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탁스는 중상급 DSLR 카메라 펜탁스 K-5 II와 자매 모델인 K-5 IIs를 발표했다. 이 두 모델은 화소를 비롯한 본체 성능과 크기, 무게 등이 완전히 같고 '로우패스 필터의 유무'만 다를 뿐이다. 반면, 펜탁스 K-5 II와 K-5 IIs의 가격은 각각 139만9000원, 151만9000원으로 차이가 크다.

 

 

과연, 펜탁스 K-5 II와 K-5 IIs를 구분하는 '로우패스 필터'란 무엇일까? 그리고 로우패스 필터 유무로 인해 이 두 모델은 어떤 화질 차이와 특성을 지니게 됐을까?

 

로우패스 필터의 역할은 '모아레 및 가짜 색' 제거

 

우선, 로우패스 필터의 역할을 살펴보자. 로우패스 필터는 이미지 센서를 덮고 있는 매우 얇은 투명 필터막이다.

 

로우패스 필터의 역할은 크게 3가지인데, 우선 센서 보호다.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는 화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매우 민감한 부품이다. 이미지 센서에 먼지가 들러붙을 경우 사진에 이 먼지가 찍혀나오는데, 이를 섣불리 청소하려 할 경우 자칫 센서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미지 센서 위에 로우패스 필터를 덮으면 청소하기도 쉬워지고 센서 손상도 막을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출시되는 렌즈교환식 디지털 카메라 가운데에는 로우패스 필터에 정전기방지 코팅을 도입, 먼지가 붙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제품도 있다.

 

 

로우패스 필터의 두 번째 역할은 적외선 / 자외선 차단이다. 로우패스 필터는 일반 유리막이 아니라 코팅 처리된 일종의 필터로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 가운데 포함된 적외선과 자외선을 걸러준다. 만일, 이 적외선과 자외선을 거르지 않고 사진을 촬영할 경우 이미지 발색이 달라진다.

 

세 번째 역할은 모아레 및 가짜 색 표현을 막는 안티 앨리어싱이다.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는 수천만 개의 화소가 뭉쳐져 표현된 것인데, 이에 따라 직선 이미지는 잘 표현해내지만, 대각선이나 곡선 이미지는 계단이 진 것처럼 표현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피사체에 그물 모양의 간섭이 일어나거나, 실제 색상과는 다소 다른 색이 촬영되는 경우가 있다. 로우패스 필터는 이를 막는 역할도 한다.

 

 

펜탁스 K-5 IIs는 이 로우패스 필터를 삭제한 DSLR 카메라로, 발색 변화를 막기 위한 적외선 / 자외선 차단 필터 및 센서 보호용 글래스를 갖추고 있다.

오른쪽 이미지는 펜탁스 K-5 IIs의 이미지 센서 구조를 나타낸 것으로, K-5 II의 경우 적외선/자외선 컷 필터와 이미지 센서 사이에 로우패스 필터가 자리잡고 있다.

 

펜탁스 K-5 II & K-5 IIs의 외관 차이는?

 

 

이미지 센서의 로우패스 필터 유무는 육안으로 봤을 때 확인할 수 없다. 펜탁스 K-5 II / K-5 IIs의 외관 차이는 제품명 로고 뿐이며, 크기 및 무게도 두 모델이 완전히 같다.

 

펜탁스 K-5 II

펜탁스 K-5 IIs

 

※샘플 이미지는 같은 조건의 피사체와 같은 촬영 설정 하에서 촬영됐으며,
렌즈는 펜탁스 DA 35mm F2.4 AL을 사용했음.

 

펜탁스 K-5 II

펜탁스 K-5 IIs

 

같은 촬영 환경 및 설정 하에서 같은 조건의 피사체를 촬영해보면 두 모델의 화질 차이가 미세하게 드러난다. 로우패스 필터가 없는 펜탁스 K-5 IIs의 해상력이 더 높게 나타난다.

 

펜탁스 K-5 II

펜탁스 K-5 IIs

 

로우패스 필터 제거를 통해 펜탁스 K-5 IIs는 색상이 뭉치는 현상을 억제하고 피사체 내 어두운 부분의 표현력도 끌어올렸다.

 

펜탁스 K-5 II

펜탁스 K-5 IIs

 

로우패스 필터 제거로 인한 화질 변화는 고감도 촬영 시에도 두드러진다. ISO 6400 고감도 하에서 촬영된 두 이미지를 비교해보면, 펜탁스 K-5 IIs쪽이 조금 더 높은 해상력을 나타내는것을 볼 수 있다.

 

펜탁스 K-5 II

펜탁스 K-5 IIs

 

로우패스 필터를 제거하면 그 만큼 모아레 / 가짜 색이 발생하기 쉬워진다. 펜탁스는 K-5 IIs의 이미지 처리 과정에 소프트웨어적 보정을 가해 모아레와 가짜 색 발생을 최소화했다. 실제로 펜탁스 K-5 IIs는 옷감, 일정한 무늬를 지닌 피사체를 촬영하더라도 모아레가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촬영 환경이나 피사체에 따라 모아레 / 가짜 색이 발생할 경우에는 조리개를 2~3스톱 조이거나 촬영 구도를 살짝 틀어주면 이를 억제할 수 있다.

 

해상력 중요시하는 아마추어 사진가에게도 펜탁스 K-5 IIs 권할만 해

 

 

펜탁스 K-5 IIs는 로우패스 필터를 삭제해 해상력은 높이고 그로 인한 부작용(모아레, 가짜 색)은 최소화했다. 보통 로우패스 필터가 없는 해상력 위주 제품(니콘 D800E, 펜탁스 645D 등)은 전문가용으로 출시돼 가격대가 높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면에서 100만 원 중반 가격대에 출시된 펜탁스 K-5 IIs는 높은 가격대비 성능을 지녔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타사 제품의 경우 동일한 스펙에서 로우패스 유무에 따라 50만원이상의 가격차이가 나는 점과 비교하면 펜탁스 K-5 IIs와 K-5 II와의 가격 차이가 불과 10여만정도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면에서 로우패스 유무에 따른 가격차이가 불과 10만원임에도 펜탁스 K-5 IIs는 해상력 표현 면에서 유리하며 로우패스 필터 삭제 모델이 지닌 단점도 적다. 펜탁스 K-5 IIs는 기본적으로 초정밀 접사, 의료 촬영 등 전문적인 용도에 적합한 제품이지만,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권할 수 있는 DSLR 카메라로 추천할 만하다.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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