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차주경 기자]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 규격은 정형화됐다. 대부분의 콤팩트디지털 카메라는 1/2.3인치 혹은 1/1.7인치 이미지 센서를,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는 APS-C 규격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다. DSLR & 미러리스 카메라 역시 대부분 APS-C 혹은 35mm 규격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다. 이 가운데 기존 이미지 센서 규격를 따르지 않는, 이른바 ‘이형(異形)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올림푸스 마이크로포서즈 플래그십 모델, OM-D E-M1
이형 이미지 센서의 대표적인 예가 마이크로포서즈다.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제창한 마이크로포서즈 규격 이미지 센서의 크기는 17 x 13mm. 이는 35mm 규격 센서의 절반 크기로 초점 거리는 35mm 환산 2배가 된다. 마이크로포서즈 규격의 장점은 본체와 렌즈를 소형화할 수 있고, 센서 시프트식 흔들림 보정 기능이 매우 강력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마이크로포서즈 렌즈는 35mm 혹은 APS-C 타입 렌즈에 비해 부피는 작지만, 조리개는 오히려 더 밝다. 또한, 마이크로포서즈 카메라가 지원하는 5축 구동 방식 흔들림 보정 기능은 셔터 속도 5단 가량을 보정해줄 만큼 효과가 높다.
최근에는 1형 이미지 센서의 인기가 폭발적이다. 1형 이미지 센서의 크기는 13.2 x 8.8mm로 마이크로포서즈보다 다소 작으며 35mm 환산 2.7배 가량 초점 거리가 길어진다.
▲소니 사이버샷 RX100 II
1형 이미지 센서를 처음 도입한 곳은 소니다. 1형 이미지 센서와 F1.8 개방 조리개 칼 자이스 줌 렌즈를 장착한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소니 사이버샷 RX100은 출시 직후 단숨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이어 출시된 후속 모델 사이버샷 RX100 II, F2.8 고정 조리개 렌즈를 장착한 사이버샷 RX10 역시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니콘 1 시리즈 최신작, J4 (사진=니콘)
니콘은 1형 이미지 센서를 사용해 새로운 라인업을 만들었다. 니콘은 35mm 규격 FX, APS-C 규격 DX에 이어 1형 이미지 센서에 CX라는 포맷을 부여했다. 니콘은 CX 포맷 미러리스 카메라 1 시리즈에 콘트라스트 + 위상차 AF가 합쳐진 초고속 AF와 고속 영상 촬영 기능을 넣고 디자인도 깔끔하게 가다듬었다. 그 결과 니콘 1 시리즈는 단숨에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확보해냈다.
▲삼성전자 NX 미니 (사진=삼성전자)
1형 이미지 센서 시장에 삼성전자도 가세했다. 삼성전자는 APS-C 기반인 미러리스 시스템, NX의 소형화 모델 NX 미니를 발표했는데, 이 제품은 1형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렌즈교환식 카메라다. 삼성전자는 1형 이미지 센서의 장점을 살려 NX 미니의 본체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플립형 모니터, 스마트 기능을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소형화된 NX 미니 전용 교환식 렌즈군도 함께 준비했다.
▲캐논 파워샷 G1X Mark II (사진=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캐논은 1.5형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는 유일한 제조사다. 캐논 파워샷 G1X, 그리고 그 후속 모델 G1X Mark II는 1.5형 이미지 센서를 지녔는데, 이 센서의 크기는 18.7 x 12.5mm로 마이크로포서즈보다 살짝 크다. 캐논 파워샷 G1X Mark II는 강력한 본체 성능과 밝은 조리개 줌 렌즈, 플립형 모니터를 장착해 2014년 상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부상했다.
APS-C 규격보다 크기가 작은 이형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면 카메라 본체 크기를 콤팩트 카메라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렌즈 크기는 작게, 조리개는 밝게 만들 수도 있다. 면적이 콤팩트 카메라보다 월등히 큰 만큼 이형 이미지 센서는 화질 면에서도 우수하다. 작은 본체에 고화질을 구현해낸 이형 이미지 센서 카메라들은 시장에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들이 속속 이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이형 이미지 센서를 도입한 디지털 카메라 라인업은 더욱 풍부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