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S의 신임 CEO로 유력한 사티아 나델라

 

MS의 신임 CEO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MS라는 거대한 항공모함을 지휘할 새로운 수장을 찾으려는 5개월간의 고된 작업이 이제 종착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국내외 매체 보도에 따르면 MS는 지난해 공식 사임 의사를 밝혔던 스티브 발머 CEO의 후임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신임 CEO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세계 제일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MS를 이끌 차세대 CEO로는 인도 하이데라바드 출신의 사티아 나델라(46) MS 수석 부사장이 선임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그는 현재 MS와 CEO 계약을 위한 마무리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티아 나델라는 지난 92년 지금은 오라클에 인수된 선마이크로시스템즈를 그만두고 MS에 합류했다. 그동안 서버, PC용 프로그램인 오피스, 검색엔진 ‘빙’,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담당해왔다. 현재는 클라우드 및 엔터프라이즈 부문을 총괄하는 수석 부사장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가 CEO에 선임되면 그는 MS 역사상 세번째 CEO라는 커다란 명예를 얻게 된다.

 

지난 39년 동안 MS는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그의 동료인 스티브 발머라는 창업자 출신 CEO들에 의해 경영됐다. 따라서 나델라는 창업자가 아닌 내부 승진 케이스로 CEO에 발탁되는 첫번째 인물이 되는 셈이다. 그만큼 나델라의 어깨 위에 놓여진 짐의 무게가 녹록치 않다. 그는 그동안 CEO 물망에 오른 인물 가운데 대중들에게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사람이다. 알랜 멀럴리 포드 자동차 CEO, 스테판 엘롭  전 노키아 CEO 등 유력 후보군을 제치고 CEO 자리를 꿰차게 됐다.

 

그가 CEO 최종 물망에 오르자 업계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무난한 인사이며 MS가 비교적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그가 위기에 처한 MS의 혁신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 걱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도 하다.

 

MS가 비교적 안정적인 방법을 택했다는 평가를 하는 이유는 우선 그가 ‘내부 인사’라는 점에 있다. 외부에서 CEO를 발탁할 경우 MS의 고유한 기업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MS의 내부 구성원들과 불협화음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MS는 지난해 스티브 발머의 공식 사퇴 선언 이후 일부 핵심 엔지니어들이 이탈 조짐이 보이는 등 조직 이완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일 엔지니어 출신인 나델라가 CEO에 선임되면 내부 엔지니어들의 심리적인 동요가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조직의 안정화가 빠른 시일내 이뤄질 것이란 시각이 많다.

 

나델라의 개인적인 성향도 조직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델라와 같이 일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친절하고 협력하는 스타일’이라는 성향을 그의 가장 큰 자산으로 꼽는다. 이 때문에 그는 MS 내에서 ‘훌륭한 협업자(good collaborator)’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나델라의 엔지니어 경력이 MS의 미래 사업 방향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나델라는 20년 넘게 MS에 근무하면서 온라인 비즈니스와 플랫폼 비즈니스 쪽에서 많은 경력을 쌓아왔다. 서버용 SQL 데이터 베이스, 검색엔진 ‘빙’, 클라우드 OS 등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는데 이런 경력이 MS의 미래 비전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물론 나델라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우선 ‘훌륭한 협업자’라는 평가가 오히려 조직의 부흥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MS가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뒤늦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모바일 분야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IDC 자료에 따르면 MS의 모바일 운영체제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3.6%에 불과하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81%, 애플 iOS 12.9%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는 수치다. 지난해 한창 기대를 걸었던 태블릿 ‘서피스’의 참패는 MS가 직면한 어려움을 방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MS는 지난해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3만2000명에 달하는 노키아 출신 인력을 MS 조직에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성장 엔진을 재점화시켜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새로운 CEO가 감당해야 한다. 과연 ‘휼륭한 협업자’라는 그의 개인적 성향이 조직의 혁신에 도움이 될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존재한다.

 

MS에서 17년간 근무했고 최근 ‘콘큐릭스’라는 스타트업 기업의 CEO를 맡은 알렉산더 구나레스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델라는 훌률한 협력자라는 칭송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이런 성향이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며 “애플의 혁신을 이끌었던 스티브 잡스는 결코 위대한 협업자가 아니었다”고 신임 CEO가 당면한 어려움을 애둘러 얘기했다. 위기의 시기에는 오히려 훌륭한 협업자보다는 파괴적인 혁신가가 필요하지 않냐는 것.

 

이 때문에 MS 내부와 외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재 MS에 필요한 경영자는 위기를 엔지니어링 긱이나 훌륭한 협업자 보다는 슬기롭게 위기를 헤쳐나갈 파괴적인 혁신가 또는 테크 비저너리(Visionaery) 아닌가 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나델라가 CEO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을 고려해 MS가 당분간 후원자를 둘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빌 게이츠가 완전히 은퇴하지 않고 나델라 CEO를 뒤에서 후원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의견이다. 현재 CEO서치 위원회의 위원장이자 수석 사외 이사를 맡고 있는 존 톰슨이 빌 게이츠를 대신해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이란 보도도 나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 게이츠가 완전 은퇴하지 않고 새로운 CEO를 지원 사격하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은 그만큼 CEO 경험이 없는 나델라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반영한다. 나델라가 넘어야할 산이 의외로 높다.

 

 

 

아무튼 새로운 CEO가 조만간 선임되면 MS는 애플, 구글 등 IT거인들과 새로운 IT 패러다임과 글로벌 시장을 놓고 또 다른 한판 승부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잔뜩 위축돼 돌파구를 좀처럼 찾지 못했던 MS에 새로운 햇살이 비칠지 두고 볼 일이다.

 

한편 미국 매체인 뉴욕포스트는 우리가 모르고 있는 나델라에 대한 10가지 사실을 소개하고 있다.  신임 CEO의 성향을 파악하는데 도움될 것으로 보여 전체 내용을 소개한다.

 

1) 420만 달러 상당(11만 3666주)의 MS 주식 보유하고 있음. 스티브 발머는 3000억달러에 달하는 MS시가 총액의 4%(3억 3325만 2990주)를 보유.

 

2) 2013년에 770만 달러의 수입을 거둠, 이는 MS 전체 직원 중 두번째로 높은 금액.

 

3) 인도 하이데라바드 고등학교 시절 크리켓을 좋아함.

 

4) 젊은 엔지니어들에게 “열정적이고 담대해라”충고

 

5) MIT 졸업-우리가 아는, 메사추세츠의 MIT가 아니라 인도의 테크놀로지 명문교육기관인 ’Manipal Institute of Technology’를 지난 1988년에 졸업.

 

6) 실제 그의 퍼스트 네임은 ‘Satyanarayana’이며, 진정한 엔지니어링 긱(geek)이다. MS에 지난 92년 입사했고, 윈도,빙,서버 분야에서 일했고 현재는 클라우드&엔터프라이즈 부문 수석 부사장.

 

7) 오피스의 온라인 버전인 ‘오피스 365’의 클라우드 사업을 주도했으며 MS의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해 203억 달러로 성장했음. 이 같은 실적은 그가 2년전 책임자를 맡았을 때에 비해 22% 성장한 수치.

 

8) 나델라의 리더십하에서 MS의 상용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해 전년대비 107% 성장.

 

9) 나델라는 미국 위스컨신대학과 밀워키 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로 대학원 과정을 마쳤으며 시카고 대학 MBA과정을 수료했음.

 

10) 현재 3549명의 트위터 팔로워를 갖고 있음, 하지만 그의 마지막 트윗은 3년반 전. 마지막 트윗은 “HTML5-what fun”이다. 아예 트위터를 전혀 하지 않고 있는 스티브 발머 보다는 좋은 편.

 

 

장길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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