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는 대부분의 제품은 사실 과거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했던 마라톤화였다. 아디다스의 ZX 시리즈도 뉴발란스의 574도 모두 마찬가지. 이 제품들은 과거의 아이덴티티를 그대로 계승해 지금은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재즈 오리지널'로 잘 알려진 써코니 브랜드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지만, 1988년 설립되어 현재 1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글로벌 러닝 브랜드다.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지금은 대부분 클래식화가 되어 버렸지만, 사실 90년대를 휘어잡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기능적으로도 충분히 뛰어난 제품군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 써코니 마스터 컨트롤

 

이번 리뷰를 통해 살펴볼 써코니의 마스터 컨트롤 역시 90년대의 제품을 현재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제품으로 패션용으로나 기능적으로나 손색 없는 제품이다.

 

써코니(Saucony)를 아십니까?

 

써코니는 1898년 미국 펜실베니아주 쿠츠타운에서 설립된 브랜드로 당시 혁신적인 기능을 보유했던 세계적인 러닝 브랜드다. 1960년대 이미 Hyde사에서 우주화를 생산했으며, 1983년도에는 로드 딕슨이 써코니 제품을 착용하고 뉴욕시티마라톤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내에서 써코니는 꽤 인지도 있는 브랜드였다.

 

 

써코니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바로 2010년 지드래곤, 정경호 등 국내 유명 연예인들이 써코니의 '재즈 오리지널스'를 착용하면서부터다. 물론 그전부터 써코니는 국내에 진출했지만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이후 써코니는 재즈 시리즈 이외에도 다양한 테크니컬 라인과 오리지널스 라인의 제품을 출시하며 승승장구했다.

 

마스터 컨트롤, 너의 모습을 보여줘

 

 

자, 이제는 써코니의 신제품 마스터 컨트롤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마스터 컨트롤은 클래식한 느낌과 현대적인 느낌을 믹스해 탄생한 제품이다.

 

써코니는 1990년대 유행했던 패션과 문화가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다시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해 이때의 감성을 담은 제품을 만들려고 했다. 그 결과 탄생한 제품이 바로 마스터 컨트롤이다. 

 

 

마스터 컨트롤은 90년대의 느낌을 담기 위해 최근 유행하는 무봉제 기술이 아닌, 정성스레 한땀한땀 갑피의 모든 소재를 재봉한 제품이다. 덕분에 한눈에 봐도 클래식한 느낌이 물씬 난다. 갑피 소재로는 올드한 느낌을 멋스럽게 내기 위해 인조 가죽과 스웨이드 소재를 적절히 혼합했다.

 

 

▲ 260mm 기준 254g 러닝화라 부르기에 손색 없을 정도로 가볍다.

 

그러나 2013년을 살고 있는 우리가 올드한 느낌만 나는 제품을 좋아할까? 써코니는 이런 점에 착안해 현대적인 느낌을 조화시키려 설포와 힐 카운터 그리고 안감에 형광색으로 포인트를 줬다. 덕분에 마스터 컨트롤은 어떻게 보면 클래식하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 보면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이 난다.

 

 

토박스(Toe-Box) 부분과 신발 옆 면은 메시 소재를 사용했다. 이는 분명 '나는 러닝화거든?'이라고 알리는 것. 덕분에 러닝 용도로 사용하기에 부족함 없는 통기성을 지녔다.

 

 

▲ 한눈에 봐도 내구성이 좋아 보이는 아웃솔, 5년은 거뜬히 버틸 것으로 보인다

 

뭐니뭐니해도 마스터 컨트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패션으로 착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퍼포먼스 러닝화의 경우 디자인에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바로 화려함인데 반해, 마스터 컨트롤은 90년대의 빈티지를 담으려 한 제품이다. 그 덕에 일상화로 착용하기에 충분히 부담 없는 디자인이다. 실제 유명 연예인들은 물론 모델, 패셔니스타들의 '워너비 아이템'이기도 하다.

 

 

마스터 컨트롤, 너의 성능을 보여줘

 

패션화로써의 마스터 컨트롤을 알아봤다면 이제 러닝화로써의 마스터 컨트롤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물론 마스터 컨트롤과 나이키, 아디다스, 아식스 등의 최고급 퍼포먼스 러닝화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마스터 컨트롤은 패션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개발한 제품이니까. 

 

이번 리뷰에서는 마스터 컨트롤이 일반적인 러닝화 수준에서 어떤 성능을 지니고 있는지 알아보겠다.

 

 

처음 써코니 마스터 컨트롤을 착용했을 때, 꽤 좋은 착화감을 느꼈다. 일단 인조 가죽으로 덧대어진 갑피와 두툼한 안감 소재가 포근하게 발을 감싸주는 느낌이다. 특히 힐 카운터 부분의 안감은 언뜻 봐도 두께가 1cm를 넘어 보인다. 이처럼 두툼한 안감은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피팅감은 일반적인 패션 운동화 수준이다. 물론 평상화로 착용하기에는 전혀 무리 없지만, 장거리 달리기나 전력 질주 등에서는 다소 위험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갑피의 소재에서 발을 압박해 주는 어떤 장치도 찾아 볼 수 없었기 때문. 평상화로는 편하게 착용할 수 있지만 장시간 착용할수록 러닝화로써의 피팅감은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 인솔에 라텍스 소재의 쿠션보조제가 덧대어 있어 풍부한 쿠셔닝을 준다

 

쿠셔닝은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처음 마스터 컨트롤을 착용하고 달릴 때, 생각보다 풍부한 쿠셔닝에 놀랐다. 마스터 컨트롤은 저밀도 EVA 소재의 미드솔과 복원력이 좋은 라텍스 쿠션 인솔을 사용해 쿠셔닝을 완성했는데, 두 소재의 조화가 '이 정도면 재발견인가?' 싶을 정도로 좋다. 첨단 쿠셔닝 기술이 탑재된 것은 아니지만 가장 기본적인 쿠셔닝 시스템에서 최적의 조화를 찾아낸 느낌이다.

 

 

유연성은 단단한 전면 아웃솔 덕분에 떨어진다. 써코니 마스터 컨트롤의 아웃솔을 살펴보면 바닥면 전체가 아웃솔로 덮여 있다. 이 때문에 유연성은 떨어지지만, 내구성은 좋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마스터 컨트롤의 아웃솔은 매우 두껍고 단단해, 내구성은 거의 최고 수준으로 보인다.

 

 

접지력은 준수하다. 아웃솔 패턴을 살펴보면 일반적인 러닝화보다는 트레일 러닝화에 가까운 형태로 이뤄져 있다. 대부분의 트레일 러닝화가 불규칙한 지면에서도 안정적인 접지가 가능하도록 설계하듯, 이 제품의 아웃솔 역시 불규칙한 지면에서도 안정적인 접지를 제공해준다.

 

마스터 컨트롤, 구매 TIP

 

마스터 컨트롤은 자로 잰듯 정확한 길이와 발 볼 너비를 가지고 있어 평소 신는 사이즈 그대로 착용하면 된다.

 

 

또한 이 제품은 굉장히 안정적이고 밸런스가 잘 맞는 제품이기 때문에 체중과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잘 어울린다. 특히 두툼한 EVA 미드솔 덕분에 키높이 효과는 물론 체중이 많이 나가는 이들도 관절에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다. 하지만 순수 러닝을 위해 마스터 컨트롤을 구매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러닝 퍼포먼스로만 따지자면 같은 써코니의 테크니컬 라인의 버라타, 킨바라 등이 더 좋기 때문이다. 이 제품은 어디까지나 러닝용으로 사용해도 무방한 패션 데일리 슈즈다.

 

총평 (General review)

 

총점 (4/5)

착용감 (5/5)

디자인 (4.5/5)

가격 (5/5)

무게 (4/5)

안전성 (4/5)

유연성 (3/5)

 

사실 기본적인 러닝화로써 마스터 컨트롤을 평가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물론 러닝이 가능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트렌디한 성격이 더 강하니까.

 

뭐니뭐니해도 마스터 컨트롤의 최대 강점은 면바지, 청바지, 반바지는 물론 여성들의 레깅스 패션, 스키니에도 잘 어울린다는 것. 한 마디로 그 어떤 스타일에 매치해도 모두 잘 어울리는 신발이라고 이 제품을 평가하고 싶다.

 

 

 

선우 윤 기자 sunwoo@chosunbiz.com

상품지식 전문뉴스 IT조선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