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업계 "겨울철 방전 차량의 80% 차지"

 

 

"최근 차량 방전 신고 중 10건 중 8건이 블랙박스가 원인입니다."

 

광주 북구 용봉동에 거주하는 박모(55·여)씨는 최근 구입한 지 1년이 채 안 된 자신의 차량 배터리가 방전되는 일을 잇달아 겪었다.

 

급한 마음에 보험회사 긴급서비스를 불러 응급조치를 해 차량시동을 건 것만 해도 올겨울 벌써 2번. 박씨는 구입한지 8개월여 지난 새 차에서 계속 배터리가 방전 나 시동이 걸리지 않자 차량 결함이 아닌가 의심했다.

 

그러나 서비스 센터를 찾은 박씨는 생각지 못한 소리를 들었다.

 

차량 블랙박스가 배터리 방전의 주범이었다는 것.

 

박씨의 차량에는 전방과 후방 2개의 채널을 녹화하는 블랙박스가 달려 있었는데 이 블랙박스가 주차 중인 차량 배터리를 계속해서 소모하고 있었다.

 

광주지역 모 기업의 차량 서비스센터에 따르면 자사 기준 차량 전기제품의 상시 배터리 전류 소비량은 0.03Ah 이하다.

 

블랙박스 등 시동을 끈 상태로 사용하는 전기제품의 전류가 0.03Ah 이하여야 오랜 시간 시동을 걸어 충전하지 않아도 차량 배터리의 방전 위험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 중인 대부분 블랙박스가 이 기준을 10배 웃도는 최소 0.2Ah~0.3Ah의 전류를 사용한다고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특히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는 겨울철에 블랙박스로 말미암은 차량 배터리 방전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광주의 보험회사 현장출동업체의 직원 박모(57)씨는 "통상 겨울철에 차량 배터리 방전사례가 급증하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수가 크게 증가한 것 같다"며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고 해 현장에 나가보면 블랙박스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광주의 한 자동차생산업체 서비스센터 측은 지난 주말에도 출고된 지 7개월여 지난 새 차가 블랙박스 때문에 방전돼 입고되는 등 비슷한 고장을 겪은 고객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해당 차량의 전기장치를 점검해본 결과 블랙박스에서 계속해서 0.4Ah의 전류가 소비되고 있었다.

 

이 수치라면 매일 2~3㎞ 이상 주행하지 않는 차량은 언제든지 배터리가 방전날 수 있다.

 

관련업계측은 블랙박스로 인한 차량 배터리 방전사례가 속출하고 있지만 "매일 일정 정도 이상 시동을 걸어주는 것 외에 뾰족한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시중에 유통 중인 대부분의 차량용 블랙박스가 기준인 업계 차체기준인 0.03Ah 이상의 전류량을 소비한다는 것이 그들의 전언이다.

 

일부 소비자는 블랙박스의 주차감시모드를 끄는 자구책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차량용 블랙박스의 기능을 활용할 수 없다는 점 등에서 이 또한 해결책이 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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