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기자] 인터넷에 접속만 돼 있으면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고도 간단한 업무가 가능한 시대다. 대표적인 것인 웹 메일이다. 사용자들은 단지 웹 브라우저만으로 제공되는 문서편집 기능을 통해 메일을 작성한 후 주고받을 수 있다. 브라우저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PC가 아닌 모바일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운영체제(OS)에 크게 구애받지도 않는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추세에 발맞춰 전문적인 문서 저작도구를 웹 방식으로 구현한 ‘웹 오피스’까지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웹 오피스는 한 번 구입해 설치하면 그만인 전통적인 패키지 방식의 소프트웨어가 아닌, 인터넷으로 접속해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다. 업데이트나 패치의 불편함 없이 항상 최신의 소프트웨어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한 현재 잘 알려진 웹 오피스는 대부분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다. 대신 작성한 문서 파일을 보관할 수 있는 온라인 저장소의 공간을 기본 용량에서 확장하기 위해서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결국 소프트웨어 자체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비용은 사용자가 이용한 만큼 책정되는 셈이다.

 

 

현재 대표적인 웹 오피스로는 글로벌 IT 업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각각 서비스하고 있는 ‘구글 드라이브’와 ‘오피스 온라인’을 들 수 있다. 두 업체가 포털과 전통적인 오피스 시장의 선두주자라는 점이 흥미로운데,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한글과컴퓨터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이 시장을 선점한 구글 드라이브의 특징은 강력한 협업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메일과의 연동 기능을 바탕으로 사용자 간에 문서를 공유하고, 실시간으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 등을 처음으로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모든 문서는 편집 과정에서 저장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구글 드라이브에 자동 저장된다.

 

MS는 기존에 ‘오피스 웹 앱’이라는 브랜드를 새로이 오피스 온라인으로 바꾸고, 구글 우위의 웹 오피스 시장 반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아웃룩, 원노트 등 MS 오피스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모두 온라인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구글 오피스와 마찬가지로 실시간 공동편집 기능 등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다수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기존 설치형 오피스와도 연동된다는 게 강점이다.

 

네이버는 국내 대표 포털답게 자사의 메일, 블로그, 카페 등과 통합된 ‘네이버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웹 오피스 서비스보다 폭넓은 저장공간도 차별화 포인트다. 기본 30GB 무료 사용 가능한 네이버 N드라이브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글과컴퓨터는 현재 ‘씽크프리 온라인’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글’ 워드프로세서로 유명한 한컴 오피스의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어 국내 사용자들에게 가장 익숙한 환경을 제공한다. 단, 현재는 자바 기반으로 동작하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글과컴퓨터는 HTML5 기반의 새로운 웹 오피스 ‘넷피스(Netffice)’를 개발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르면 올해 말 베타 버전을 출시하고 내년 1분기 공식으로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한글과컴퓨터 ‘씽크프리 온라인’의 워드프로세서 기능을 통해 웹 브라우저상에서 문서를 작성하고 있는 모습.

 

최근에는 한글과컴퓨터 출신 개발자들이 설립한 쿠쿠닥스가 웹 오피스 ‘클라우드 오피스 스위트’를 선보이며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기도 했다. 자체 개발한 HTML5 엔진을 기반으로 기존 MS 오피스와 완벽하게 호환되는 웹 오피스를 표방하고 있으며, 연내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구글과 MS라는 거대 업체에 맞서 후발주자들이 웹 오피스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전통적인 오피스 시장과 달리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제품 판매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나 대형 포털 사이트에 OEM 방식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 또는 자사 제품 API 및 SDK를 활용한 솔루션 비즈니스도 염두에 둘 수 있다.

 

이홍구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최근 개최한 전략발표회에서 자사의 넷피스 솔루션을 소개하며 “우리가 당장 시장에서 구글이나 MS를 이길 수는 없겠지만, 유럽과 동남아를 비롯해 제 3의 대안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틈새시장 공략 전략과 함께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 유통이 가능한 웹 오피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지가 후발주자들의 성공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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