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유진상 기자] “자동번역 솔루션 시장에서 말로만 1등이 아닌 모두가 인정하는 넘버원으로서 구글을 뛰어 넘을 것이다.”

 

 

국내 자동번역 솔루션 기업인 씨에스엘아이(CSLi)가 전세계 자동번역 솔루션 개발기업인 프랑스의 시스트란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전세계 자동번역 솔루션 분야 1위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씨에스엘아이는 27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프랑스 자동번역 개발기업인 시스트란을 인수했다며, 사명은 ‘시스트란 인터내셔널’로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지분 인수 가격은 약 550억원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증권,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이 참여했다.

 

▲박기현 CSLi 대표(오른쪽)와 드미트리 사바타카키 전 시스트란 CEO(왼쪽)가 인수합병에 합의했다.(사진=시스트란 인터내셔널)

 

박기현 시스트란 인터내셔널 대표는 “이번 인수는 양사가 날개를 단 것과 같다”며 “아시아 시장에서 우위에 있는 CSLi와 유럽 및 미주 지역에서 우위에 있는 시스트란의 합병은 정치, 경제,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CSLi는 삼성, NHN, NTT도코모, 다이소 md 국내외 기업 및 지자체에 자동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삼성 갤럭시S4에 탑재되어 있는 S 트랜슬레이터(Translator)는 물론, 갤럭시 S5 내 챗온(메신저 앱)에 번역 핵심 기술로 자리잡고 있다.

 

또 시스트란은 1968년 설립된 자동번역 솔루션 개발 기업이다. 총 89개 언어의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방대한 양의 언어 데이터베이스 및 사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시스트란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국 국방부를 비롯해 유럽연합 등 전세계 기업 및 정부기관, 기업에 번역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김동필 시스트란 인터내셔널 경영총괄 부사장은 “구글은 60개의 언어 번역을 지원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0개의 언어 밖에는 번역하지 못한다”며 “시스트란과 CSLi의 번역 기능을 합치면 100여개 언어를 번역할 수 있어 이들과 비교해 월등한 경쟁우위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사의 합병은 중국시장 공략 및 제3세계 번역 솔루션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함이다. 김 부사장은 “아시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CSLi가 전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의 힘이 필요했다”며 “특히 잠재력이 높은 중국시장 진출과 베트남, 러시아 등의 제 3세계 진출에 시스트란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종속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라는 것이 김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구글은 시스트란의 기술을 활용해 번역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구글의 무료 자동번역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는 곳은 시스트란 인터내셔널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인수합병 과정에서 소프트뱅크벤처스는 35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가 이처럼 많은 금액을 투자한 사례는 그동안 없었다.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소프트뱅크 측의 투자액과 관련해 이번 인수합병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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