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과 함께 전 세계는 축구에 열광하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처럼 지구촌 스포츠 이벤트는 선수들이 그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검증하는 무대이기도 하지만,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IT 기술 혁신의 장’으로 점점 진화해 가고 있는 추세다. 직접 현장에서 모든 상황을 볼 수 없더라도 발달된 IT 기술을 통해 현장의 생생함을 언제 어디서든 느낄 수 있게 됐다.

 

지구촌 스포츠 이벤트에서 IT 기술들은 굉장히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경기 기록, 분석, 영상전달 등의 역할에 국한됐다면, 현재는 최신 IT 장비를 통해 경기 중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경기장 안팎의 생생한 정보전달을 해주는 다양한 앱, SNS 등은 전 세계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통합의 기능을 도맡아 하고 있다.

 

“더 이상의 골 오심은 없다” 비디오 골라인 판독기

 

월드컵에서 심판의 골 오심은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 일으켜 왔다. 하지만 이번 2014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골라인 판독기 도입을 통해 골 오심 논란을 역사 속으로 잠재울 전망이다. 독일의 골 컨트롤이 개발한 ‘골라인 테크놀로지 시스템’은 월드컵에서 기계가 심판의 영역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게 되는 첫 사례다.

 

▲비디오 골라인 판독기 ‘골라인 테크놀로지 시스템’(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골라인 테크놀로지 시스템은 그라운드 주변에 설치된 초고속 카메라 14대가 실시간으로 공의 위치를 추적하고, 어느 위치에서든 공이 골라인을 단 1mm라도 넘어갈 경우 1초 안에 주심이 착용하고 있는 손목시계에 ‘골(Goal)’이라는 신호와 함께 득점 시간을 전달한다.

 

▲(사진=AFPBB News)

 

이 시스템은 실제로 지난 16일 열린 프랑스와 온두라스의 E조 첫 경기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프랑스의 카림 벤제마가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슛을 날렸고, 공은 반대편 포스트를 맞은 뒤 왼쪽 포스트를 향했다가 온두라스 골키퍼가 이를 걷어낸 것처럼 보였다. 심판의 위치에서 골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주심은 손목시계로 전달된 신호를 확인한 뒤 곧장 프랑스의 득점을 선언하며 실효성을 입증한 바 있다.

 

성화봉송 앱으로 아시아가 하나로…‘스마트 토치 릴레이’

 

성화봉송은 스포츠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아주 중요한 행사다. 역대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을 살펴보면 성화봉송에는 대회 관계자나 유명인들만이 참여할 수 있었을 뿐, 일반인들까지 성화봉송 대열에 합류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누구든 온라인을 통해 성화봉송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는 역대 아시안게임 최초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성화봉송 이벤트 ‘스마트 토치 릴레이(Smart Torch Relay)' 시행을 통해 그 시작을 알렸다.

 

지난 6월 1일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처음 선보인 온라인 성화봉송 앱 스마트 토치 릴레이는 김영수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의 최초 점화에 이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대회관계자, 시민 대표 등에게 전달됐으며, 이후 많은 사람들이 동참해 아시안게임에 대한 관심도를 높였다.

 

구병길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온라인홍보 담당관은 “이번 대회를 맞이해 국내는 물론 아시아인들이 온라인 성화봉송을 통해 하나가 된다는 취지로 만들었다”며 “스마트 토치 릴레이는 OCA의 승인을 받은 공식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성화봉송에 일반인들까지 참여하기 어려웠다는 한계점을 생각해보면 스마트 토치 릴레이 앱을 통해 누구든지 성화봉송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으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오는 8월 9일부터 인도에서 실제 성화봉송이 시작되며, 국내에서는 8월 13일부터 전국으로 성화봉송 릴레이를 실시한다. 조직위는 온·오프라인 모두 함께 성화봉송 릴레이를 같이 펼쳐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은 한국에서 열리는 두 번째 아시안게임이며, 오는 9월 19일부터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모바일 올림픽’ 수식어 만든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런던올림픽이 ‘소셜 올림픽’ 이었다면 올해 열렸던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은 최초의 ‘모바일 올림픽’이라는 수식어를 만들어낸 올림픽이었다.

 

소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소치 2014 가이드’ 공식 앱을 런칭했다. 중계, 경기 일정, 뉴스와 사진, 티켓 구매 등 동계 올림픽 관련 모든 정보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올림픽을 스마트기기에서 간편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사진=소치 올림픽 조직위원회

 

아울러 소치올림픽 무선통신분야를 공식 후원했던 삼성전자는 ‘소치 2014 와우’ 앱을 출시해 올림픽에 관한 정보 외에도 좋아하는 선수에게 응원 메시지 보내기, 전 세계 팬과의 실시간 대화 등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사진=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소치동계올림픽은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TV보다 인터넷 기반의 중계를 통해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보는 시청자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록된 대회였다. 이는 달라진 미디어 환경을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시차 문제로 새벽 경기를 보기 어려웠던 시청자들이 인터넷을 활용해 다시 보기 등을 적극 활용했으며,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TV와 달리 경기 중에도 선수 정보 등을 찾아볼 수 있는 인터넷의 편리함도 팬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당시 AP 통신은 “인터넷이 TV보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덜하고 정보의 양은 더 많다”고 전한 바 있다.

 

SKT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기가 시대 열겠다”

 

지난 5월 29일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세대(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5G의 통신 속도는 최고 100Gbps로 4세대(4G)에 비해 약 1000배나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이는 800M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1초면 내려받을 수 있는 엄청난 속도다.

 

▲ 사진=SBS CNBC 방송 캡처

 

최근 10년간 이동통신시장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는 2003년 12월 SK텔레콤과 KT의 전신인 KTF가 광대역 CDMA인 WCDMA 상용서비스와 함께 시작됐다. 이후 2011년 7월 국내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4G 이동통신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이 확산됐다.

 

현재 이동통신, 방송업계는 4G를 넘어 5G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와 정부의 목표대로라면 5G는 오는 2020년경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무선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T 역시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시범무대로 평창동계올림픽을 선택했다. 이는 지구촌 스포츠 축제가 정보통신기술(ICT)을 선보이는 최적의 무대임을 방증하는 셈이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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