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BMW, 테슬라 등 이른바 전기자동차 ‘빅3’가 전기자동차 보급의 최대 난제 중 하나로 꼽히는 전기차 충전 분야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라모터스의 ‘엘런 머스크’ CEO가 자사가 보유한 전기차 분야의 기술 특허를 라이벌 기업을 포함한 일반 기업에 전부 개방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온 자동차 업계의 첫 반응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닛산자동차, BMW, 테슬라모터스는 전기자동차 충전분야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개 업체들은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경쟁하는 관계로,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의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닛산은 ‘리프(Leaf)’라는 전기자동차를, 그리고 BMW는 전기자동차 ‘i’ 시리즈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테슬라는 ‘모델S’라는 전기자동차로 자동차 업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닛산의 리프와 테슬라의 모델S는 전기자동차 시장의 50%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특히 닛산과 테슬라는 노르웨이와 미 캘리포니아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빅3가 협력할 경우 전기자동차 시장은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전기자동차는 상이한 충전 표준과 충전 플러그, 취약한 충전 인프라로 소비자들로부터 ‘아직은 시기상조 아니냐’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들 빅3가 협력할 경우 이 같은 문제점들이 상당부분 해소될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미 테슬라와 BMW간 접촉 사실은 확인된 바 있다. 지난주 테슬라 엘런 머스크는 특허 기술 공개를 발표하기 하루 전에 BMW 임원과 회동해 전기자동차 시장의 미래에 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BMW 임원은 이 자리에서 테슬라의 특허 기술 공개 사실을 미리 전달받았다고 한다.

 

빅3가 협력한다면 글로벌 충전 표준을 만드는 것에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충전 표준이 마련된다면 어떤 회사의 전기자동차를 소유하고 있든지 쉽게 충전소를 찾아 빠르게 충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단 빅3간 협력에 대해 3사는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BMW측 관계자는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테슬라와 BMW는 전기자동차가 성공해야한다는 것에 상당히 공감하고 있다”며 이번 협상에서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을 보다 강하게 만드는 다양한 방법이 논의될 것임을 시사했다. 닛산측도 “닛산은 전기자동차 시자에서 마켓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다른 전기자동차 업체와 기술을 개발 및 보급하는 데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지난주 이번 특허 공개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공통적인 테크놀로지 플랫폼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빅3간 협력이 어떤 형식으로 진행될 지는 아직 확인된 것이 없다. 협력사들이 테슬라의 특허기술을 자신들의 전기 자동차에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3사가 공동으로 팀을 구성해 전기충전에 관한 보다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낼 지 협상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

 

한편 테슬라모터스는 다른 자동차 업체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독일자동차 메이커 벤츠의 소유주인 다이뮬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벤츠는 전기자동차 모델인 B-클래스 일렉트릭 드라이브에 테슬라의 충전 시스템과 일부 부품을 채택하고 있다. 두 회사는 테슬라의 주주이기도 하다.

 

 

 장길수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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