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스포츠 시장은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양분하고 있다. 그런데 이 두 브랜드가 국내에서 유독 고전하고 있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마라톤'이다. 실제 국내 마라토너들의 신발을 살펴보면 아식스가 독점(?)하고 있다시피 하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이런 현상의 원인은 '특화'란 단어에서 찾을 수 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아무리 노력해도 야구 시장에서 제트, 사사키, 구보타와 같은 낯선(?) 브랜드에 밀리는 것처럼, 마라톤에 특화된 브랜드는 바로 아식스이기 때문이다.

 

 

아식스는 보통의 스포츠 브랜드가 콘셉트로 제품을 나누는 것과 달리 주법에 따라 프리미엄 러닝화의 라인을 나눴다.

 

아식스 러닝화 상위 제품군은 젤 킨세이, 젤 카야노, 젤 님버스로 구성되는데, 킨세이의 경우 발이 어느쪽으로도 꺽이지 않는 러너들을 위한 제품이고, 카야노는 과내전자(over pronator)를 위한 제품, 님버스는 외전 주법을 사용하는 이들을 위한 러닝화다.

 

 

이번 리뷰를 통해 살펴볼 제품은 정상적인(!) 주법을 사용하는 이들을 위한 젤 킨세이 시리즈의 4번째 모델, 젤 킨세이4다.

 

젤 킨세이4는 2011년 S/S 시즌에 처음 나온 제품으로 현재 3년째 같은 모델이 발매되고 있다. 물론 매해 새로운 컬러가 추가되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디자인과 성능 등에는 변화가 없다.

 

 

아식스는 보통의 스포츠 브랜드와 달리 한 모델을 출시하고 3~5년이 지난 후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 만큼 한 모델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이번 젤 킨세이4 역시 많은 노력 끝에 탄생한 제품으로 다른 러닝화와 차별되는 많은 테크놀로지를 갖고 있다.

 

 

젤 킨세이4의 테크놀로지

 

젤 킨세이4는 너무나도 많은 기술이 녹여져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사실 많은 기술을 모두 언급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래서 꼭 알아둬야 할 주요한 기능들을 모아봤다.

 

소라이트(Solyte)

 

 

이번 젤 킨세이4를 살펴보면서 가장 눈에 띄는 기술이 바로 소라이트였다. 미드솔에 사용된 이 기술은 철저하게 무게를 줄이기 위해 고안된 기술이다. 소라이트 미드솔은 일반 러닝화에 사용되는 EVA 소재의 미드솔보다 50% 이상 무게를 줄인 쿠셔닝 소재로 가볍고 푹신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젤 킨세이4는 다소 내구성이 떨어지는 소라이트 미드솔에 질긴 타이어에 사용되는 아하(ahar+) 아웃솔을 덧대어 내구성과 경량화를 모두 실현시킨 제품이다.

 

젤(Gel)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아식스의 젤 쿠셔닝 시스템은 실리콘으로 만든 완총소재. 언뜻보면 실리콘이라기보다 젤처럼 보여 젤이라 이름 붙여졌다. 이번 젤 킨세이4에서는 뒤축에 대용량 젤이 삽입돼 풍부한 쿠셔닝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이던스 트러스틱(Guidance Trusstic) & 가이던스 라인(Guidance Line)

 

 

생소한 이름의 가이던스 트러스틱은 아식스 러닝화에 주로 사용되는 기술이다. TPU 소재를 성형해 만든 이 기술은 어떤 상황에서도 발이 뒤틀리는 것을 방지해 준다.

 

반면 가이던스 라인은 달릴 때 자연스레 홈을 따라 체중 이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로 자연스럽게 발의 중앙에 체중이 실리도록 도와준다.

 

바이오몰픽 핏(Biomorphic fit)

 

 

젤 킨세이4를 접하면서 가장 신선했던 기능이 바로 바이오몰픽 핏이다. 이는 마치 피부처럼 포근한 느낌의 소재로 잘 구부려지고 늘어났던 기존 메시 소재의 단점을 보완한 기술이다. 실제 좌우로 많이 꺾이는 동작에서도 부드럽게 발을 지탱해주며, 직접 만져보면 탱탱함이 느껴질 정도로 신축성이 좋다.

 

 

퍼포먼스 (Performance)

 

그렇다면 직접 착용해 본 젤 킨세이4는 어떨까? 역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쿠셔닝이었다. 젤 쿠셔닝 시스템과 가벼운 소라이트 미드솔의 만남은 '젤 킨세이4가 확실한 무기를 갖고 있구나'라고 느껴질 정도였다. 실제 젤 킨세이4를 신고 달리면서 점프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고 결국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쿠셔닝은 만족스럽기 그지 없었다.

 

 

젤 킨세이4의 쿠셔닝은 지면을 흡수하는 듯한, 제대로 튕겨주는 쿠셔닝이다. 쉽게 말해 지면에 발이 닿는 순간 젤 쿠셔닝이 힘을 머금고 있다가 다시 뱉는 듯한 느낌이다. 이는 전형적인 퍼포먼스 러닝화의 쿠셔닝이라고 볼 수 있다. 덕분에 젤 킨세이4를 신고 달리면 통통 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착용감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젤 킨세이4는 러닝화 치고는 꽤 두꺼운 안감을 사용했다. 덕분에 포근한 착용감이 돋보인다. 특이 부드러운 원단 사이에 패딩 형식의 스폰지가 들어 있어 보호받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설포 역시 꽤 두툼하기 때문에 오래 걷거나 달려도 특별한 마찰이 없다.

 

 

앞서 설명한 기술인 '바이오몰픽 핏' 역시 젤 킨세이4의 피팅감을 논하는데 빠질 수 없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기술이었지만 막상 신어보니 생각이 180도 달라졌다. 바이오몰픽 핏은 특히 곡선 주로에서 정말 좋은 느낌을 선사한다. 물론 가이던스 라인이 주로를 정해주고, 바이오몰픽 핏은 발이 이탈하지 않도록 잡아주기만 하지만 그 느낌이 너무 부드럽고 포근해서일까? 젤 킨세이4를 떠올리면 바이오몰픽 핏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마지막으로 젤 킨세이4는 정말 안전한 러닝화다. 전체적으로 넓은 발 볼 구조와 발이 꺽이지 않도록 도와주는 가이던스 트러스틱과 라인, 충격 흡수를 2중으로 할 수 있는 소라이트 미드솔과 젤 등 많은 최첨단 기술들이 내 발을 안전하게 지켜주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어울리는 러닝화일까?

 

 

사람의 발 모양이 저마다 다르고, 주법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러닝화라도 누구나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렇다면 젤 킨세이4는 어떤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러닝화일까?

 

 

일단 젤 킨세이4는 과내전, 외전이 아닌 정상적인(?) 주법을 사용하는 이들을 위한 러닝화이기 때문에 이에 합당한 주법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어울린다. 또한 쿠셔닝이 좋고 포근한 착용감이 일품인 제품이기 때문에 30~50세까지의 부상 위험이 많은 러너들에게 적합하다. 특히 과거 부상경력이 있거나 무릎, 허리 등이 안 좋은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한 번에 살펴보기!

 

총점 (4.8/5)

착용감 (5/5)

디자인 (5/5)

가격 (4/5)

무게 (5/5)

안전성 (5/5)

유연성 (5/5)

 

그동안 수 많은 러닝화를 신어봤지만, 이 만큼 뛰어난 퍼포먼스를 갖고 있는 러닝화는 처음이다. '젤 킨세이4'는 부드러운 착용감과 뛰어난 쿠셔닝, 반발력 그리고 안전성까지 러닝화가 갖춰야 할 퍼포먼스는 모두 갖춘 제품이다.

 

왜 많은 마라토너들이 20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면서까지 젤 킨세이4를 애용하는지 이제야 비로소 이해가 된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착용해보길 권한다.

 

선우 윤 기자 su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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