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메인보드에서 금을 캐다

이상훈
입력 2013.02.03 13:13 수정 2013.02.03 20:50


금은 컴퓨터
및 모든 전자 제품을 만드는 데 있어 필수다. 구리보다 전도성이 뛰어나고 무엇보다도
녹이 슬지 않기 때문에 금은 전기를 사용하는 수많은 제품들에 사용된다. 컴퓨터
메인보드에서도 어렵지 않게 금이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구리에 도금을 하거나 아니면 구리 속에 소량을 첨가해 합금 방식으로 사용된다.


 


IDE 커넥터, PCI와
PCI 익스프레스 슬롯, 혹은 AGP나 ISA 슬롯에도 금이 사용된다. 점퍼 핀이나 CPU
소켓, 메모리 슬롯 등 파트와 파트가 만나는 구리 부분에는 어김없이 소량의 금이
사용된다. 그렇다면 오래돼서, 혹은 고장 나서 못쓰게 된 메인보드들로 부터 이 금을
추출해 낼 방법은 없을까? 생각은 했지만 추출에 드는 비용에 비해 추출될 금의 양이
적기 때문에 그동안은 시도해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금값은 2008년에
온즈당 800달러 대에 머물다가 2010년에 1000달러대 그리고 그 이후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더니 한 때 1800달러대까지도 올라갔었다. 2000달러까지 올라갈지도
모른다는 설도 있었다. 이에 따라 폐금광이나 과거에 사금이 발견된 기록이 있는
강가에서 적은 양의 금이라도 캐보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몰려들며 시골 동네에
갑자기 인구가 증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미국의 유명
온라인 IT 매거진 'Tom’s Hardware'에서 구형 메인보드로부터 금을 추출하는 실험을
시도했다. 메인보드 20개 정도를 사용해 지름 약 1.6mm 정도 크기의 금을 추출해
냈다. 


 




▲ 메인보드에서
금을 추출하는 실험 장면


우선 메인보드에서
금이 포함된 부분들을 니퍼와 드라이버 등의 도구를 사용해서 떼어 낸다. 그리고
떼어낸 파트들을 95% 황산 용액에 넣고 양극엔 구리, 음극엔 납을 사용해 전기로
분해한다. 전기분해에 사용하는 전기는 자동차 배터리 충전기를 사용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메인보드에서 떼어낸 파트에 붙어있던 금은 떨어져서 침전물로 가라앉고
다른 구리부분은 녹아서 납이 있는 음극에 달라붙는다. 침전물로 가라앉은 금을 종이
필터로 걸러낸 후에 또 다시 화학분해를 해야 하는데 아직도 금 외에 다른 불순물이
많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2:1 비율로, 35%
염산과 5%의 표백제(하이포 아(亞)염소산 나트륨)를 섞는다. (2 HCl + NaClO ->
Cl2 + NaCl + H2O) 이 과정에서는 심한 발열이 있고 독성 개스가 생성되므로 실외에서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이 용액에 금침전물을 넣는다. 그러면 금은 염화되면서
염화금이 되고 다른 이물질들은 고체로 남는다. 침전물이 녹으면 다시 한 번 걸러내는데
이 과정에서 염화금과 다른 불순물이 완전히 분리가 된다. 이제 염화금을 고체의
금으로 만들어 내야하는데 여기엔 물과 분말 나트륨 아황산수소염을 첨가한다.


 


Na2S2O5 + H2O -->
2 NaHSO3


3 NaHSO3 + 2 AuCl3
+ 3 H2O --> 3 NaHSO4 + 6 HCl + 2 Au


 


이렇게 해 물 밑에
가라앉는 갈색 분말형태의 금을 얻게 된다. 이 분말을 1064℃에서 녹이면 금덩어리가
되는 것이다. 이 실험으로 지름 1.6mm의 구 모양의 금을 만들어냈다. 금의 밀도와
지름을 사용해 무게를 구하면 약 0.0162g의 무게다. 현재의 금값을 온즈(oz)당 1660달러
정도로 계산하면 20개의 못 쓰는 메인보드로부터 1달러어치 가량의 금을 캐낸 셈이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간 이 시점에서도 들인 노력과 시간에 비교하면 1달러의 값어치는
터무니없이 적은 것이다.


 





▲ 메인보드에서 채취한 금덩어리
모습(사진출처
Tom’s Hardware) 


 


이 실험은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화학제품 및 도구들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화학설비가 갖춰진
대규모 공장이 아니라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이 시중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장비와
재료를 가지고 원한다면 집에서 금을 채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공업용 설비가 갖춰진
곳에서는 수천 수 만 개의 기판을 녹여내어 구리와 희토류 및 금과 은, 인듐 팔라듐
등의 희귀금속을 채취하기도 한다. 금광석 1톤에서 건질 수 있는 금의 양이 5그램인
반면에 폐전자제품, 특히 휴대폰이나 컴퓨터 부품 등을 재활용해 건질 수 있는 금의
양의 1톤당 150그램에서 400그램이다. 금광석보다 30배에서 80배에 가까운 많은 양이
들어있는 금맥인 것이다. 몇 년 전부터 폐금속자원 재활용사업이라며 한국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이 이것 때문이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 사업이 시행돼왔다.


 


폐 휴대전화를 모아서
금을 채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폐 휴대전화를 모아두는 곳을 도시광산이라 한다. PC와
랩톱 그리고 휴대폰들의 교환시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는 요즘 이 도시광산의 규모는
커져만 가고 있다. 앞으로는 땅을 파서 금광을 캐는 것보다 도시광산을 캐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저렴하지 않을까.


 


                                                                                                         

뉴욕(미국)=이상준 통신원 director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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