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상반기 국내 TV시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세컨드TV’ 수요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40인치 이상 중대형TV의 경우 지난 2011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판매량이 줄고 있다. 이는 디지털TV 보급률이 이미 정점에 달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빅(Big)마켓인 미국에서도 TV 판매량은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주요 TV 제조사들은 이미 또 다른 시장 창출을 위해 ‘제2의 디지털TV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상황이라면 지금보다 해상도가 4배 더 높은 ‘4K’(UHD) 시장이 가장 유력하다.

 

 

세컨드TV 수요 증가세 지속, 대형TV는 감소

 

전세계적으로 디지털TV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침실 혹은 개인 방에 설치하는 것을 목적으로 ‘세컨드TV’ 수요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상반기 판매 자료를 보면 지난해에 이어 32인치급 TV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40인치 이상 중대형 TV 판매량의 경우, 2011년 상반기에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판매량이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2013년 상반기 디지털TV 판매량의 크기별 점유율을 보면 32인치급 제품이 41%로 가장 많이 팔렸고 40인치 33%, 46 및 47인치 16%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자료:다나와 리서치>

 

 

브랜드 선호도 면에선 전체 제품군에서 삼성,LG 등 국내 대기업 제품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나, 32인치급 세컨드TV 군에서는 중소기업 제품도 1/3 이상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낮은 인치 제품 에선 제품 가격이 구매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4K(UHD), OLED 등 차세대TV 시장은 시기상조?

 

삼성, LG, 소니 등 주요 TV 제조사들은 앞다퉈 차세대 TV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소니의 경우 현재 HD TV보다 해상도가 네 배 더 높은 ‘4K(UHD)' TV에 주력하고 있으며, 삼성과 LG는 자체 발광소재로 높은 명암비와 또렷한 화면을 자랑하는 OLED TV에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4K TV 수요 창출을 위한 업체들의 움직임이 비교적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 메이커인 세이키 디지털(Seiki Digital)이 100만원대의 값싼 55인치 4K TV를 출시했으며, 소니의 경우 소니픽쳐스 영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4K 해상도 콘텐츠 확보를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기조로 시장이 흘러간다면, 진정한 차세대TV인 OLED TV보다는 더 저렴한 제조 단가로 빠르게 수익 창출이 가능한 4K TV 시장이 먼저 열릴 가능성이 높다. 4K TV 시장이 자리잡게 되면 OLED TV는 해상도를 더욱 높인 모델을 투입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4K TV든 OLED TV든 현재로선 일반 소비자가 접하기 어려운 가격대다. 더 중요한 문제는 영상 콘텐츠 확보다.

 

영상 콘텐츠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다운로드 방식 콘텐츠 판매가 향후 주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HD 콘텐츠는 블루레이 디스크 판매량이 저조한 편이며, 미국, 일본, 한국 등지에선 이미 인터넷으로 연결된 IPTV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4K TV 시장은 2014년을 기점으로 2016년에 본격 보급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전 업체입장에선 매출 증대를 위해 지금이라도 마구 늘리고 싶겠지만, 물건 판매에는 언제나 ‘때’라는 것이 존재한다. 4K TV와 OLED TV가 얼마나 빨리 시장에 안착할 지가 향후 가전 시장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형원 기자 aki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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