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8 시리즈 칩셋, USB 버그 개선된 칩셋이 풀렸는데도 시장은...

오국환
입력 2013.09.04 18:19 수정 2013.09.05 00:36

 


인텔 8 시리즈 칩셋에서 불거진 USB 버그 이슈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게, 모르는 사람은 모르게 이를 개선한
새로운 C2 스테핑 칩셋으로 교체되고 있는 것. 현재 국내 메인보드 시장에는 기존의
칩셋과 USB 인식 문제를 개선한 C2 스테핑을 장착한 8 시리즈 칩셋이 혼재돼 판매되고
있다.


 


 



인텔 8 시리즈 칩셋, USB 인식에 문제가 있다?


 


인텔의 4세대 코어 프로세서 ‘하스웰’을 지원하는
8 시리즈 칩셋에 다소간의 버그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이미 올 4월경 외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다. 정상적인 환경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윈도8과
USB 3.0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경우, 시스템이 대기모드에서 회복하면서 USB 3.0 디바이스를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견된 것.


 


재미있는 사실은, 이 같은 증상이 일반화 시키기 어려운
확률로 발생한다는 데 있다. 모든 USB 3.0 디바이스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다면
오히려 이슈는 더욱 커졌을 테고, 인텔 역시 이에 적극 대응했을 확률이 높다. 그러나
이런 이상증상은 앞서 설명한 여건을 갖춘 시스템에서도 아주 드물게 발생한다.


 


결국 이런 애매한(?) 상황은 애매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칩셋 제조사인 인텔이나 메인보드 제조사들은 이를 대수롭지
않은 문제로 치부하게 되는 계기가 되고 있으며, 반대로 소비자들은 행여 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까 노심초사 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C2 스테핑, 메인보드 제조사마다 대응 달라


 


새로운 C2 스테핑 칩셋을 적용한 메인보드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음에도 메인보드 제조·유통사들은 예상 외로 조용하기만 하다. P67 칩셋
당시 인텔의 적극적인 리콜 의사 표명과, 버그가 개선된 칩셋이 출시되자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쳤던 행보와는 극명하게 대별되는 부분이다.


 


현재 8 시리즈 칩셋의 USB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이를 해결한 칩셋을 장착한 메인보드가 국내에 판매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스웰의 출시와 동시에 시장에 출시된 Z87 칩셋 등은 여전히 기존 칩셋 물량이 대다수이며,
보급형으로 새로 출시되고 있는 H81, B85M 등에서부터 C2 스테핑 기반 제품들이 서서히
공급되고 있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이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애즈락(AsRock)은 C2 스테핑 칩셋이 적용된 제품의 경우 박스에
이를 표기하고 있지만, 이 외에 에이수스(ASUS), 기가바이트(GIGABYTE), MSI, 이엠텍
등은 소비자들이 쉽사리 확인할 수 있도록 별도의 표기를 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메인보드의 리비전을 확인하거나(기가바이트),
CPU-Z와 같은 모니터링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칩셋의 스테핑을 확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메인보드 제조사들의 고민 깊어


 


메인보드 제조·유통사들이 이같이 C2 스테핑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하는 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첫 번째는 기존의 재고를 처리할 길이
막막하기 때문. 이미 엄청난 수량의 8 시리즈 메인보드를 재고로 갖고 있는 제조·유통사의
입장에서는 이 물량을 어떻게든 먼저 처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USB 버그 문제가
예상보다 크게 부각되는 경우, 기존 물량의 소진은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이를
드러내 놓고 적극 홍보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두 번째는 인텔의 반응이다. 인텔은 8 시리즈 칩셋에서
불거진 USB 인식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고, 이를 수정한 칩셋을 공급 중이다.
문제는 과연 이 문제가 리콜을 감내해야 할 만큼 심각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모든
제품에는 일정 부분 버그가 존재할 수 있고, 동작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굳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리콜을 단행할 이유가 없다.


 


메인보드 제조·유통사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원인은 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인텔은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리콜이 필요한 버그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실제 이 정도의 버그를 문제삼기도 애매한 면이 있고 말이다.


 


문제는 소비자의 시선이다. 그것이 비록 심각한 버그가
아니라 해도, 소비자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제품의 평가는 오롯이 소비자의
권리라는 측면에서, 이 같은 시장의 반응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것이기도 하다. 적어도
비싼 가격을 치르고 구매하는 하드웨어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더구나 인텔은 기존 C1 스테핑의 문제를 인정하지
않아 메인보드 제조·유통업체에게도 비공식 채널을 통해 C2 스테핑과 관련한 프로모션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메인보드 제조·유통사로서는
더욱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노릇인 것이다.


 


 



침체일로의 PC 시장에 부담 될까 우려


 


이 같은 버그가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지면, 대개의
소비자들은 문제가 개선된 칩셋이 시중에 출시될 때까지 구매를 미룰 공산이 크다.
이는 가뜩이나 침체기인 PC시장에는 커다란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메인보드의 구매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시장의 침체를 가속화하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조금은 사소한 문제로 시작된
USB 버그가 예상보다 큰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만한 문제로 그간 판매된 엄청난 수량의 메인보드를
리콜해 달라 요구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문제점을 알고도 소비자에게 구매를 강요할
수는 더더욱 없는 노릇이다. 어떻게 풀어내야 할까? 메인보드 업계와 인텔에
이 숙제가 주어져 있다.


 


오국환 기자 sadcaf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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