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23일 성낙일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를 초빙해 '시장점유율 규제에 대한 경제학적 관점에서의 설명회'를 가졌다. 한 달 전 KT스카이라이프가 문재철 사장까지 앞장서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던 것과 비교하면 'KT스카이라이프'가 아닌 'KT'가 주최한 행사였고, 'KT 관계자'가 빠지고 '외부인사'가 진행한 행사였다.

 

성낙일 교수는 "시장점유율 규제를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며 "시장점유율은 시장에 자율적으로 맡기는 한편 여론 지배력에 더 큰 영향을 끼치는 시청점유율을 제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언뜻 맞는 말인 것처럼 보인다.

 

▲ 성낙일 교수의 경력사항. KT의 선임연구원과 케이티하이텔의 사외이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

 

그런데 KT가 초빙한 성낙일 교수가 'KT 출신'이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성 교수의 주장이 'KT 옹호'로 비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성낙일 교수의 이력을 살펴보니 1996년 1월부터 2001년 2월까지 한국통신(현 KT) 선임연구원 겸 연구팀장으로 재직했고 2005년 3월 23일부터 2007년 3월 22일까지 케이티하이텔(주) 사외이사로 근무한 것이 확인됐다.

 

한 케이블TV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합산규제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자 KT가 '경제학자'를 내세워 시장점유율 규제가 경제적으로 불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KT 출신 교수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라고 말했다.

 

성낙일 교수는 과거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기업결합 승인 문제를 지적하면서 "SK텔레콤의 직접영업 금지, 한시적 영업 중지를 통한 시장점유율 상한규제 방안, 주파수 효율성 차이로 인한 근원적인 경쟁력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규제제도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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