살펴보니 12월 초까지는 앞서 언급한 액티브 X 폐지 대선 공약이 이슈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안철수 후보가 이 공약을 내세워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23일 안철수 후보 사퇴 이후에는 단일화 후보인 문제인 후보가 이 정책을 이어갈 뜻을 밝히며 두 후보가 주요 이슈어로 랭크됐다.

 

28일과 29일을 기해 11월 말에는 조금 특이한 이슈어들이 눈에 띈다. ‘민간’과 ‘프로젝트’가 액티브 X와 함께 언급되기 시작했다. 이는 액티브 X와 같은 호환성 문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브라우저에서 더 나은 웹 환경을 만들기 위해 오픈웹이 기획한 ‘올브라우저’ 프로젝트가 발표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오픈웹은 김기창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전자정부와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웹 표준에 맞게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된 모임으로 액티브 X 암호화를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올브라우저 프로젝트를 통해서는 익스플로러 위주로 개발된 현재의 웹 환경이 사용자가 불편한 것은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고객 유실이 우려되며, 무엇보다 불편함을 넘어 보안 위협이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한 달간 ‘액티브 X’ 관련 멘션 내 이슈어 TOP 10

 

12월 14일에는 ‘교보문고’가 관련 이슈어 1위로 등극했다. 이유인즉슨 이날 교보문고가 액티브 X 설치 없이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개편했다고 발표했기 때문. 교보문고는 BC카드 스피드 안전결제 서비스를 통해 아이디와 비밀번호, 카드 정보를 입력한 후 결제 비밀번호만 설정하면 구매가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실상 교보문고가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은 액티브 X 대신 별도의 추가기능을 설치해야 하고 윈도우와 익스플로러 브라우저상에서만 해당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 기존에 액티브 X를 사용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절차와 익스플로러 외에 다른 브라우저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평가가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액티브 X와 관련한 문제는 공인인증서 사용을 규정하는 공인인증제도가 유지되는 한 해결이 쉽지 않은 문제다. 또한 정부와 관련 기관, 보안 업계의 이해관계까지 얽혀있어 더욱 조심스러운 사안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굳이 글로벌 표준을 역행하면서까지 일련의 문제들은 떠안을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은 정부 차원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액티브 X를 주제로 한 멘션들의 호감도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

상품지식 전문뉴스 IT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