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PC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미래 PC의 3요소

오국환
입력 2013.09.24 08:51 수정 2013.09.24 15:50

    


누구나 한 번쯤은 우리가 요긴하게 사용하는 도구들이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상상해보곤 한다. 유수의 IT 미디어들이
새해가 되면 향후 몇 년 안에 사라질 몇 가지 기술, 또는 부상할 기술이나 제품을
꼽아 소비자들 앞에 내놓곤 하는 것 또한 이런 상상과 맞닿아 있다. 때로는
IT 분야의 기술과 제품, 트렌드 변화의 속도가 그만큼 엄청나다는 방증이 되기도
하고 말이다.


 


예컨대, 디지털카메라는 2000년대 중반
활황을 맞았지만, 지금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사용자는 크게 줄었다. 전문적인 작품을 촬영하는 경우 DSLR을 소지하는 예가 잦지만, 이 외엔 스마트폰이
과거 디지털카메라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런 예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를
비롯해 휴대용 CD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사운드카드, PC의 저장장치로 각광받았던
CD와 DVD 미디어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십여 년 이상 긴 성장을 지속해
온 PC가 사라질 거라 예상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들고 다니는 작은 PC라 불리는
스마트폰, 태블릿이 범람하는 시대임에도, 심지어 이런 기기들로 말미암아 심각한
시장의 정체가 지속되는 와중에도 PC가 사라질 것이라 예상하기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 PC 만한 생산성을 가진 기기가 없다


 


PC가 미래에도 주요한 저작도구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 예상하는 배경에는 아직 이를 넘어서는 생산성을 갖춘 기기가 등장하지 않았고,
향후에도 이런 기기가 등장하기 쉽지 않을 거란 예상이 깔려있다.


 


스마트폰, 태블릿이 PC의 영역을 상당부분 침범해
오곤 있지만, 이 기기들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생산성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직관적이고 편리하다는 터치 인터페이스가 전문적인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작업에 사용하기엔 정확도가 떨어지며, 이런 모바일 기기들이
가진 작은 디스플레이 역시 생산성 제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때문에 모바일 디바이스는 아직까지도 콘텐츠의
소비에 집중돼 있을 뿐이다. 따라서 이들 디바이스가 확대되면 확대될수록, 그래서
다양한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즐기는 더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자들 스스로
만들어내려는 시도가 접목될수록 저작도구로서의 PC는 또다시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마치 PC와 인터넷의 발달이 극에 달하자 네티즌들
스스로가 생산자가 되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냈던 것처럼(UCC, User Created Contents),
모바일 시대 역시 그러한 방향으로 흐를 것이 명확하다면, 그 저작도구로서 PC의
역할도 재조명될 수밖에 없다.


 


 


■ 미래 PC의 기본은 ‘초소형’


 


그럼에도 불구하고 PC는 분명 변화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 오랜 기간 변함없이 유지돼온 각종 특징들은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아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PC에 대한 여러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트려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PC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첫 번째 변해야
할 변수는 바로 ‘크기’다. 책상의 절반쯤을 차지하는 미들타워 케이스. 안타깝게도 이런
시스템이 가족 모두, 또는 특정 위치에서 그 가진 기능을 모두 발휘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 얽히고 설킨 각 종 케이블까지 합세하고 나면, PC 본연의 놀라운
기능에도 불구하고 어디 구석에 놓아둘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시장은 아직 ‘초소형 PC’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십여 년 이상 작은 PC는 성능이 부족하고, 기능에서도 무언가 빠지는
게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깊이 박힌 고정관념은 아직도 소비자들에게 ‘작은
PC=저성능’이란 무의식적 공식을 강요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미 ‘포스트 PC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PC를 대체할 수 있는 기기는 현재까지 PC밖엔 없다. 다만, 디자인과 외형,
첨단의 기능으로 더 편리해진 PC 아닌 PC여야 한다.


 






손바닥만한 메인보드에 모든 기능을 담았다


 


대표적인 변화는 PC를 구성하는 하드웨어 중 가장
큰 덩치를 가진 메인보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손바닥 크기만한 메인보드에 과거엔
상상하지도 못했을 모든 기능을 모두 집약한 제품이 등장하고 있는 것.


 


일명 ‘풀스펙’이라 불리던 메인보드는 ATX 사이즈,
또는 이보다 큰 E-ATX 형태를 취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이젠 이 모든 기능을
손바닥만한 Mini-ITX에 접적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보다 큰 Micro-ATX 메인보드가
십여 년 이상 싸구려, 저성능의 대명사였던 것을 상기하면 분명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무언가 기능은 빠지고, 성능도 떨어진다는 인식이
아직은 강한 micro-ATX를 넘어 그보다 더 작은 규격인 mini-ITX를 채용한 최고급
메인보드가 등장한 것이다. 각 제조사의 최상위 라인업에 포진한 이런 제품들은 향후
PC가 어떤 형태로 진화할 지에 대한 극명한 답을 내놓고 있다.


 


 


■ 복잡한 배선 고민의 깔끔한 해결, ‘와이어리스’


 


모니터·키보드·스피커·마우스·프린터와 각종 주변기기들.
PC의 다양한 기능만큼이나 이를 활용하기 위한 기기간의 연결 역시 필수다. 그런데,
한 두 가지 기기를 연결하다 보면, 어느 새 책상 밑엔 복잡한 전선 뭉치가 흉측하게
자리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청소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케이스의 쿨링팬까지
가세하면 먼지의 온상이 되기 일쑤.


 


이런 복잡한 배선은 시스템을 보이는 곳, 쉽게 손이
닿는 곳에 설치하기 꺼리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된다. 한때 HTPC 열풍이 일었지만,
아직도 PC가 거실로 나오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 역시 바로 이 복잡하고 어지럽게
얽힌 케이블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작은 시스템의 구현만큼이나 이같이 복잡한 배선을
해결해야 하는 당면과제가 PC업계에 주어져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은 이미 모두 갖추어져 있다. PC 업계가 자발적으로 나서 이에 대한
표준을 제정하고, 이를 자신들의 하드웨어에 적극 적용하는 등의 행동이 뒤따르지
않고 있을 뿐이다.


 



▲ 근거리 무선 태그 기능 NFC를 적용한 프린터


 


인텔은 무선영상 송신기능인 와이다이(WiDi)를 이미
몇 년 전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엔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Direct) 기능을 활용,
두 기기간에 직접 디스플레이를 무선으로 전송하는 미라캐스트(Miracast)와 각종
주변기기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 프린터가 시중에 등장한 지는
이미 꽤나 오래 전 일. 여기에 사운드의 무선 전송 기술도 충분한 수준까지 확보돼
있다. 이러한 무선 환경을 구축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문제이긴 하지만, 시장이
무선 중심으로 재편되고 나면 제품의 가격은 자연스레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Wireless 디스플레이의 다양한 활용


 


디스플레이를 끝으로 거의 모든 하드웨어의 무선
환경이
가능해진 지금.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하나로 묶어 시스템을 구현할 것인가는 새로운
명제일 수밖에 없다. 현재의 PC시장은 이 같은 솔루션을 소비자 스스로 선택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방식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아직 믿을 수 없는, 가격도
비싼 무선 환경에 기꺼이 응할 리 없다. 그러니 이런 무선 환경을 통합 솔루션으로
제공하거나, 유선과 동등한 수준의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 필요할 때만 켜는 PC? 미래 PC의 핵심은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아직까지 PC는 각종 저작, 웹서핑, 쇼핑 등 필요할
때 켜서 사용하고, 사용이 끝나면 꺼버리는 기기란 인식이 강하다.


 


안타깝게도, 꺼져있는 기기는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애물단지다. 사용 시간이 많지 않아도 언제나 켜져 있는 스마트폰·태블릿이 사용자의
손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처럼 PC도 애물단지에서 벗어나려면 언제나 켜져 있는 기기로
변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렇다면 그저 켜진 상태로 전기만 축내는 기기여선
안 될 일이다. 지속적으로 무언가 할 수 있는 기기여야 할 필요성이 그래서 제기될
수밖에 없다.


 


온 세상이 ‘클라우드’ 노래를 부르더니, 정작 이
시장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하다. 여러 인증 단계와 불편한 가입 절차, 느린 속도를
감수하며 기업이 생색내며 제공하는 무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기 찜찜하다면,
집안에 언제나 켜져 있는 내 PC를 활용하게 만들면 된다.


 


초소형으로 작아지고 무선으로 편리해진 PC를 거실에
비치하고, 미디어센터로 자리매김하게 만들 수도 있다.


 


다양한 가전제품들이 날로 똑똑해지고 있지만, 대부분
그저 독립적으로 몇 가지 기능을 확보하고 있을 뿐이다. 이럴 때 거실로 나온 PC는
집안의 전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에 따라 냉장고·TV·세탁기·조명·가스점검 등 집안 내의 다양한 기기와 소통하며 이를 제어하는 중앙 콘솔의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유일한 기기가 될 수 있다. 바야흐로 PC 역시 ‘스마트 PC’가 돼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늘 켜져 있고 무언가 동작하며, 첨단 IT
기술이 접목된 각종 기기와의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은 새로운 PC의 패러다임을 만든
다는 데에서 반드시 시도해야 할 또 하나의 명제가 아닐 수 없다.


 




모바일PC는 앞서 변화를 맞고 있다


 


인텔은 새로운 프로세서와 칩셋을 발표할 때마다 전력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모바일 시스템의 배터리 사용시간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는데, 정작 고정된 PC에서의 전력관리 문제는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이버네이션 모드에서 깨어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가 하면, 이렇게 깨어난 PC가 정상적으로 동작하지 못하는 예도 비일비재하다. 상황에
따라서는 오류를 내는 예도 잦다.


 


사용자가 사용할 때에는 최고성능을, 빈집에서 각종
제어기능을 수행할 때에는 그에 딱 필요한 만큼의 성능으로 최소의 전력을 소비하도록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외부에서 무선을 통한 사용자의 원격 콜에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해 깨어날 수 있는 신속함도 요구된다. 그래야 다양한 감시, 제어와 다양한 기기와의
연결성, 사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


 


 


■ PC는 달라지고 있다


 


‘미래 PC’란 타이틀을 붙였지만, 앞서 언급한 기술과
기능들은 대개 이미 구현된 것들이다. 이렇듯 필요한 제반조건이 모두 갖추어졌음에도
이를 효과적으로 연계해 내는 솔루션이 없는 느낌이다.


 


각종 하드웨어가 개별적으로 발전해온 탓에 이를 하나로
묶어내기 더욱 어려운 이유도 분명 존재 할 테고 말이다.


 


하지만 PC는 분명 기로에 서 있다. 여전히 가장 강력한
저작도구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이에 더해 또 다른 유틸리티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기술은 대개가 이미 구현돼
있다.


 


어떻게 엮어낼 것인가? 최근 ‘All-in-One PC’의
출시가 줄을 잇고 있는 것 역시 이런 시도의 연장선상이라 볼 만하다. 오랜 기간
최고의 성장세를 구가하는 유일한 IT 기기였기에, 그만큼 고정관념도 강한 PC. 이제
과거의 패러다임을 넘어서야만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오국환 기자 sadcaf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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