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용 ‘오피스’ 버전을 언제쯤 내놓을까?

 

MS 오피스는 워드프로세서, 프레젠테이션, 스프레드시트 등을 패키지 형태로 묶은 사무용 소프트웨어로, 대부분 기업에서 생산성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0억명 이상의 사용자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사용자들이 이 SW를 쓰는데 소비한 돈만 무려 250억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MS의 윈도 OS와 함께 컴퓨터에 설치되는 대표적인 업무용 소프트웨어이면서 MS에 없어서는 안될 캐시카우 중 하나다. 그런데 아직 아이패드(아이폰 포함)와 안드로이드용 버전이 나와있지 않다. 윈도우 버전과 맥 버전, 그리고 온라인 버전인 ‘오피스365’가 나와 있을 뿐이다.

 

MS 투자자들과 사용자들은 MS측에 그동안 줄기차게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용 오피스 버전을 내놓으라는 주문했으나 MS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MS의 이런 입장에 미묘한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모양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MS는 이미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오피스 개발을 마쳤으며 언제라도 출시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한다. 새로 MS 수장을 맡은 사티아 나델라 CEO의 결단만 남겨두고 있을 뿐이라는 것. 다른 매체들 역시 로이터의 보도를 인용해 MS가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용 오피스 개발을 마쳤으며 이제 CEO의 결단만 남았다고 보도했다. 사티암 나델라 CEO는 그동안 오피스의 사용자 저변을 늘리겠다는 생각을 비친 바 있다.

 

사실 MS의 오피스 프로그램은 과거의 독점적인 지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디바이스의 확산때문이다. 이미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오피스 이탈 움직임이 장난이 아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뉴욕에 위치한 재무 서비스 분야 벤처기업 ‘아티베스트 홀딩스’는 MS의 오피스 프로그램 대신 ‘큅(Quip)이라는 앱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앱은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데 워드프로세서와 메시징 기능을 갖추고 있다. 데이비드 레빈 아티베스트 홀딩스 CIO는 “고객들로부터 MS워드로 문서가 오는 경우가 많은데 고객들에게 큅으로 변환해 보내달라고 요구한다”고 얘기했다. 큅 뿐만이 아니다. 현재 MS의 오피스 대신 프레젠테이션, 문서 작성, 스프레드시트 툴이 앱스토어나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나와 있다. 구글 닥스, 프레지, 하이쿠 덱(Haiku Deck), 페이퍼, 스마트시트, 에버노트 등등. 이들 소프트웨어들이 오피스 시장을 야금야금 잠식해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기본형 버전의 경우는 대부분 무료 사용이 가능하다.

 

최근 몇 년새 확산되고 있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열기도 탈 오피스 바람을 부채질 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오븀’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57%가 업무용 데이터 접근을 위해 자신의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고 있으며, 70%의 태블릿 사용자들은 직장에서 자신의 태블릿을 사용하고 있다. 자신의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업무용으로 사용하면서 회사가 구입한 MS오피스 대신 큅, 프레지, 구글 닥스, 하이쿠 덱, 에버노트 등을 활용해 업무를 처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직 MS 오피스 담당 임원이며 현재 하이쿠 덱 대표를 맡고 있는 아담 트레트 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MS에 진짜 위험한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기업의 CIO가 MS 오피스를 일괄적으로 도입했지만 이제는 BYOD의 확산으로 개인적으로 앱을 사용하는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CIO의 업무가 침범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CIO가 MS 오피스만을 업무용으로 사용하라고 강제하기 힘든 상황이란 분석이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그리고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고가의 오피스를 구입하는 대신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거나 모바일 앱을 무료 또는 저가에 내려받아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IT환경은 이처럼 변하고 있으나 MS는 모바일 변화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MS가 아이패드용 오피스 프로그램을 공급하면 지금까지 2억대 이상 팔린 아이패드 사용자를 대상으로 연 25억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MS가 아이패드용 오피스 버전을 개발해놓고 출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여기에 안드로이드 버전용 오피스 프로그램까지 내놓는다면 그동안 오피스 프로그램에 등을 돌렸던 많은 사용자들을 다시 끌어들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셈이다.

 

최근 MS는 오피스 프로그램의 온라인 버전인 ‘오피스 365 퍼스널’을 새로 내놓았다. 사실 오피스 365 퍼스널의 발표도 모바일과 클라우드 시장에서 힘을 상실해가고 있는 MS의 고육책이라고 볼 수 있다. 오피스 365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한번에 라이선스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매월 가입 비용을 내고 사용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일종이다. 모바일 환경에 적합한 서비스다.  

 

MS는 이번에 오피스 365 퍼스널을 내놓으면서 종전의 온라인 버전인 ‘오피스 365 홈 프리미엄’의 이름도 ‘오피스 365 홈’으로 바꿨다. 오피스 365 퍼스널은 연 69.99달러로 PC, 태블릿, 맥 사용자를 겨냥한 제품으로 스카이프 월 60분 무료 사용권, 20GB의 ‘원드라이브’ 스토리지 추가 제공 등 혜택을 제공한다. 오피스 365 무료 버전과 연 99.99 달러인  ‘오피스 365 홈’ 서비스의 중간층 소비자를 겨냥했다.

 

오피스 365 퍼스널의 발표는 MS가 모바일과 클라우드 환경에 한걸음 더 다가섰음을 의미한다. 이어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버전까지 내놓는다면 오피스 프로그램 시장은 새로운 변화의 고삐를 틀어쥐는 셈이다. 사실 MS는 오피스 프로그램에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제품을 발표했지만 아직 윈도8에 최적화된 오피스 프로그램은 내놓지 않고 있다. 윈도 OS 조직과 오피스 조직간에 아직 협업이 제대로 되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윈도8에 최적화된 오피스 프로그램을 언제 내놓을 지도 업계의 관심사다.

 


장길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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