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기자]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이 3D 방송으로 화제가 됐다면 올해 2014 브라질 월드컵은 UHD TV 방송이 뜨거운 감자다. TV 제조사들이 앞다퉈 UHD TV를 출시했지만 실상 볼 수 있는 콘텐츠는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4월 10일 개국한 UHD TV 전용 채널 유맥스(UMAX)가 하루 4시간씩 UHD 콘텐츠를, 일 5회 순환 편성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UHD TV를 본격적으로 즐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다만 당장 치러지고 있는 브라질 월드컵 경기 중 일부가 UHD 지상파 실험방송이 이뤄지게 돼 UHD TV 구매자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될 전망이다.

 

업그레이드로 UHD 실험방송 시청 가능

 

KBS와 SBS를 통해 UHD 화질로 실험방송 되는 경기는 6월 29일에 열리는 16강전, 7월 5일의 8강전, 그리고 7월 14일 결승전의 총 3경기다. 실험방송 이후에는 경기 하이라이트 장면들이 UHD 화질로 제공될 예정이다. UHD 촬영은 소니가 맡고, KBS와 SBS가 이를 수입해 관악산 중계소를 통해 실험방송을 하게 된다.

 

문제는 아직 UHD 방송 표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여서 UHD 경기를 시청하려면 약간의 수고가 필요하다는 데 있다. 월드컵 실험방송은 유럽식 DVB-T2 송신 규격으로 송출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시판된 UHD TV는 아직 이 DVB-T2 송신을 위한 튜너가 탑재되지 않아 즉시 시청이 불가능하다.

 

LG전자- 실험방송용 업그레이드 키트 무상 증정

 

▲ LG전자는 유럽식 DVB-T2 UHD 방송 송출을 수신할 수 있도록 해당 튜너가 내장된 키트를 TV 구매자들에게 무상 증정한다.(사진=LG전자서비스 홈페이지 화면 캡처)

 

이에 LG전자는 서비스센터 홈페이지(www.lgservice.co.kr)를 통해 UHD 방송 수신을 위한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업그레이드는 UHD 방송 수신 지역 거주자에 한해 신청이 가능하며 UHD TV 1대당 1회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 방식은 LG전자 서비스 기사가 소비자 가정에 직접 방문해 DVB-T2 튜너를 내장한 업그레이트 키트(USB 방식)를 제공·설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업그레이드 키트는 무상 증정되며, 추후 국내 UHD 지상파 송출 방식이 유럽식 DVB-T2로 확정된다면 지속적으로 지상파 UHD 방송 수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UHD 방송 표준이 미국식 ATSC 3.0으로 정해질 경우 LG전자는 그에 맞게 추가 업그레이드 키트를 무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실험방송 시청 가능

 

▲ 삼성전자는 자사 UHD TV 구매 고객에게 UHD 실험방송을 수신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도 26일 UHD 방송 수신을 위한 업그레이드 방침을 정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형 UHD TV에 이미 DVB-T2 튜너가 장착돼 있어 별도의 동글(Dongle)이나 키트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UHD 월드컵 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 2013년에 구입한 UHD TV에 한해서는 에볼루션 키트를 통해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이뤄져야 하는데 삼성전자는 2013년형 UHD TV 구입자에 한해 에볼루션 키트 무상 제공 서비스를 지원한다고 전했다.  

 

만일 UHD 방송 표준이 미국식 ATSC 3.0으로 추후 확정되면 삼성전자의 UHD TV도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이뤄져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의 UHD TV에는 유럽식 DVB-T2 튜너는 내장돼 있으나 확정되지 않은 ATSC 3.0 규격의 튜너는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기존 삼성전자 UHD TV 구매자들에게 에볼루션 키트를 무상으로 증정할지, 혹은 해당 튜너를 내장한 동글 형태의 업그레이드 키트를 제공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유료방송 이용자는 셋톱박스 교체로 UHD 방송수신 해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업그레이드 방식이 다소 다른 데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014년형 UHD TV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업그레이드 방식은 별도의 업그레이드 키트가 필요 없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가능해 기사 방문이 필요없어 편리하다. 하지만 방송 튜너가 추가로 포함된 데 따른 소비자가격에 인상요인이 될 수도 있다.

 

LG전자의 UHD TV는 UHD 방송 수신용 튜너가 탑재되지 않아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UHD TV 구매자가 직접 업그레이드를 신청해야 하고 기사가 방문해야 해 번거롭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키트를 제공하고 나섰지만 UHD TV 소비자가 케이블TV나 IPTV를 통해 UHD 방송을 시청한다면 별도의 하드웨어 업그레이드가 필요없다. 유료방송 업체에서는 UHD 시청자를 위해 해당 튜너가 내장된 셋톱박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UHD 방송 표준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조사들이 UHD TV를 판매했기 때문에 이런 업그레이드 소동이 일어난 것”이라며 “하지만 국내 방송 시청자의 90% 이상이 지상파 직접수신을 하지 않고 유료방송을 하고 있어 향후 UHD 방송 시청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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