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온라인 쇼핑몰들이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지속되는 대대적인 세일 시즌을 준비하면서 국내 ‘해외직구족’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그간 가격이 비싸 선뜻 구입하지 못한 제품의 ‘위시리스트’를 정리하고 국내 최저가격과 해외 쇼핑몰들의 가격을 매일매일 체크하기 시작한 것이다.

 

‘해외직구족’은 ‘해외 쇼핑몰을 이용해 외국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해외에서 구입하면 해외 배송비가 붙고, 제품의 종류나 가격에 따라 관세와 부가세가 더해지지만 그런 모든 추가 비용을 더해도 국내에서 동일한 물건을 구입하는 것보다 가격이 저렴해 한 번 해외 쇼핑을 이용해 본 이들은 지속적으로 해외 쇼핑을 이용하게 된다.

 

이러다 보니 해마다 해외 쇼핑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12년 12월말 기준으로 해외 인터넷 쇼핑을 통한 반입 물량은 약 719만건이라고 한다. 이 숫자는 전년 동기 대비 42%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08년도에 195만건이던 물량이 5년 만에 3.5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 단위 천 건, 미화 백만 달러(출처 : 관세청)

 

해외 쇼핑 방법도 한결 쉬워졌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구입한 물건을 배송해 주는 배송대행 업체들이 해외 쇼핑 방법을 알기 쉽게 정리해 홍보하는가 하면, 외국 쇼핑 사이트들 중 일부는 늘어나는 한국 해외직구족을 위해 홈페이지에 한국어를 지원하고,가격을 한화로 보여주기도 한다.

 

게다가 작년 3월 15일 한미 FTA가 발효된 후 일반수입신고 없이 목록 제출만으로 통관 가능한 금액이 종전 100달러에서 200달러로 확대돼 좀 더 비싼 제품들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여러 종류의 상품을 각기 다른 쇼핑몰에서 구입하더라도 배송대행 업체를 이용하면 배송대행 업체가 구입한 제품들을 한데 모아 한꺼번에 배송해 주니 해외 배송비도 크게 절약할 수 있다.

 

현재 미국 3개 지역을 비롯해 독일, 중국, 일본에 배송 물류센터를 보유한 배송대행 업체 ‘몰테일’의 자료를 살펴본 결과, 2010년 배송대행 건수는 약 7만 6000건. 하지만 그 뒤 해마다 크게 늘어 2011년에는 약 57만 건으로 훌쩍 뛰었고 2012년에는 약 84만 건, 그리고 2013년은 1월부터 10월까지의 배송대행 건수가 벌써 74만 건을 돌파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부터 연말까지의 매출이 가장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올해 몰테일에서만 배송대행 건수가 100만 건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해외 물품들은 어떤 게 있을까? 몰테일의 2013년 상반기 품목별로 가장 많았던 품목으로는 의류가 61.2%로 가장 많았고 신발이 8.3%로 뒤를 이었다. 최근에는 저렴한 값에 판매되는 태블릿PC와 노트북, 대형TV 등의 구매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몰테일 박병일 팀장은 “전반적으로 해외직구 이용자와 신규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한 관심 역시 매년 높아지고 있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 중 해외 쇼핑 이용자가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내 경기침체로 한동안 소비가 위축됐던 만큼 대형 온라인 쇼핑몰들의 빅세일이 많이 진행될 것으로 예측돼 이 기간 해외 직구족이 작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동일한 제품인데도 해외 할인가격이 국내 판매 가격보다 무척 저렴해 해외 쇼핑족이 늘고 있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옷이나 신발 등은 사이즈 표기법이 국내와 달라 구입한 뒤 맞지 않아 처치 곤란해지기 일쑤다. 따라서 의류나 신발 등에 명기된 사이즈의 정확한 크기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통관이 되지 않는 제품도 종류가 많으니 미리 확인해 둘 필요가 있다. 통관 불가 상품은 대부분 수입이 금지된 특정 성분을 함유한 식품류와 의약품에 집중된다. 또 알코올 함량이 높은 가연성 향수와 스프레이식 화장품, 가공 육류(육포, 유제품 등)와 가공 농산물 등도 통관되지 않을 수 있다. 통관 금지 품목은 관세청과 식약청 등에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에는 평소보다 많게는 3배 이상 주문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배송이 지연될 수 있으니 선물 용도로 주문하는 상품이라면 기간을 넉넉히 잡고 주문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제품을 반송해야 할 경우, 반송 처리를 도와주는 배송대행 업체와 원만하게 반송 처리를 해주는 쇼핑몰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카드 결제 완료 후 배송대행 업체에 즉시 구매한 제품명과 수량, 구매 정보를 정확하게 기입해 배송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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