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유진상 기자] 올해 최대 금융IT 프로젝트로 꼽히던 KB국민은행의 전산시스템 교체가 잠정 중단됐다. KB는 이사회와 경영진의 갈등을 재확인하고 결국 한국IBM만 잇속을 챙기게 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달 30일 내부 문제 봉합을 위한 이사회를 개최했으나 입장차만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정은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지난 30일 이사회에서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감사위원 측은 전산시스템 교체를 위한 업체 입찰 과정을 다시 진행하자고 건의했다. 유닉스 기반 업체뿐 아니라 기존 업체인 IBM의 메인프레임도 같이 경쟁하도록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이사회는 원점 재검토 방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로써 수년간 준비해 온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프로젝트는 공중에 뜨게 됐고, 이 행장 측은 최고경영자 위상에 상처를 입게 됐다.

 

결론적으로 한국IBM만이 잇속을 챙길 수 있게 됐다. 한국IBM은 유닉스 전환이 잠정 보류됨에 따라 장단기적으로 메인프레임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유닉스 전환이 완벽하게 무산되면 메인프레임을 그대로 유지하게 되고, 교체를 추진하더라도 일정 지연이 불가피한 만큼 메인 프레임 사용 계약을 단기연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 계약의 경우 통상적인 연장 수준보다 금액이 훨씬 높기 때문에 만약 국민은행 측이 1년만 선택할 경우 약 1000억 원의 비용이 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전체 전산시스템 교체 사업비가 2000억 원 규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절반에 해당하는 비용이 소요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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