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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차에도 라이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시장점유율, 성능, 타깃층 등 명차들은 다양한 부분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라이벌 명차도 있지만 베일에 가려진 라이벌 관계의 명차들도 적지 않다. IT조선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숙명의 라이벌 명차들을 집중 발굴해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IT조선 김준혁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은 세계 5위 규모를 자랑할 정도로 거대하다.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들이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그 중에는 판매율 1, 2위를 치열하게 다투는 라이벌 관계에 놓여 있는 자동차도 있다. 판매량 뿐만 아니라 컨셉과 타깃층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많은 자동차들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양과 질을 키워나가고 있다.

 

이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자동차 2대를 선정해 각각의 특징을 소개한다.

 

 

우리나라에서 SUV는 디젤 엔진이어야만 한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SUV는 일반 승용차보다 무겁기 때문에 토크가 넉넉한 디젤 엔진이 주행성능 면에서 가솔린 엔진보다 유리하고, 그만큼 연비도 우수하기 때문에 디젤 엔진을 얹은 SUV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고성능 SUV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반응 속도나 최고속도 등에서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이 디젤 엔진보다 유리하고, 사운드라는 감성적인 이유도 작용해 디젤 엔진과 고성능 SUV는 어울리지 않다는 것이 그동안의 트렌드였다.

 

▲ 포르쉐 신형 콤팩트 SUV, 마칸 S 디젤(사진=포르쉐)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고성능 SUV에 디젤 엔진을 적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자동차의 연료 효율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의 사용이 줄어들고 있고, 그와 함께 디젤 엔진의 성능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국내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고성능 디젤 SUV가 있다. 포르쉐의 신형 콤팩트 SUV ‘마칸 S 디젤’과 아우디의 고성능 SUV ‘SQ5 TDI’가 바로 그것이다. 

 

▲ 아우디의 고성능 디젤 SUV, SQ5 TDI(사진=아우디)

 

 

다른 모습, 하지만 같은 뿌리

 

이미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대로 포르쉐 마칸은 먼저 개발된 아우디 Q5(SQ5 TDI의 베이스 모델)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크기를 보더라도 마칸의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4681mm, 2807mm인 것과 비교해 Q5는 4644mm와 2813mm의 수치를 보여줘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 포르쉐 마칸 S 디젤의 옆모습(사진=포르쉐)

 

▲ 아우디 SQ5 TDI의 옆모습(사진=아우디)

 

다만 Q5보다 고성능을 지향하는 마칸은 Q5의 플랫폼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3분의 2를 새롭게 설계했다는 차이점을 갖고 있다.

 

마칸 S 디젤과 SQ5 TDI로 비교 범위를 좁혀보면 두 모델의 높이가 1624mm로 동일한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좌우넓이의 차이도 12mm에 불과해 크기로 비교했을 때 두 모델 간 우위를 점치기는 힘들다.

 

▲ 포르쉐 마칸 S 디젤I의 앞모습(사진=포르쉐)

 

▲ 아우디 SQ5 TDI의 앞모습(사진=아우디)

 

 

각 브랜드의 정체성이 뚜렷한 디자인

 

마칸 S 디젤과 SQ5 TDI의 디자인은 포르쉐와 아우디의 정체성이 확연히 드러날 만큼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

 

마칸이 윗급인 카이엔의 축소판인 동시에 보다 911에 가까운 크로스오버 SUV 형태의 디자인을 갖고 있는 반면, SQ5 TDI는 정통 SUV에 가까운 모습이다. 마칸이 쿠페 형태의 루프라인을 가진 탓에 트렁크 공간을 희생한 것과 달리 SQ5는 트렁크 공간이 보다 충분해 보인다.

 

▲ 포르쉐 마칸 S 디젤의 헤드램프와 프론트범퍼, 휠(사진=포르쉐)

 

▲ 아우디 SQ5 TDI의 헤드램프와 프론트범퍼, 휠(사진=아우디)

 

다만 마칸 S 디젤은 마칸 라인업 내에서 마칸 터보보다 아래에 위치하는 모델이다 보니 범퍼 디자인과 머플러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 디자인을 자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이와 비교해 SQ5 TDI는 명실상부 Q5 라인업 중 최고의 성능을 갖고 있고, Q5를 대표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다양한 S라인 패키지가 적용돼 화려한 모습을 보여준다.

 

▲ 포르쉐 마칸 S 디젤의 머플러(사진=포르쉐)

 

▲ 아우디 SQ5 TDI의 머플러(사진=아우디)

   

실내 역시 두 모델 간 차이가 뚜렷하다. 마칸 S 디젤은 계기판과 기어레버 주변부 디자인 등에서 SUV보다는 스포츠카에 가까운 구성을 갖고 있어 스포티한 분위기가 느껴지지만, SQ5 TDI는 이와 비교해 다소 심심하다는 인상이 든다.

 

▲ 포르쉐 마칸 S 디젤의 운전석(사진=포르쉐)

 

▲ 아우디 SQ5 TDI의 운전석(사진=아우디)

 

313마력과 258마력의 차이

 

앞서 언급한대로 마칸 S 디젤은 마칸 내에서 중간급에 해당하고 SQ5 TDI는 Q5 중 최강의 모델이다. 이런 차이는 성능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우선 SQ5 TDI를 살펴보면, V6 3.0리터 바이터보 디젤 엔진을 사용해 313마력의 최고출력을 발휘하고, 66.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함을 알 수 있다. 최고출력은 V8형 디젤 엔진 부럽지 않은 수준이며, 최대토크는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 부럽지 않은 수치를 자랑한다.

 

▲ 아우디 SQ5 TDI는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5.1초의 제로백과 250km/h의 최고속도를 자랑한다.(사진=아우디)

 

마칸 S 디젤은 V6 3.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을 사용한다. 최고출력은 258마력에, 최대토크는 59.2kg.m로 SQ5 TDI보다는 부족하다. 마칸 S 디젤에 적용된 엔진은 Q5 3.0TDI에 적용된 엔진의 출력을 강화한 엔진이기도 하다.

 

출력에 차이가 있는 만큼 100km/h 가속시간은 SQ5 TDI가 5.1초로 마칸 S 디젤의 6.3초가 빠르고, 최고속도 역시 SQ5 TDI가 250km/h으로 마칸 S 디젤보다 20km/h 빠르다. 변속기는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각각 적용됐다.

 

▲ 포르쉐 마칸 S 디젤의 최고속도는 230km/h다.(사진=포르쉐)

 

포르쉐라는 스포츠카 브랜드의 이미지를 생각했을 때 마칸 S 디젤의 퍼포먼스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두 모델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향후 마칸에도 SQ5 TDI의 엔진이 적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 모델 모두 준스포츠카 급의 강력한 성능을 갖고 있지만, 디젤 엔진의 효율성과 함께 다양한 기술의 도움으로 수준급의 연비를 자랑한다. SQ5 TDI의 복합연비는 11.9km/l이며 마칸 S 디젤의 복합연비는 14.7km/l(유럽 기준)이다. 마칸 S 디젤의 경우 아직 국내 기준으로 하는 연비가 발표되지 않은 탓에 복합연비가 하향 조정 되겠지만 SQ5 TDI 이상의 연비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진다.

 

▲ 포르쉐는 마칸 S 디젤을 SUV 대신 스포츠카라 부르고 있다.(사진=포르쉐)

 

고성능 디젤 SUV에 대한 국내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SQ5 TDI의 판매량을 보면 알 수 있다. SQ5 TDI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166대가 판매됐으며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268대이다. 이는 8690만 원의 가격과 수요층이 크지 않은 모델이라는 점을 감안 했을 때 적지 않은 판매량이라 할 수 있다.

 

SQ5 TDI의 인기에 대해 아우디 측은 “아우디의 베스트셀링 SUV Q5에 고성능 디젤 엔진을 장착해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높은 연비효율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SQ5가 소비자에게 어필한 것 같다”며 “일상생활과 레저, 패밀리카, 비즈니스 등 폭넓은 용도를 커버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을 더하고 있다”고 밝혔다.

 

▲ 아우디 SQ5 TDI는 SUV 이상의 운전재미를 선사한다.(사진=아우디)

 

큰 인기를 끌고 있는 SQ5 TDI와 달리 마칸 S 디젤은 8240만 원이라는 가격만 공개된 공개됐을 뿐 마칸 S, 마칸 터보와 함께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출시 시기는 올해 여름 중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덕분에 국내에서는 계약을 하더라도 내년 초에 차를 인도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준혁 기자 innova3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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