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TV 시장에 커브드 UHD TV를 출시하며 마케팅에 한창이다. 양사는 서로 자사 제품이 더 우수한 곡률과 몰입감을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평면 UHD TV보다 좀 더 우수한 기술인양 주장하고 있다.

 

커브드 UHD TV가 화질적인 이점이 거의 없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커브드’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봐야 하는데, 화면이 더 잘 휘어지거나 둘둘 말리는 것은 화질과는 무관한 요소다.

 

커브드 UHD TV는 일반 TV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현 시점에서 가장 ‘유니크’한 기술이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채용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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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105인치 커브드 UHD TV(사진=삼성전자)

 

▲ LG전자의 105인치 커브드 UHD TV(사진=LG전자)

 

영상전문가들은 커브드 TV의 단점으로 크게 평면 TV보다 비싼 가격, 좁은 공간과 작은 화면에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곡률, 왜곡이 거의 없는 최적의 시청위치(Sweet Spot)를 벗어나면 평면 TV보다 더 왜곡된 화면에 노출되는 점, 두께가 평면 TV보다 몇 배 더 두꺼워지는 점 등을 꼽는다.

 

씨넷의 도날드 벨 편집장은 “커브드 TV가 남에게 과시하기 좋지만 가장자리 이미지가 왜곡되고 가격이 비싸다”며 “커브드 TV가 일시적 유행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매체 가디언의 사무엘 깁스도 커브드 TV의 크기가 주는 효과가 미비하고, 가격이 비싸며 설치가 어려운 점을 설명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휘게 만들 수 있으니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AV 평론가인 최원태 씨도 커브드 TV 무용론을 주장한다. 그는 삼각형에서 빗변과 밑변의 길이를 떠올리면 커브드 TV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눈동자에서 화면 중앙까지의 길이와 눈동자에서 화면 주변부까지의 길이가 달라지게 되는데, 그 차이가 커질수록 시차 발생에 따른 영상 왜곡도 심해지게 되고 색수차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한 눈에 보여야 하는 영상 정보에 차이가 발생해 영상의 통일감이 떨어지게 되는데 커브드 화면이 이 단점을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좌석과 스크린과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고 화면이 큰 대형 영화관의 경우 커브드 스크린이 사용된다.

 

▲ 스크린 중심부와 주변부의 왜곡을 줄이기 위해 영화관은 커브드 스크린을 사용한다.

 

하지만 최 평론가는 커브드 TV에 대해서는 ‘효과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는 “화면 중심부와 주변부의 왜곡을 없애고 영상의 통일감을 주기 위해 스크린 중심부와 주변부의 거리 차이를 없애면 영상은 한층 스펙타클한 느낌을 주게 된다.

 

문제는 그러려면 최소 40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에 스크린과의 거리도 상당해야 하는데 가까운 거리에서 50~70인치 정도의 커브드 TV로는 그러한 효과를 거의 느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정도 크기와 곡률로는 화면이 휘었다는 정도의 느낌만 들 뿐 그로 인한 영상적 통일감과 스펙터클함을 느끼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또 “커브드 TV는 화면이 보여주는 상의 왜곡에 관한 문제일 뿐 화질과는 무관한 기술”이라며 “제조사들이 앞다퉈 커브드 TV를 출시하면서 마치 커브드 TV가 당연한 것, 커브드 TV 화질이 더 좋은 것, 미래의 기술인 것처럼 일반화시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29일 LG전자가 21 : 9 화면비율을 제공하는 105인치 커브드 UHD TV를 출시했다. 앞서 삼성전자도 같은 크기, 같은 화면비율의 커브드 UHD TV를 출시한 바 있다. 

 

이 두 거대한 커브드 UHD TV는 왜곡을 좀 더 잘 억제할 수 있는 크기와 비율을 가지고 있다. 커브드 TV의 장점을 좀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제품이다.

 

문제는 이들 TV가 주문생산 제품이며 소비자가격이 1억 2000만 원이라는 점이다. 완벽한 몰입감을 가정에서 즐기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이 필요한 듯하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