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이번 ‘WWDC 2014’에선 하드웨어에 관해선 전혀 발표하지 않았다.

 

아이워치, 아이폰6, 스마트TV 등 하드웨어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오로지 iOS8와 맥 OS인 요새미티 발표에 집중했다.

 

WWDC 행사가 개발자를 위한 잔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굳이 문제 삼을 것도 아니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이번에 애플이 아이워치나 새로운 아이폰에 관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것에 크게 실망한 것 처럼 보인다.

 

이는 미국 증시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애플의 발표가 있은 바로 몇분 후 애플 주가는 4.66달러 하락하면서 최저치인 623.21달러까지 떨어졌다. 애플 주가는 점차 회복되면서 전날 보다 0.69% 하락한 627.93달러로 마감했지만 전반적으로 증시는 하드웨어를 발표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번에 애플이 하드웨어를 전혀 발표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애플이 맥과 아이폰의 운영체제를 크게 강화하면서 애플 사용자들에게 큰 혜택을 줬다는 평가가 많다.

 

언론들의 반응도 꽤 호의적인 편이다. 포브스는 애플이 iOS8 발표로 안드로이드에 크게 한방 먹였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만한 몇가지 중요한 사항을 꼽았다.

 

 

우선 아이폰 사용자들이 맥에서 자신의 디바이스를 제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큰 점수를 주었다. 안드로이드에선 이미 어느 정도 구현된 것이지만 애플은 이번에 보다 자연스럽게 이 기능을 구현했다. 아이폰에서 메시지를 작성하다가 바로 맥으로 옮겨가 메시지를 완성할 수 있다. 맥과 아이폰을 옮겨가면서 보다 유연한 작업이 가능해졌다.

 

애플리케이션간에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도 두드러지는 특징이라는게 포브스의 평가다.

 

가령 피트니스 트랙커인 ’조본’ 앱을 사용하면서 다이어트 앱으로부터 오늘의 식단과 칼로리 등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다. 다이어트 앱으로부터 데이터를 가져온 조본 앱은 그날의 운동량 데이터를 iOS상의 ‘헬스 키트’ 앱에 보낼 수 있다.

 

건강 데이터를 한꺼번에 통합해 의사에게 보여주거나 또 다른 앱에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현재 안드로이드 OS에는 전혀 없는 기능이라는 지적이다.

 

위젯 기능도 평가할만하다. 원래 위젯은 안드로이드 OS에서 나온 개념이지만 애플은 안드로이드의 홈스크린 방식 대신 ‘알림(notification)’ 기능에 위젯 기능을 배치했다. 알림 기능을 사용하다 다른 앱 사용이 필요할 경우 앱을 다시 열기보다는 위젯에서 바로 앱을 실행할 수 있다.

 

터치ID를 외부 개발자에게 공개한 것도 주목할만한 진전 사항이다. 외부 개발자들은 애플의 터치 ID API를 활용해 다양한 앱을 개발할 수 있다. 비록 지문인식을 통한 가입자 인증방법이 해킹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암호입력 방식보다는 훨씬 안전하다는 평가다.

 

그동안 사용자들이 원했던 부분이 해결된 셈이다. 앱 결제시 지문인식 방법을 도입하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애플이 이번에 제3의 키보드 개발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외부의 키보드 개발 및 사용에 애플이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제3의 키보드 개발 및 사용 가능성을 열어줌으로서 ‘스위프트키’와 같은 제3의 키보드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스위프트키는 iOS용 키보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포브스는 애플이 이번에 안드로이드 등 다른 진영으로부터 아이디어를 많이 빌려왔지만 보다 효과적으로, 그리고 부드럽게 기능을 통합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편 업계는 이번에 애플이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면서 드롭박스, 구글 드라이브 등 제품과 본격 경쟁 체제에 들어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는 드롭박스 처럼 파일을 클라우드에 저장할 수 있고 어떤 곳에서도 접근이 가능하다. OS X, iOS, 윈도에 상관없이 데이터를 동기화할 수 있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드롭박스를 잡을 수 있는 킬러 앱의 등장을 기대해왔는데 이번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가 그 시작이 되지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애플 진영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에 애플은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를 새로 소개하면서 대용량 파일 첨부가 가능한 ‘메일 드롭’ 기능도 선보였다.

 

장길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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