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4세대 신형 프로세서 '하스웰'이 이달부터 본격 출시됐으나 일부 소비자들이 칩셋 '버그' 문제를 우려해 구입을 꺼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메인보드 제조 및 유통업체들은 이번 이슈가 자칫 하스웰 제품 출시로 기대감이 높아진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하스웰 출시 이후 출혈 경쟁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하스웰 버그는 프로세서 자체의 문제가 아니며, 하스웰을 지원하는 메인보드 칩셋과 관련돼 있다. USB3.0 장치의 파일을 열어 작업하다가 작업을 쉬면 컴퓨터가 대기모드로 들어가는데, 대기모드에서 다시 작업 모드로 돌아가면 연결되어 있던 USB 장치 파일이 보이지 않는 현상이 일부 발생하는 것.

 

하지만 이런 상황은 몇몇 USB 장치에서만 발생하고 다른 USB 주변기기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 USB 연결이 끊어졌을 때 저장되어 있던 정보가 손실되거나 손상되는 일도 없다고 한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테스트를 한 결과 15회 이상 테스트에서 해당 버그는 한번 정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USB 3.0 기기를 다시 인식시키려면 시스템에서 분리해 다시 연결하고 작동시키면 된다.

 

이번 버그와 관련해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윈도 패치를 설치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온라인 상에 회자되는 두 종류의 윈도 패치가 버그 문제를 해결한다"고 밝혔다. 해당 패치는 USB3.0 기능 향상을 포함한 패치로 확인되고 있다. 인텔코리아 측은 이 패치가 버그를 해결하는 지에 관해 공식 언급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메인보드 업계는 이 문제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지난 2011년 인텔이 샌디브릿지 리콜 조치를 한 것과 비교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당시 버그는 샌디브리지용 칩셋에서 SATA 일부의 성능이 저하돼 하드디스크와 ODD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골자였다. 하지만 대부분 시스템이 데스크톱이 아닌 노트북PC가 대상이었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포트0과 포트1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설날 연휴에 벌어진 인텔의 리콜 조치는 순수 리콜 비용만 10억달러로 약 1조원이 소요됐다. 당시 엄청난 비용을 들여가며 리콜을 할만큼 치명적인 버그였는지 일각에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메인보드 업체 관계자는 "지난 2011년 리콜 조치는 이번 버그와 비교하면 오히려 사소한 것이었는데  인텔이 대대적인 리콜  조치를 했다"며 "이번 버그 이슈와 관련해 인텔은 아무런 반응이 없다. 오히려 하스웰을 출시하고 침체된 시장 만큼이나 인텔의 반응도 조용할 뿐"이라고 말했다.

 

메인보드 업체들은 인텔이 하스웰 칩셋 버그를 발견하고 수정했다고는 하지만 이미 문제가 된 칩셋이 메인보드 제조사들에 판매됐다며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모든 책임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 됐다고 호소하고 있다.

 

해당 버그가 컴퓨터 사용시 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내용이 이슈화돼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 인텔 측이 버그가 수정된 칩셋이 메인보드사에 공급됐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이미 버그 있는 칩셋을 판매한데 따른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 20~30만원대의 고급형 메인보드 구매자들은 컴퓨터 사용상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버그가 발견된 메인보드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는 지적이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하스웰 메인보드라고 알려진 제품들에 대한 상품 의견에서 한 소비자는 "버그가 수정된 칩셋이 탑재된 제품이 나오면 현재 판매 중인 제품과 교체해 주시나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메인보드 업체들은 "인텔이 생산한 칩셋이 문제가 됐는데도 메인보드 업체들이 부담을 안게 됐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해당 버그가 컴퓨터 사용상에 문제를 일으키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괜히 큰 문제로 인식할까봐 조심스럽다"며 "버그가 수정된 칩셋이 탑재된 메인보드로 교체해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사항도 확정적으로 말해줄 수 없기 때문에 고객의 질문에 답변을 못하고 있는 난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텔코리아 측은 "데이터 손실이나 코럽션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아직까지 국내에서 에러 발생 사례가 보고된 바 없지만 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인텔 고객 지원부서로 연락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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