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대비 빠른 속도를 갖췄지만 가격이 비싸 보조적인 역할에 그쳤던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가 가격을 낮추고 사용자층을 확대할 전망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SSD 제조사들이 TLC(트리플 레벨 셀)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보급형 SSD를 연내 순차적으로 내놓는다. 이 제품은 현재 메인스트림으로 분류되는 MLC(멀티 레벨 셀) 보다 저렴한 엔트리급 제품으로 분류되며 보다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셀당 3비트를 저장하는 방식의 TLC 낸드플래시는 셀당 2비트를 저장하는 MLC보다 동일 용량 대비 제작 단가가 더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국내 SSD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에보(EVO) 840’ 시리즈가 TLC SSD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삼성전자 에보(EVO) 840 시리즈 SSD(사진=삼성전자)

 

이와 함께 도시바, 플렉스터, 샌디스크 등 소비자용 SSD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업체들도 올해 중순부터는 TLC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제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소비자용 SSD는 120GB 및 128GB 용량의 제품이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지난해 SSD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120GB와 128GB SSD 판매량 점유율은 전체의 약 71%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약 10만원 전후의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S사는 지난해 자사의 128GB SSD의 평균 출시가를 약 80달러 선에서 책정했으나, 올해는 이를 70달러선까지 낮출 방침이다. 환율이나 세금 등을 고려하면 국내에서는 약 8만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SSD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 250GB 및 256GB 제품이 한 발 더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격과 브랜드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상 가용 금액을 충족시키는 범위 내에서 최대 용량을 추구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TLC 기반 SSD에 따라다니는 안정성과 수명 이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TLC 낸드플래시는 구조상 하나의 셀에 전자가 통과하는 횟수가 많아지는 만큼 쓰기와 삭제가 반복될수록 MLC 대비 내구성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SD 제조사들은 일반적인 용도 내에서는 MLC와 TLC 제품간에 눈에 띄는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SSD의 주요 부품인 컨트롤러를 비롯해 내부 버퍼 등 미세한 차이로 인해 잦은 오류를 경험했다는 문의가 다수 들려오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이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이에 관련 업체들은 소프트웨어를 통해 SSD의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수명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탑재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대다수 SSD 업체들은 SSD를 사용하고 있는 PC 환경에 최적화해주는 소프트웨어를 번들로 제공하고 있다.

 

물론 TLC 기반의 SSD가 확산되더라도, 기존 MLC 제품들의 하위 라인업으로 분류됨에 따라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받을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 및 유통사들도 해당 제품에 대한 정보를 명확히 표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두고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 SSD 국내 총판인 주영통신의 박수제 과장은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여전히 128GB SSD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에는 PC방을 비롯해 여러 수요처에서 256GB 제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또 “TLC 기반 SSD가 출시된다고 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겠지만, SSD가 초기 파워유저들을 중심으로 저용량 제품에서부터 시장을 형성했음을 고려하면 SSD의 용량 업그레이드 시기가 점차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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