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가 SDN(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와 NFV(네트워크기능가상화)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HP가 강조하는 차별점은 SDN/NFV 기술의 엔드투엔드 제공과 오픈스탠다드 지향이다. 특히 HP는 이 시장에 다양한 서드파티 벤더들과 스타트업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등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 HP SDN, NFV의 구성 예(사진=HP)

 

올해 HP가 강조하고 나선 것은 ‘새로운 IT 스타일’을 표방하며 기업들의 혁신을 돕겠다는 것이다. 이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빌리티, 시큐리티 등 최신 IT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IT 스타일이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이를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HP의 새로운 IT 스타일의 핵심 키워드는 ‘개방’이다. 최근의 IT 벤더들의 트렌드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서비스 등 다방면에서 모두 개방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HP 역시 새로운 IT 스타일을 강조하며, 개방을 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개방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결국에는 자사의 솔루션과 기술로 선점을 꾀하고 있어 다시금 폐쇄적이고 독점적인 시스템으로 갈 수밖에 없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 특히 이런 성향은 네트워크 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네트워크 벤더들이 개방형 생태계를 제공한다고 주장하지만, 반드시 자사의 HW를 구입해야 하는 등 실제로는 폐쇄적이고 독점적인 SDN, NFV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아몰 미트라 HP APJ 네트워킹 채널 부사장

 

이에 HP는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개방형 표준으로 제공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2일 인도 뭄바이에서 만난 아몰 미트라 HP APJ 네트워킹 채널 부사장은 “HP의 SDN, NFV 전략은 완벽하게 개방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HP는 제품과 서비스 측면에서 가장 포괄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HP의 SDN은 자사의 기기뿐 아니라 50여개의 스위치, 라우터, 액세스 포인터를 지원하고 있다. 또 업계에서 유일하게 오픈스탠다드를 지원하고 있으며, SDN의 핵심 컴포넌트인 인프라, 컨트롤러, 애플리케이션을 외부에 개방하고 다양하게 협력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특히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앱스토어를 구축해 이 곳에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의 구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인텔, SAP, F5, 리버베드, 마이크로소프트, 시트릭스, VM웨어 등의 SDN 애플리케이션이 이미 등록돼 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인프라닉스가 참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앱스토어와 관련해 KT와 SKT 등과 협력해 나가고 있다. 아직 앱스토어에 정식으로 등록이 된 상태는 아니며, KT는 이미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완료하고 오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DN 확대 위해 스타트업 지원 강화

 

HP는 SDN 생태계 확대를 위해 스타트업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HP는 SDN 개발자 컨퍼런스를 인도와 호주에서 개최한 바 있다. 조만간 한국과 일본에서도 개최될 계획이다. SDN개발자 컨퍼런스는 정해진 시간 안에 HP의 인프라에 맞춰 SDN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일종의 해커톤 대회다. 특히 스타트업 기업들을 위해 데모기기와 컨트롤러 유닛을 제공하는 듯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HP가 이처럼 스타트업 지원과 생태계 확산을 꾀하는 이유는 SDN 생태계가 참여자가 많을수록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일본 NEC를 비롯해 SK텔레콤, 국내 SDN 전문업체인 나임네트웍스 등과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 HP는 SDN, NFV활성화를 위해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휘트먼 HP CEO와 최진성 SK텔레콤 기술원장이 만나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에 대해 양사가 협력하기로 했다. (사진=SK텔레콤)

 

오픈NFV프로그램 선봬

 

HP는 NFV 확대를 위해 오픈NFV 조직을 신설하고 오픈NFV 파트너 정책도 펼치고 있다. NFV는 x86 서버같은 표준화된 하드웨어에 가상머신(VM) 형태의 네트워크 장비가 물리적 네트워크 장비의 기능과 역할을 대신하는 기술이다.

 

HP의 오픈NFV는 관련 기술과 아키텍처는 물론 오픈NFV 연구소와의 써드파티의 협력, 다양한 파트너 프로그램, 오픈NFV 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의 트래픽 제어, 보안 등을 SW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고, SDN과의 접목을 통해 네트워크 관리, 운영 효율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트라 부사장은 "NFV 파트너 지원정책인 오픈NFV프로그램도 SDN 전략과 유사하게 서비스제공업체(SP)들과 개방형 표준으로 손잡기 위한 것"이라며 “NFV 역시 오픈스탠다드를 지향하고 앱스토어 이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상수 한국HP 솔루션 사업부 상무는 "NFV와 SDN이 지향하는 바는 모두 개방형 표준"이라며 "오픈NFV프로그램은 하나의 벤더가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더 많은 벤더들이 참여해 나갈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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