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SDN) 시장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 업계와 소프트웨어 업계의 합종연횡 바람이 거세다.

 

최근 VM웨어는 연례 컨퍼런스인 ‘VM월드 2013’에서 네트워크 및 보안 모델을 소프트웨어로 제공하는 새로운 네트워크 가상화 플랫폼 ‘NSX’를 발표했다. NSX는 VM웨어가 지난해 인수한 네트워크 가상화 업체 니시라(Nicira) 역량을 통합해 선보인 것으로, 네트워크를 사용 목적에 따라 온 디맨드 방식으로 다변화해 활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운영 모델 구축에 초점을 두고 있다.

 

SDN은 급속도로 확산된 서버 가상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리적 환경에 머물러 있는 네트워크 워크로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된다. 네트워크 업계에서도 전통적인 장비 중심 비즈니스를 벗어나기 위한 차세대 성장 동력 일순위로 손꼽는 화두이기도 하다.

 

VM웨어는 그동안 네트워크 시장의 큰 손인 시스코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으나, SDN 분야에서는 다른 후발 업체들과 진영 확대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번 VM월드에선 주니퍼네트웍스, 브로케이드, 아리스타네트웍스, HP, 델 등 업체들이 NSX 플랫폼과의 통합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앞다퉈 발표했다.

 

주니퍼네트웍스는 자사 EX 시리즈 및 QFX 시리즈의 코어, 어그리게이션, 액세스 스위칭 플랫폼, MX 에지 라우터 등 광범위한 제품군에 VM웨어 NSX L2 게이트웨이 솔루션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상 및 물리 네트워크 간의 연결성과 프로그래밍 수용 기능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기존 가상 보안 제품 포트폴리오와 VM웨어 NSX와 신규 보안 및 네트워킹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의 통합 지원을 약속했다. 데이터센터 자동화를 위해서도 ‘주노스 스페이스 네트워크 디렉터’를 통해 종합적인 관리, 고급 분석, 트러블슈팅 기능을 VM웨어 환경의 가상 및 물리 네트워크 모두에 제공할 방침이다.

 

브로케이드 또한 NSX용 브로케이드 VCS 게이트웨이를 통해 자사의 VCS 패브릭 기술과 VM웨어 기술을 통합한 모델을 선보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새로운 게이트웨이는 브로케이드의 VDX 스위치 제품을 토대로 단일 스위치 및 패브릭 형태로 구축 가능한 포트폴리오로 구성될 전망이다.

 

아리스타네트웍스는 가상화 및 클라우드 환경을 위한 네트워킹 단순화 애플리케이션 ‘오픈워크로드’를 공개했다. 오픈워크로드는 아리스타 EOS 스위치와 VM웨어 NSX의 통합으로 가상화되지 않은 서버 및 기존 VLAN을 위한 하드웨어 기반 게이트웨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실 VM웨어에게 SDN은 큰 그림의 일부에 해당한다. 서버 가상화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갖춘 VM웨어는 스토리지와 네트워크 가상화로까지 시야를 넓혀 데이터센터 전체로 소프트웨어 전략을 확대해가고 있다. VM웨어가 최근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를 꾸준히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VM월드에서 정작 시스코가 NSX 지원 관련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은 의아한 부분이다. 앞서 VM웨어의 니시라 인수로 인해 시스코와의 관계가 흔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으나, 양사는 SDN 전략에서 다소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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