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심사위원과 수상자들 IASSF에서 설명

 

과학자에게 주어지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인 '노벨상'의 심사위원들은 11일 노벨상 수상을 위해서는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89년부터 2000년까지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을 지낸 토드 클레슨 스웨덴 챠머스대학교 교수는 이날 세계과학한림원 서울포럼(IASSF)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벨상 수상자를 정할 때 국가를 고려하지는 않치만 기초과학에 대한 재정투자와 연구환경 지원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노벨상 심사는 기본적으로 추천받은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자신의 업적을 잘 홍보하고, 공동연구 등을 통해 연구결과를 공유하는 것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매년 전 세계는 노벨상 수상자 발표에 이목을 집중하며 심사 과정에 관심을 갖지만, 심사위원들은 철저한 보안 규정 때문에 내막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2004년부터 현재까지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을 지낸 라르스 베리스트룀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 교수는 "노벨상 규정에 따라 50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절대로 심사 과정의 일을 공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매년 전 세계 대학에 노벨상 후보 추천을 요청하는데, 한국 과학자를 추천받은 일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베리스트룀 교수는 "한국인 당사자는 아마 알겠지만, 그들도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귀띔했다.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발표는 1시간가량 지연돼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발표가 늦어진 이유를 말할 수 없다"며 "다만 최종 선정자는 발표 직전에 결정되는데, 그전까지 토론 등이 벌어지면 늦어질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클레스 교수는 "노벨상 심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발견과 발명'(discovery and invention)이며, 이런 성과가 해당 분야에 어떤 영향을 주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반드시 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헤럴드 크로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교수와 베리 샤플리스 미국 스크립스연구소 교수는 호기심과 흥미를 갖고 과학에 매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001년 노벨화학상을 받고 올해에도 '클릭화학' 이론으로 노벨화학상 후보에 올랐던 샤플리스 교수는 "노벨상을 목적으로 연구해서는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없고, 호기심을 갖고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이룰 수 있다"고 비결을 전하기도 했다.

 

탄소원자 '풀러린'을 발견해 1996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크로토 교수는 '아직 노벨상을 배출하지 못한 한국 과학의 부족한 점'을 묻는 말에 "한국과 일본의 시스템을 잘 모르지만, 노벨상을 받은 일본은 오래전부터 투자한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성과를 이뤘고 한국은 개발·응용에 치중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는 감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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