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엡손은 청담동 CGV 씨네시티에서 고글 형태의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 신제품인 모베리오(Moverio) BT-200을 5일 공개했다.

 

▲ 엡손 모베리오 T-200을 착용한 모습

 

모베리오 BT-200은 2012년 세계 최초 ‘퍼스널 시스루 씨어터’로 출시됐던 BT-100의 후속작이다. 이 제품은 엡손의 광학기술과 LCD 패널 기술이 집약된 제품으로, 초소형 프로젝터가 좌우 양쪽에 소형으로 탑재된 고글 형태의 제품이다.

 

▲ LCD 패널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엡손답게 LCD 패널을 초소형으로 제작해 장착했다.

 

모베리오 BT-200의 외관상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휴대성이 크게 향상됐다는 점이다. 초기 모델인 BT-100이 무겁고 투박하다는 사용자들의 지적이 많아, 신제품인 BT-200은 무게를 대폭 경감시켰고 크기도 줄였다. BT-100과 비교하면 헤드셋 무게는 전작의 240g보다 58% 줄어든 88g이며 부피 역시 전작보다 64% 줄어들어 휴대성과 착용 시 사용자의 부담을 줄였다.

 

▲ 전작보다 무게와 부피를 절반 이상 줄여 휴대성을 높인 모베리오 BT-200

 

제품의 크기·무게 외에 콘텐츠 재생을 위한 연결성이 강화됐다. BT-100에 있던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연결,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 외에도 미라캐스트 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다만 미라캐스트를 활용해 PC나 기타 플레이어의 영상을 BT-200에서 재생하기 위해서는 별매하는 미라캐스트 동글을 구입해야 한다.

 

이 밖에 BT-200 헤드셋에 GPS, 자이로 센서, 콤파스, 가속도 센서, 카메라, 마이크가 장착돼 음성인식, 내비게이션, 증강현실 구현 등이 가능해졌다.

 

▲ BT-200의 증강현시 기능을 구현한 예상도. 단순히 대화면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뿐만 아니라 구글 글래스의 활용도도 제공할 수 있다. 

 

▲ 가운데 부분이 BT-200의 프로젝터 모듈. 'Side by side' 방식 3D 영상도 재생할 수 있다.

 

BT-200은 16 : 9 화면비에 960x540 qHD 해상도를 제공한다. BT-200을 착용하면 눈 앞에 큼지막한 영상이 나타나고 영상 주변부를 통해 눈 앞 풍경을 볼 수 있다. 재생되는 화면의 색상을 조절하면 중심부까지 투명도를 높이 수 있어 걸어가면서 영상을 감상하거나 증강현실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영상에 집중하고 주변부를 차단하고 싶다면 함께 제공되는 셰이드 필터 2종을 용도에 맞춰 부착하면 된다.

 

BT-200 헤드셋과 짝을 이루는 포터블 컨트롤러는 안드로이드 OS 4.0을 지원한다. 본체에는 화면이 없지만 안드로이드 기기의 메뉴/홈/뒤로가기 버튼이 존재하며 터치패드가 마련돼 있어 헤드셋을 착용한 화면에서 커서를 확인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무선 터치패드인 셈이다.

 

▲ 컨트롤러는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지원한다. 화면에 보이는 부분이 터치 패드이고 이 부분을 터치하면 헤드셋에 커서가 나타난다.

 

BT-200은 돌비 디지털 플러스, WAV, MP3, AAC 등의 음성 포맷을 지원하고 영상은 현재 MPEG2와 MPEG를 지원한다. 엡손은 추후 모베리오 앱스토어를 새로 오픈할 예정이다. 또 SDK를 무료로 배포해 동영상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앱이나 증강현실, 모션 인식 앱 등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전용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윤정민 한국 엡손 HMD 마케팅 담당부장은 “BT-200은 세계 최초의 양안식·시스루 타입 제품”이라며 “2012년에 선보였던 BT-100이 무게나 스펙, 기능 등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강해BT-200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엡손은 자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올 한해 전 세계 HMD 시장은 6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엡손은 한국의 HMD 5000대 정도의 규모로 예상하고 있으며, 국내 HMD 시장의 50% 점유율을 목표로 내세웠다.

 

 ▲ BT-200 헤드셋과 컨트롤러, 셰이드 패널

 

BT-200의 배터리 성능은 6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며 마이크로 USB를 통해 충전할 수 있다.

 

엡손코리아는 향후에는 구글 나우 또는 SNS 기능 등을 연동시켜 사용할 수 있게 활용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그와 관련된 개발자용 SDK가 아직 배포되지 않았고 모베리오 앱스토어가 열리지 않아 제품의 성패를 예측하기 어렵다.

 

모베리오 BT-200의 출시 예정일은 올해 상반기. 해외에서의 물량이 많아 국내에서는 이르면 5월 말, 늦어지면 6월 이후에 첫 물량이 들어올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 가격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윤 부장은 “BT-100의 출시 가격인 84만 9000원보다 저렴하게 출시하려고 본사와 가격을 조율하고 있다”며 “정확하지 않지만 70만 원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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