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에 D100 시리즈가 있다면, 캐논에는 EOS 10D 시리즈가 있습니다. 캐논 EOS 10D 시리즈는 캐논 중급 DSLR 카메라 라인업을 뒷받침해온 제품군으로 2003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출시되고 있습니다. 캐논 EOS 10D 시리즈의 역사에 대해 살펴볼까요?

 

캐논 EOS D30

 

캐논 EOS 10D를 되돌아보는데 이건 무슨 뜬금없는 모델이냐고요? 사실, 캐논은 EOS 10D 이전에 EOS D30이라는 DSLR 카메라를 먼저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 제품부터 살펴봐야겠지요? 이 때가 2000년 5월입니다. 참 오래도 됐군요. 캐논 EOS D30은 'EF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DSLR 카메라'라는 개념을 확립시킨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이후 설명할 EOS 10D 시리즈 덕분에 본의아닌 피해자(?)가 된 제품이기도 합니다.

 

 EOS_D30A.jpg

 

 

DSLR 카메라 시장 초기 모델이다보니 캐논 EOS D30의 스펙은 소박한 수준이었습니다. 이 카메라는 22.7 x 15.1mm 325만 화소 CMOS 이미지 센서를 장착했고, 캐논 EF 렌즈 마운트를 지녔습니다. 여담인데, 이 때만 해도 EF-S 렌즈군은 아예 없었습니다. 캐논 DSLR 카메라의 전통적인 크롭 비율, 1:1.6배는 이 제품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 밖에 캐논 EOS D30은 ISO 100-1600 고감도, 시야율 95%에 0.88배 광학 뷰 파인더를 지원했습니다. 캐논 EOS D30의 가격은 35만 8000엔이었습니다.

 

캐논 EOS D60

 

이후, 2년이 지난 2002년 2월 캐논은 EOS D30의 후속 모델 EOS D60을 발표합니다. 캐논 EOS 60D의 본체 성능 자체는 EOS 30D와 거의 같습니다. 다만, 이미지 센서 화소수가 325만에서 630만으로 두 배 가량 늘어나고요, RAW + JPEG 촬영 모드, 상단 모니터의 백 라이트 기능, 파인더 내 슈퍼 임포즈 등 기능이 추가됩니다.

 

d60-1.jpgd60-2.jpg

 

캐논은 EOS D60을 본격적인 하이 아마추어용 DSLR 카메라로 설계합니다. 당시 사용자들의 반응은 제법 괜찮았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캐논 EOS D60은 '캐논 EF 렌즈를 사용할 수 있는 고화소 DSLR 카메라'였으니까요. 이 제품의 가격은 캐논 EOS D30보다 저렴한 33만 엔 선이었습니다. 그리고, 곧 사건(?)이 일어납니다.

 

캐논 EOS 10D

 

캐논 EOS D30에서 D60이 출시되기까지는 2년 가량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캐논은 EOS D60 출시 이후 1년만인 2003년 2월 급작스레 캐논 EOS 10D를 발표합니다. 캐논 EOS 10D는 D60의 후계기로 기획됐는데요, 이 두 모델은 이미지 센서(APS-C 타입 630만 화소 CMOS)와 뷰 파인더, 1.8인치 모니터 등 기계 성능이 같습니다.

 

eos10d.jpgeos10d-2.jpg

 

반면, 캐논은 EOS 10D의 외장 재질을 플라스틱에서 마그네슘 합금으로 바꿉니다. AF 포인터도 5점에서 7점으로 많아졌고 AF 검출력 자체도 향상됐습니다. WB 브라케팅 및 색온도 조절 기능, 다이렉트 프린트 기능도 새로 추가됐지요. 감도 역시 ISO 3200까지로 향상됩니다.

 

이처럼, 캐논 EOS 10D는 EOS D60에 비해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그런데, EOS 10D의 가격은 본체 20만 엔으로 EOS D60보다도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캐논 EOS D60 구매자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도 했겠지요?

 

캐논 EOS 20D / 20Da

 

가격대비 성능이 매우 우수했던 캐논 EOS 10D는 시장에서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그러자 캐논은 1년 반 만인 2004년 8월 EOS 10D의 후속 모델, EOS 20D를 발표합니다. 캐논 EOS 20D는 이전 모델인 EOS 10D보다도 완성도가 한층 더 높아집니다. 우선, 화소수가 630만에서 820만으로 늘어납니다. 화소가 높아지면 픽셀간 거리가 짧아지고, 이에 따라 노이즈가 두드러지게 되는데요, 캐논은 EOS 20D의 이미지 센서에 새로 개발한 노이즈 억제 회로를 넣어 이를 해결합니다. 여기에 노이즈감소 시스템이 도입되고 다이나믹 레인지도 늘어납니다.

 

 20D.jpg

 

캐논 EOS 10D 시리즈가 중급 DSLR 카메라로 인정받은 본격적인 계기가 EOS 20D입니다. 이 카메라에 추가된 초당 5매 고속 연속촬영, 1/8000초 셔터 스피드, 9점 AF(그 중 가운데 1점은 크로스 센서였습니다) 모듈 등은 당대 최고 수준의 기술들이었습니다. 이처럼 강력한 성능을 지녔음에도, 캐논 EOS 20D는 EOS 10D보다 더 가벼워졌고 배터리 효율도 늘어났습니다. 캐논 EOS 20D는 본체 기준 19만 엔에 판매됐습니다.

 

canon1.jpg

 

2005년에는 캐논 EOS 20D의 바리에이션 모델인 EOS 20Da가 출시됩니다. 이 카메라는 성능 자체는 EOS 20D와 동일했지만, 이미지 센서 및 일부 본체 성능이 천체 촬영에 맞도록 개조된 제품입니다. 우선 이미지 센서의 적외선 컷 필터가 삭제됐고, 밤하늘 별이 내뿜는 빛의 특정 파장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센서 자체도 개조됐습니다. 이 카메라의 재미있는 점은, 미러 업 촬영 시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라이브 뷰 기능이 내장됐다는 점입니다. 단, 시간 제한이 있었습니다. 캐논 EOS 20Da의 가격은 주문 생산이었던 만큼 25만 엔으로 상당히 높았습니다.

 

[Oldies but Goodies]중급 DSLR 하면? 캐논 EOS 10D(2)에서 계속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

상품지식 전문뉴스 IT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