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분석 기관 IDC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총 620만대다. 이는 2012년도 출하량 150만대와 비교하면 무려 317%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의 대표주자는 ‘스마트 손목시계’다. 이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기기는 ‘스마트 글래스’다.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내 몸에 착 달라붙은 웨어러블 기기들이 앞으로 우리 생활을 어떻게 바꿔가게 될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 웨어러블이 이끄는 생활혁명◈

1) 스마트 글래스: 구글글래스, 일상생활 획기적 변화…갈길은 멀어

2) 스마트워치: 단순 정보표시 넘어 건강 관리까지

3) VR헤드셋: 게임 속 세계로 뛰어든다

4) 인공지능: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의 다음 목표

5) 미래생활: 웨어러블 기기가 바꾸게 될 미래 생활

 

 

 

‘VR헤드셋’은 어떤 기기?

 

‘VR’은 버추어리얼리티의 머릿글을 딴 단어다. 국내에서는 ‘가상현실’이란 말로 많이 쓰였다. ‘VR헤드셋’은 사용자에게 가상현실을 체험하게 도와주는 기기로 이미 1980년대 후반에 3D 폴리곤 그래픽과 머리 움직임을 감지하는 헤드 트래킹 기술을 접목한 컴퓨터 시뮬레이터가 등장한 바 있다.

 

현재 주목 받고 있는 ‘오큘러스리프트’(Oculus Rift)등의 VR헤드셋은 과거 등장했던 초기 VR체감머신과 근본적인 개념 자체는 동일하다. 다만 컴퓨터그래픽의 발달, 과거와 비교하면 진일보한 디스플레이 및 광학 기술, 그리고 소프트웨어의 눈부신 발전을 통해 간편하게 머리에 쓸 정도로 본체크기가 축소되고 사용자 눈에 비춰지는 가상의 공간도 매우 사실적으로 표시된다.

 

VR헤드셋은 차세대 게임시장의 트렌드로 여겨지고 있다. 이미 게임 그래픽이 영화와 거의 같은 수준까지 발전했기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에게 ‘놀라움’과 ‘남다른 재미’를 줄 수 있는 수단으로 ‘VR헤드셋’이 적절하다고 게임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어떤 제품이 시장에 나오나

 

VR헤드셋은 소니의 HMZ-T시리즈 같은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와는 차별화된 기기다. HMD가 영화나 게임 등의 화면을 단순히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기기라면 VR헤드셋은 사용자의 머리나 눈의 움직임을 게임 조작에 반영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화면 시야각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HMD는 TV화면 같이 16:9비율의 화면을 왜곡없이 사용자 눈에 비추게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VR헤드셋은 사람이 육안으로 보는 시야각을 최대한 재현하는데 초점을 뒀다.

 

킥스타터 등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다양한 회사가 VR헤드셋에 도전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반 소비자들이 접하게 될 것이라 예상되는 제품은 두 가지다.

 

1. 오큘러스리프트

 

오큘러스리프트는 지난 2012년 미국 E3 게임쇼를 통해 첫 번째 시제품이 공개됐으며, 현재 ‘DK2’라 불리는 두 번째 개발킷이 35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오큘러스리프트는 1920 x 1080 픽셀을 표시하는 디스플레이를 좌우로 나눠 표시하며 인간이 느끼는 시야각을 표현하기 위해 어안렌즈와 소프트웨어 방식의 화면 보정 기능을 사용한다.

 

▲ 오큘러스리프트 DK2 (사진=오큘러스VR)

 

 

2. 소니 모피어스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컨퍼런스(GDC) 기간 중에 소니가 공개한 VR헤드셋이다. 이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모피어스’(Morpheus)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하드웨어 자체는 오큘러스리프트와 흡사하지만 소니가 만든 탓에 디자인이 뛰어나다. 향후 PS4의 주요 주변기기로서 판매될 예정이며, 현재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위해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모피어스 (사진=소니(SCE))

 

 

’VR헤드셋’이 게임시장을 변화시킨다

 

VR헤드셋이 가장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바로 ‘게임’이다. 오큘러스리프트도 소니의 모피어스도 게임을 위해 탄생된 VR헤드셋이다.

 

VR헤드셋은 기존의 게임은 더 실감나게 할 것이며, 가상공간 체험에 특화된 새로운 게임 장르를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게임 중에서는 1인칭 슈팅이 가장 VR헤드셋에 알맞은 게임 장르다. 자동차 및 전투기 시뮬레이터에도 어울린다. VR헤드셋에 특화된 장르로는 ‘마인크래프트’같은 게임을 꼽을 수 있다. 블록으로 만든 자신만의 세상을 1인칭 시점으로 실감나게 산책한다고 상상해 보면 수긍이 갈 것이다.

 

 

 

VR헤드셋은 아직 일반인이 사용하기 어렵다. 개발자들을 위해 완성되지 않은 테스터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도 제공되는 미들웨어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직접 프로그래밍할 필요가 있다.

 

VR헤드셋이 꽃을 피울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2016년 이후다. 지금은 제품도 소프트웨어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때문에 VR헤드셋을 지원하는 게임을 준비해야 하고 높은 보급율을 위해서는 하드웨어 자체도 아직 많은 개량을 거쳐야만 한다. VR헤드셋은 PC 및 PS4, 엑스박스원 등의 게임기와 연결해 사용될 것이다.

 

 

’VR헤드셋’이 차세대 소셜네트워크를 여나

 

대표적인 VR헤드셋 개발업체 ‘오큘러스VR’을 소셜네트워크 1인자 ‘페이스북’이 20억달러의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게임에 특화된 오큘러스리프트를 페이스북이 왜 탐낸 것일까? 단순하게 보면 VR헤드셋 시장이 전망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오큘러스VR은 이제까지 없던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을 만들 수 있으며, 향후 우리들의 놀이 및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바꾸게 될 것이다”라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저커버그는 오큘러스VR과 VR관련 기술 및 노하우가 게임 외에도 차세대 소셜네트워크를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사진과 글을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가 아닌 가상공간 속에서 만나고 행동을 취하며, 문화를 공유하는 미래의 소셜네트워크를 상상해 보자. 상상 속에 펼쳐지는 미래 소셜네트워크는  페이스북이 거금을 들여 인수한 이유를 이해시키기에 충분하다.

 

▲ 사진=오큘러스VR

 

김형원 기자 aki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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