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박철현] “발제자를 훈계하는 토론회는 처음 본다. 게임업계의 목소리를 듣는 토론회인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훈계를 하고 비판만하다 끝났다. 손인춘 의원은 이미 게임을 부정적 인식을 갖고, 게임중독의 실질적 해소 방안 보다는 현상에 대해 게임업계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자기 주장에만 관심이 있다.”(토론회 참석한 게임업계 관계자)

 

손인춘 의원이 1일 진행한 '게임중독토론회'가 논란의 도마위에 올랐다. 이날 게임토론회에는 당초 게임업계의 입장을 듣고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인 듯 보였다. 하지만 진행된 토론회에는 게임의 부정적인 인식을 깔고 소통 없는 자리로 마무리 됐다.

 

특히 손 의원은 마지막에 발제자를 훈계하고 비판하는 무례함을 보이는 등 자기 입장적인 모습만을 주장하며 게임 업계와 소통을 끊은 듯 보였다.

 

▲ 손인춘 의원

 

손인춘 의원 주체로 진행된 이번 게임 토론회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넷 게임중독 토론회: 과도한 게임이용 문제, 올바른 진단과 기업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게임 업계를 대변하는 많은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장중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중독은 문제다 아니다 싸우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며 “어떤 산업이든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데 안 좋은 측면만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공평한 시선을 봐야 한다”고 현재 진행되는 게임규제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최근 게임중독 논란은 실제 게임이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연구는 없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굳어지면서 모든 이들이 게임에 핑계를 대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면서 “시대가 바뀌었고 과거의 모습만으로 진행하는 것은 스스로 발목을 잡는 상황이 나올 것이다. 역사적 변화의 물줄기 앞에서 우리는 변화해야 하는데, 게임 산업을 댐(규제)으로 물줄기를 막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 물줄기 위에서 살아날 수 있는 배(진흥)를 만들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헌욱 법무법인 로텍 변호사도 “게임에 빠져서 고립된 것이 아니라 고립돼서 게임에 빠진 것인데 항상 게임의 탓만 하고 있다”면서 “과거 ‘본드’ 중독이 문제였는데 아이들이 왜 ‘본드’를 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발제자로 나선 김성곤 인터넷디지털협회 사무국장도 현재 처해있는 국내 게임산업의 위기를 설명하며 게임 규제는 앞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사무국장은 “새로운 미디어가 나온 상황에서 정부의 차단 정책은 문제가 있다. 글로벌 시대로 변화되면서 국내 게임사업자만을 논하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자긍심을 갖고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햇볕정책을 펴야 한다. 글로벌로 변화된 업계 상황에서 국내법 규제만을 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게임 업계의 불안한 상황과 심정을 한 목소리로 내놨지만, 이날 손인춘 의원은 토론회에서 업계 목소리를 듣는 것이 아닌 게임업계의 책임에만을 주장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손 의원은 토론회 폐회사에서 “매우 실망스럽다. 규제 때문에 사업 못한다고 주장하는 듯하다”며 “규제가 있다면 어떤 규제 때문에 힘드니 이것을 해결해달라고 말할 줄 알았다. 또 산업이 이렇고 사회와 가정이 이런데 어떻게 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런 내용은 없었다”고 토론자들을 비판했다.

 

이어서 “게임산업이 인정받는 산업이라면 사회적 비용에 대해 어떻게 할지, 어떻게 쓸지 알리고, 그래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의 의견을 듣고자 마련한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훈계로 발제자와 참여자를 비판한 토론회는 없었다. 어이없고 당황스럽다”면서 “토론회 시작 전 이미 발제 자료집을 받았을 것인데, 빠진 내용이 있다면 미리 얘기해서 보충해 달라고 했어야는데 손의원은 그러지 않았다.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도 마지막에 게임업계가 실망스럽다고 얘기를 한다는 것은 의도한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박철현 기자 pch@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