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vs 고가, 어떤 태블릿 살까?

 

스티브잡스 전 애플 CEO는 아이패드를 내놓기 직전에 “내 생애 가장 중요한 제품이 될 것(This will be the most important thing I’ve ever done)”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태블릿은 단순한 볼거리를 떠나 거대 시장이 됐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팔린 태블릿은 1억 9,500만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안드로이드가 1억 2,090만대로 61.9%를, 애플 아이패드는 7,040만대로 36%를 각각 차지했다.

 

▲ 애플 아이패드 에어 (출처=애플)

 

 

태블릿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와 애플에 도전하고 있는 윈도 계열 태블릿은 400만대 가량으로 점유율 2.1%를 기록했다.

 

태블릿 시장이 커지면서 나타나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저가형, 보급형 제품 확대다. 보급형 제품은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첨병 역할을 하면서 태블릿 보급률을 높이는 몫도 맡는다.

 

여기에는 내부 부품이나 안드로이드 같은 운영체제, 온라인 장터 플랫폼 등이 같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가격 하락도 반영된 것이다.

 

태블릿 시장 초기만 해도 ‘저가형’이라고 부르는 제품은 성능도 떨어졌지만 지금은 저가나 고가할 것 없이 몇 가지 차이를 빼곤 기본기 자체는 비슷하다는 얘기다.

 

 

보급형 태블릿을 고르는 6가지 포인트

 

IT 제품을 구입할 땐 불변의 진리가 있다. “싸고 괜찮은 건 있지만 싸고 좋은 건 없다”는 것이다. 보급형 태블릿을 고를 때에는 모든 면에서 다 좋은 걸 고른다기 보다는 큰 문제가 없는 ‘괜찮은’ 제품을 고르는 게 중요하다. 보급형 태블릿을 고르는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먼저 배터리 용량은 화면 크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17.78cm(7인치) 기준으로 보통 3,000∼4,000mAh 이상은 필요하다. 해상도는 예전에 나왔던 구형 저가형은 1024×768을 지원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적어도 1280×720(720p 이상) 해상도는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저장공간의 경우에는 요즘 보급형은 8GB가 많다. 물론 최소 8GB는 되어야 한다. 다만 마이크로SD 슬롯이 함께 있다면 여유공간을 확장하기 좋다는 점에서 체크할 필요가 있다.

 

▲ 레노버 씽크패드8 후면카메라

 

카메라는 선택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카메라를 자주 이용하는 쪽은 스마트폰이긴 하다. 하지만 활용도에 따라 태블릿으로 사진 촬영을 자주하겠다면 주요 카메라 해상도가 적어도 300만 화소 이상인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이 정도면 기본기에 대한 체크는 끝난 셈이다. 물론 여기에서 욕심을 좀 더 내자면 PC에서 CPU와 같은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되도록 흔히 쓰이는 걸 고르는 게 좋다. 보급형 태블릿의 경우 펌웨어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럴 때 흔한 AP라면 커스텀 펌웨어를 쓸 수도 있는 만큼 도움이 될 수 있다.

 

▲ 인텔 아톰 프로세서 (출처=인텔)

 

다만 보급형 태블릿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AP가 많다. 가격에 따라서는 큰 욕심을 낼 필요는 없다. 잘 모르는 AP라고 해도 기본 성능에 대해서는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대부분은 ARM 설계 기반이고 레퍼런스를 그대로 쓰기 때문에 성능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ARM 계열이 아니라 인텔 아톰 프로세서라고 해도 성능은 오히려 더 괜찮고 베이트레일 이전 모델이라면 배터리 쪽 성능만 약간 떨어지는 정도다.

 

이런 기본기에 대한 체크가 끝났다면 자잘한 완성도 확인 정도가 남는다. 예를 들어 태블릿은 가로세로 화면을 다 쓸 수 있지만 일부 모델은 기본 화면은 가로로 만든 것도 간혹 있었다. 하지만 기본 화면 자체는 세로인 게 좋다.

 

 

고급형 ‘고해상도, 고가 솔루션’

 

고급형과 보급형, 고가와 저가 태블릿을 직접 비교해 보기로 했다. 비교대상은 고급형 1종 외에 보급형 3종으로 삼았다. 다만 화면 크기는 제각각이다. 고급형은 가장 비싼 12.2인치를 골랐다. 가격에 민감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최고 사양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반대로 보급형은 7∼8.9인치를 골랐다. 아무래도 가격은 저렴하면서 화면 크기가 작아 휴대성을 살린 쪽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비교 상품 사양 및 가격 바로 보기]

 

 

고급형은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노트 프로 SM-P900이다. 이 제품은 309.7cm(12.2인치)라는 대화면이 말해주듯 최고 사양을 지원하는 태블릿이다.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봐도 32GB 모델 기준 72만 2,160원에 이른다.

 

가장 큰 특징은 고해상도다. 이 제품은 2560×1600, 2K 해상도를 지원한다. 압도적이다. 높은 해상도는 고급형 태블릿의 특징이기도 하다. SM-P900의 장점을 꼽자면 당연히 먼저 높은 해상도에서 오는 것이다. PC 화면 해상도를 그대로 끌어올 수 있을 정도여서 세밀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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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노트 프로 12.2 (출처=삼성전자)

 

전자책 같은 걸 보기도 편하다. 이를 돕기 위해 리모트PC(Remote PC) 같은 기능도 기본 지원한다. 멀티스크린 기능도 편하다. 한 화면에 앱을 한꺼번에 4개나 띄울 수 있어 쾌적한 작업 환경을 기대할 수 있는 것.

 

물론 본체가 너무 커서 아무래도 한 손으로 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 펜타일 방식이라는 점을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소비자도 있을 수는 있지만 큰 화면과 해상도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더 많은 만큼 문제될 건 없다.

 

하지만 화면보다는 이 제품이 개인보다는 업무용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업무용으로서의 장점에 주목하는 게 좋겠다. SM-P900에는 한컴오피스는 물론 시스코 웹액스(WebEx), e미팅(e-Meeting) 같은 기능을 모두 무료로 기본 지원한다. 그 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보안 솔루션인 녹스(Knox) 같은 것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을 구입하면 비즈니스위크+ 1년 무료 구독 혜택도 준다.

 

이런 점을 보면 SM-P900이 철저하게 일반 사용자 보다는 비즈니스를 타깃으로 삼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임원진이나 전문가, 애널리스트 등에게 적당한 제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밖에 보급형이나 다른 회사 제품에는 거의 없는 S펜이라는 쾌적한 입력 도구를 갖추고 있다는 것고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보급형, 압도적인 가격대비 성능

 

이제 보급형을 볼 차례다. 보급형은 제품 하나씩 보는 것보다는 부품별로 살펴보는 게 좋겠다. 먼저 화면은 MPGIO 레전드7(Legend 7)과 에이수스 미모패드 HD7(Memo Pad HD7 ME173X-1A125A)가 7인치, MPGIO 레전드i(Legend I)는 8.9인치다. 해상도는 7인치의 경우 1200×800, 8.9인치는 1920×1200이다. 모두 기본 조건을 충족한다.

 

다음은 프로세서. 레전드7과 미모패드 HD7은 모두 ARM 코어텍스 계열 쿼드코어다. 레전드7은 올위너(Allwinner) A31S 1GHz, 미모패드 HD7은 미디어텍 MT8125 1.2GHz다. 반면 레전드i는 인텔 아톰 Z2580 쿼드코어 2GHz를 택했다.

 

▲ 에이수스 미모패드 HD7

 

 

보급형을 사면 보통 잘 안 쓰던 프로세서가 튀어나온다. 찜찜할 수 있다. 앞서 설명했듯 되도록 남들 다 쓰는 프로세서를 써주면 좋지만 범용이면 큰 문제는 없다. 예를 들어 미디어텍 같은 회사는 수량 기준으로 보면 이미 퀄컴 다음으로 많은 프로세서를 쏟아내고 있다.

 

인텔 아톰 역시 성능 면에선 오히려 더 앞선다. 물론 배터리 시간에서 조금 불리할 수 있지만 이 점은 제품의 다른 요소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램의 경우에는 대부분 1∼2GB 사이다. 보급형은 1GB 이하도 많지만 보통 이 정도 수준 이상은 없다. 적당한 수준으로 볼 수 있는 것.

 

저장공간을 보면 레전드i만 16GB이고 나머지는 8GB다. 물론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모두 갖추고 있는 만큼 추가 공간을 32∼64GB까지 늘릴 수 있으니 크게 문제될 게 없다.

 

▲ MPGIO 레전드i

 

카메라의 경우 레전드i는 앞뒤 200만, 500만 화소를, 미모패드 HD7은 30만, 200만 화소를 갖췄지만 레전드7은 앞면에 30만 화소만 달았다. 레전드7은 카메라는 화상채팅용으로만 사용한다는 걸 감안할 필요가 있다.

 

배터리 용량은 미모패드 HD7이 3,950mAh인 데 비해 레전드7은 2,300mAh로 다소 아쉽다. 사용시간이 짧을 수 있다는 점은 미리 염두에 두는 게 좋겠다. 이에 비해 레전드i는 7,000mAh에 이르는 넉넉한 배터리 용량을 갖추고 있어 쾌적한 휴대성을 기대할 수 있다.

 

제품별 포인트만 하나씩 보면 레전드i는 휴대성을 살릴 수 있는 최대 크기인 화면 8.9인치를 갖춘 데다 측면 듀얼 스피커, 본체 뒷면에는 강화 글라스를 더해 흠집 방지를 했다는 게 눈길을 끈다. 보통 보급형은 이런 것까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꽤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레전드7은 스마트 기기간 직접 데이터를 주고 받는 OTG(USB 온더고) 기능을 지원한다. PC를 거칠 필요없이 외장 하드디스크나 USB 메모리 등과 곧바로 연결해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다. 미모패드 HD7은 GPS를 지원하지 않는 다른 2종과 달리 GPS를 내장했다.

 

▲ MPGIO 레전드7

 

마지막으로 가격이다. 가격은 보급형의 묘미이기도 하다. 레전드7은 같은 7인치 모델인 미모패드 HD7가 최저가 기준 15만 9,000원인 것과 견줘도 뛰어난 가격대비 성능을 자랑한다. 11만 8,990원인 것. 몇 가지 아쉬울 수 있는 점, 그러니까 30만 화소 카메라나 적은 배터리 용량도 용서될 수 있는 수준이다. 레전드i는 상대적으로는 고급 사양을 갖춘 만큼 가격은 27만 9,000원이다.

 

재미있는 건 보급형 3종 가격표를 다 더해도 갤럭시노트 프로 12.2 SM-P900보다 싸다는 것이다. 그만큼 보급형 태블릿은 ‘절대 성능’이 아닌 ‘가격대비 성능’이 탁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구입할 필요가 있다.

 

고가와 저가 태블릿을 고를 때에는 먼저 활용도부터 생각해보는 게 좋을 듯하다. 고급형은 아무래도 고해상도와 값비싼 분야별 솔루션을 함께 제공받을 수 있는 만큼 업무나 비즈니스, 보안 등을 감안해야 할 때 고르는 게 좋겠다.

 

반면 일반 용도라면 굳이 값비싼 솔루션을 쓸 필요는 없는 만큼 보급형이 실속에 맞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일정 해상도 이상, 일정 사양 이상만 만족하면 어차피 내부에서 돌아가는 운영체제나 플랫폼은 같다.

 

다만 가격에 따라 카메라라든지 기능상 몇 가지 빠지는 부분이 있는 만큼 개인용 태블릿 활용도를 어디에 둘 것인지 따져본 뒤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형원 기자 aki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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