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동통신 사업자인 ‘스프린트’가 미 4위 이동통신사업자인 ‘T모바일’ 인수를 포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위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프린트는 그동안 T모바일 인수를 추진했으며 사실상 인수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미 스프린트를 인수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T모바일 인수를 통해 버라이즌, AT&T와 본격 경쟁을 펼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다.

 

양사 인수 합병은 FCC(미 연방통신위원회)와 법무부의 승인을 받는 게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번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가 맞다면 손정의 회장의 미 이통시장 재편 전략은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스프린트는 T모바일 인수 협상을 벌이면서 협상 결렬시 20~40억 달러의 위약금을 지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막대한 위약금을 물고 T모바일 인수를 포기한 것은 그만큼 정부 당국의 승인을 얻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업계 일각에선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었다.

 

이번 스프린트의 T모바일 인수 포기는 프랑스 통신 사업자인 ‘일리아드’가 지난주 T모바일을 15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이후 나온 것이다. 일리아드는 주당 33달러의 금액으로 지분 56.6%를 인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T모바일측은 일리아드의 인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스프린트가 T모바일 인수를 포기한다면 T모바일 인수전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길수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