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격적으로 기업용 솔루션 업체들을 인수하고 통합 작업에 매진해온 델이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델은 레노버, HP에 이어 글로벌 3위의 PC 제조사로 알려져 있다. 특히 특유의 공급망관리(SCM) 체계를 배경으로 하는 델의 PC는 높은 가격대 성능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PC 시장 규모가 줄어들면서 델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델은 그동안 x86 서버 시장에서 쌓아온 입지를 중심으로 기업용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스토리지 업체 이퀄로직과 컴펠런트, 네트워크 업체 포스텍네트웍스를 인수하며 델은 마침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 하드웨어 3요소인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역량을 모두 갖추게 됐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델은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에도 적극 나섰다.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고성능의 하드웨어를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델은 지난해에만 49억 달러를 투자해 7개 업체를 인수하며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는데 대표적인 예가 퀘스트소프트웨어와 소닉월이다.

 

퀘스트소프트웨어는 데이터 보호 및 IT 관리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기술력을 입증 받은 업체로 DB 관리툴 ‘토드(Toad)’, 성능 모니터링 솔루션 ‘포그라이트(Foglight)’, 데이터 보호 솔루션 ‘넷볼트(Netvault)’ 등의 대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델 퀘스트소프트웨어는 지난 9월 28일 합병을 완료하고 델의 소프트웨어 그룹의 일원으로서의 새출발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물리에서 가상, 클라우드 환경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데이터 보호 및 백업 복구 플랫폼 넷볼트 XE(eXtended Architecture)를 선보이며 빅데이터 시대의 기업 데이터 관리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우미영 퀘스트소프트웨어코리아 지사장은 “퀘스트소프트웨어코리아는 국내에서 주로 DB 비즈니스가 중심을 이뤘기에 인수합병에 따르는 효과가 크게 없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의외로 델의 x86 비즈니스와 맞물리는 측면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라며 “델코리아 역시 광범위한 국내 영업 조직을 보유하고 있어 퀘스트소프트웨어코리아와의 원활한 협업이 기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소닉월은 전 세계적 SSL VPN 및 차세대 방화벽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네트워크 보안 전문 업체다. 델에 인수되기 이전에도 국내에서 약 12년간 1000개 이상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보안 솔루션을 공급해왔다.

 

소닉월의 차세대 방화벽 제품군은 100Mbps 수준의 엔트리급에서 40Gbps에 이르는 엔터프라이즈급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폭넓은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안티바이러스, 유해 트래픽 차단 기능은 물론 애플리케이션이 작동하는 L7 계층까지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소닉월은 델에 인수되면서 200명 이상 인력 충원을 단행하는 등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마찬가지로 델이 인수한 보안관제 전문 업체 시큐어웍스의 역량이 결합되면 더욱 진일보한 보안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물론 델이 PC 사업을 쉽게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델이 기업용 통합 IT 솔루션 공급 업체로 변모하고자 하는 뜻을 확고히 내비친 가운데 인수한 업체들의 역량을 얼마나 잘 결합해 자산화할 수 있을 것인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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