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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조선 이상훈 기자] 메가박스 영화관의 관람료가 지난 9일부터 일제히 인상됐다. 메가박스는 인건비와 시설투자비 증가, 고객 서비스 개선 등을 이유로 5년 만에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메가박스의 일반 영화 관람료는 조조와 심야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일반 요금이 9000원이 됐다.

 

메가박스가 자랑하는 M2관은 큰 화면, 웅장한 마이어 사운드(Meyer Sound) EXP 시스템 도입, 4K 프로젝터 2대를 동시에 투사하는 듀얼 4K 재생 등 세계적인 영화관 시설을 갖춰 일반 영화관람료 보다 3000원 비싼 1만 2000원이다.

 

마침 마블 스튜디오의 인기 블록버스터 영화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저>가 메가박스 목동점 M2관에서 상영 중이었다. ‘기왕이면 M2관에서 보자’고 생각해 표를 끊고 입장했으나 화질은 일반 상영관만도 못한 수준 이하의 화질이었다.

 

M2관은 4K 시네마 프로젝터를 2대 사용하는 프리미엄 상영관이다. 한 상영관에 2대의 프로젝터를 사용하는 까닭은 말할 것도 없이 ‘더 나은 화질’을 위한 것이다. 특히 상영관의 크기가 커질수록 프로젝터와 스크린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데, 멀어지는 만큼 광량이 줄어들어 어둡고 탁한 영상이 만들어진다. 이 때 2대의 프로젝터를 사용해 같은 화면을 투사한다면 2배 더 밝은 광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색상도 한결 선명하고 또렷해진다. 다만 이런 듀얼 스택(Dual Stack) 방식은 비용적인 부담도 크고 각각의 프로젝터 영상을 하나로 일치시키는 게 굉장히 어려워 최고급 상영관에서만 적용되고 있다.

 

▲ 고가의 장비를 갖춘 메가박스 M2관. 하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기대에 못미치는 화질을 보여줬다.

 

문제는 M2관의 프로젝터 2대의 위치가 살짝 틀어져 있었다는 점이다. 누가 봐도 확연하게 차이가 날 만큼 포커싱이 안 맞았다. 모든 사물과 인물 윤곽부에 선이 그어지고 흐리멍텅한 영상이 2시간 반이 넘는 상영시간 내내 지속됐다. 자막 역시 살짝 아래로 내려간 영상이 겹쳐지면서 줄이 그어져 보였다.

 

영사실에서 1mm의 오차가 발생해도 스크린에서는 몇 cm 이상 벌어질 수 있다. 상영관이 크고 스크린이 클수록 오차는 더욱 커진다. 따라서 듀얼 스택은 숙련된 전문가가 영상을 완벽하게 캘리브레이션했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관리를 해줘야 한다. 특히 영화관 같은 공간은 상영관 전체를 가득 메우는 진동이 끊이지 않아 한동안 방치하면 초점이 벗어나기 쉽다.

 

영화상영을 마친 후 그에 대해 문의를 했으나 하루가 지나도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메가박스에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고객센터에서는 내부 전화번호를 가르쳐줄 수 없다며 연락을 주겠다고만 했다. 역시 몇 시간을 기다려도 메가박스에서 답변을 주지 않았다. 메가박스는 관람객들에게는 더 우수한 화질을 제공한다고 광고하고 3000원의 관람료를 더 받지만 실상은 고가의 설비를 관리하지도 않고, 그에 대한 답변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 곳이 우리나라 최고 사양의 상영관이라니 암담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AV 시스템 전문 인톨러인 황문규 HMG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영화관의 시설이나 하드웨어는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런데 실제로 관람객들이 보는 화질은 그 하드웨어에 못미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듀얼 스택으로 설치한 프로젝터의 경우 가만히 놔두어도 팬 진동과 스피커 진동 등에 의해 시간이 지나면 틀어지게 되니 매일 화질을 조정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듀얼 스택은 4K 시네마 프로젝터의 위치가 상하로 다른 만큼 100% 영상을 일치시킬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대신 최대한 정교하게 세팅하면 두 프로젝터의 영상을 98% 이상 일치시킬 수 있으며, 2배 더 밝고 선명한 영상으로 인해 전문가가 아니면 근소하게 어긋나는 외곽부를 눈치 채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결국 성의의 문제다. 자주 프로젝터의 상태를 점검하고 스크린에 나타나는 영상을 확인해야 한다. 더 많은 돈을 받으면서 그에 상응하는 화질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애써 고사양 장비를 갖추고도 관람객들에게 고화질 영상을 재생하지 못해 4K 영상에 대한 관람객들의 기대감을 무너뜨린다면 조만간 시행될 UHD 방송도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메가박스는 국내 최고 사양을 내세우기 전에 그에 걸맞은 인스톨 능력과 캘리브레이션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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