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품 불매운동, 자칫 한일 경제 마찰 일으킬수도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를 개최하자 국내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은 일본 제품을 취급하지 않기로 하고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불매 대상은 마일드세븐, 아사히 맥주, 니콘, 유니클로, 토요타, 소니 등 일본 우익교과서를 후원하는 기업이 주된 타깃이 됐다.

 

이번 불매운동은 사상 최대 규모로 행해진다.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뿐만 아니라 직능경제인총연합회, 유관자시민행동, 한국시민사회연합 공정거래감시본부,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사회체육진흥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한국휴게음식업중앙회 등이 동참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 참가 자영업자 수는 6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이 주도하고 있는 불매 일본 기업들

 

이처럼 반일 감정이 커지자 일본에서도 한국의 불매운동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했다. 산케이 신문은 “이렇게 많은 단체가 한국에서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을 호소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일본 측의 반발은 불가피하고, 양국 간 통상마찰로 발전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미디어인 제이캐스트(www.j-cast.com)는 “이번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자영업자는 한국에 유통되는 일본 제품의 약 80%를 취급하고 있다”며 “2012년에는 중소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 한국 최대 규모의 삼성카드와 신한카드 수수료 인하를 성공시킨 사례가 있어 한국에서의 일본 제품에 적지 않은 영향이 일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도 격렬하다. 일본 네티즌들의 댓글을 살펴보면 “한국의 빌어먹을 작은 시장 따위 방귀만큼도 효과 없다”, “LCD 패널이라든지 공작기계라든지, 지하철이나 자동차 부품, 선박 스크류나 전투키 연료 등도 불매할까? 해 봐라”,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도 앞으로는 사지 마라”, “중국에서 일본 제품 사주기 때문에 너희들이 안 사줘도 아무 이상이 없다”, “(일본산) 게임도 즐기지 마라” 등 일본 부품 의존도가 높은 한국 시장을 맹비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불매운동에 따른 댓글을 넘어 아예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자국산 제품만 사용하다 마음대로 자멸해라(웃음)”, “이 참에 국교 단절”, “제일한국인도 일본땅에서 나가라”, “한국 가수들 일본에 들어오지 마라”, “북조선이랑 전쟁이나 해서 지구상에서 멸망해버려라”, “해냈다. 저쪽에서 떨어져 준다”, “이거 정말 좋은 뉴스인데?” 등 수위 높은 공격을 하고 있다.

 

한편 이와 같은 국내 자영업자들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일본 극우파들의 한국 제품 불매운동을 자극할 수 있어 한일 양국 모두에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과 일본은 교역 규모도 크고 단순 무역 상대국을 넘어선 파트너사가 많은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양국 간 불매운동이 불거지기를 원치 않고 있다.

 

소니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본래 소니코리아는 정치나 종교 등에 대해 항상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그와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일본 측으로부터 전해들은 내용도 없다”고 답변했다.

 

니콘이미징코리아의 관계자도 “아직까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불매운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니콘이 일본의 대표 브랜드인 탓인지, 직접적으로 노출된 게 의아스럽다. 왜 니콘이 노출됐는지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오는 3월 1일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불매운동 기간이 길어진다면 국가간 무역 마찰은 물론 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일부 소비자들도 직접적인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새롭게 출범한 박근혜 정부와 아베 내각의 발 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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