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은 세계 5위 규모에 걸맞게 다양한 수입차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진출해 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만나볼 수 없는 명차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국내 자동차 마니아들이 동경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명차들 가운데 정식으로 수입되지 못하고 있는 자동차들을 선정해 시리즈로 게재한다. <편집자주>

 

[IT조선 김준혁] 유명 스포츠카 브랜드하면 통상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을 떠올린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동차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애스톤마틴, 알파로메오 등의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외에도 '맥라렌(McLaren)'이라는 스포츠카 브랜드가 있다. 맥라렌은 국내에서 잘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 1966년 설립된 F1 레이싱 팀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긴 역사를 갖고 있다. 현재까지도 F1에서 활발하게 활약 중인 맥라렌 레이싱 팀은 오랫동안 페라리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매년 새로운 F1 역사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 맥라렌 스포츠카는 F1 레이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진 속 모델은 2014년도 F1 머신인 MP4-29(사진=맥라렌)

  

이처럼 F1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던 맥라렌은 1989년 양산차 전문부서인 맥라렌 오토모티브(이하 맥라렌)를 설립하고 1992년 자동차 역사상 최고의 스포츠카이자 슈퍼카로 평가받고 있는 ‘맥라렌 F1’을 만들어내면서 스포츠카 전문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 등장한지 3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최고의 슈퍼카로 평가받고 있는 맥라렌 F1(사진=맥라렌)

 

하지만 맥라렌은 맥라렌 F1 이후 약 20년 동안 별다른 스포츠카를 만들지 않았고, F1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한 상황은 지난 2011년 미드십 V8 스포츠카 ‘MP4-12C’가 등장하면서 바뀌게 됐고, 곧이어 슈퍼카 ‘맥라렌 P1’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못지않은 스포츠카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재확인하게 된다.

 

▲ 맥라렌 스포츠카의 새로운 미래를 담당하게 될 650S(사진=맥라렌)

 

이후 맥라렌은 MP4-12C의 엔진과 섀시를 바탕으로 P1의 디자인을 적용한 새로운 모델 ‘650S’를 빠르게 선보이며 지난 20년 간의 공백을 만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맥라렌이 이처럼 스포츠카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키워나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시장에는 진출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이미 해외 언론 등을 통해 페라리 못지않은 성능이 입증된 맥라렌 650S도 국내에서는 만날 방법이 전무한 상태다.

 

맥라렌 650S가 어떤 매력을 지녔길래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지 그 특징을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 MP4-12C와 P1의 장점을 골고루 받아들인 650S(사진=맥라렌)

 

맥라렌 650S는 앞서 언급한대로 MP4-12C와 P1의 장점을 골고루 받아들인 모델이다. MP4-12C의 카본파이버 바디와 M848T V8 터보 엔진 등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지만 P1 스타일의 디자인 등 약 25%의 부품을 새롭게 적용하고 있어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또한 완벽히 새로운 후속 모델이라고 보기에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

 

▲ 맥라렌 로고를 형상화한 디자인의 헤드램프(사진=맥라렌)

 

이렇게 다소 복잡한 혈통을 가진 650S는 고성능 스포츠카로서는 다소 밋밋한 MP4-12C의 디자인에서 벗어나 날렵한 스타일을 갖고 있는 슈퍼카 P1의 디자인을 받아들였다. 덕분에  맥라렌 스포츠카 특유의 패밀리룩을 완성하는 한편, 고성능에 어울리는 멋진 스타일을 갖게 됐다.

 

▲ 미드십 스포츠카 특유의 날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650S(사진=맥라렌)

 

▲ 20인치 초경량 알로이 휠과 피렐리 타이어, 카본세라믹 브레이크가 기본 적용된다.(사진=맥라렌)    

 

주요 특징으로는 부메랑 모양의 맥라렌 로고를 형상화한 헤드램프와 이와 연결된 듯한 형태의 전면 공기흡입구가 있다. 여기에 미드십 스포츠카 특유의 유선형 차체, 긴 휠베이스, 측면의 커다란 공기흡입구가 눈에 띈다. 맥라렌 F1을 비롯해 MP4-12C, P1 등에 적용된 바 있는 화려한 형태의 버터플라이 도어도 650S에 그대로 적용됐다.

 

▲ 95km/h 이상의 속도에서 최대 20미터의 제동거리를 단축시켜주는 에어 브레이크(사진=맥라렌)

 

▲ 가로 형태의 테일램프가 독특한 후면부 디자인을 완성한다.(사진=맥라렌)

 

전면이 P1과 유사한 스타일을 지닌 것과 비교해 후면부는 MP4-12C와 큰 차이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프론트 범퍼와 유사한 스타일의 리어 범퍼, 전동식 에어 브레이크, 여러 개의 가로바로 구성된 테일램프, 후면부 상단에 위치한 머플러 등이 650S 후면부 디자인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 심를한 디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650S의 운전공간(사진=맥라렌)

 

실내는 운전에 필요한 것만을 적용하고 불필요한 요소들은 모두 제거해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완성했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화려함은 떨어질 수 있지만 심플함을 바탕으로 최첨단 기능을 조화시켜 맥라렌 스포츠카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 650S의 운전석에 앉으면 오로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사진=맥라렌)

 

스티어링 휠에 수많은 버튼을 위치시켜 화려함을 넘어서 복잡함을 느끼게까지 만들었던 타 스포츠카와 달리 650S의 스티어링 휠에는 그 흔한 오디오 조작버튼 조차없이 간결하게 디자인됐다. 그 너머로 보이는 계기판 중앙의 RPM 게이지를 중심으로 좌우에 다기능 디스플레이를 위치시키고 있다.

 

▲ 650S의 운전석에 들어가기 위해선 높은 카본파이버 턱을 넘어야 한다.(사진=맥라렌)

 

▲ 엔진이 있어야 할 곳에 위치한 트렁크는 가방 1개 정도만 넣을 수 있다.(사진=맥라렌)

 

센터페시아는 세로 형태의 긴 디스플레이와 엔진 스타트 버튼을 비롯한 주행 모드 설정 버튼이 눈에 띈다. 센터페시아에 있어야 할 공조장치 버튼은 운전석 도어에 위치하고 있어 650S가 온전히 운전자 중심의 스포츠카임을 알게 해준다.

 

▲ 차체 중앙에 위치한 V8 3.8리터 터보 엔진은 650S라는 이름대로 650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사진=맥라렌)

 

650S의 핵심이 될 엔진은 앞서 언급한대로 MP4-12C에 적용된 V8 3.8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사용한다. 엔진의 최고 마력과 토크는 각각 650마력(7250rpm)과 678Nm(6000rpm)에서 발생되며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짝을 이뤄 뒷바퀴를 통해 출력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100km/h 가속까지 단 3초가 소요되고 최고속도는 333km/h에 이른다.

 

▲ 카본파이버와 알루미늄을 적절히 섞어 완성한 650S의 섀시(사진=맥라렌)

 

▲ F1 기술에 바탕을 둔 650S의 달리기 실력은 오랜 역사를 가진 라이벌들과 큰 차이가 없다.(사진=맥라렌) 

 

650S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전자장비를 더해 모든 사람에게 짜릿한 운전재미를 선사한다. 대표적으로는 노멀 모드와 스포츠&트랙 모드를 지원하는 프로액티브 섀시 컨트롤(PCC)이라는 이름의 서스펜션 컨트롤 기술, 런치 컨트롤, 주행안전장치 등이 있다. 이 모든 장비는 맥라렌이 오랫동안 F1에 축적한 기술이 반영된 것이며, 경량화를 가능하게 한 카본파이버 차체와 공기역학적인 디자인 역시 F1에서 가져온 기술이다.

 

▲ 첨단 전자장비를 이용해 누구나 쉽게 650S를 한계까지 몰아볼 수 있다.(사진=맥라렌)

 

현재 맥라렌 650S는 쿠페와 로드스터로 판매 중이며 디자인과 개발, 생산 모두 영국에서 이뤄지는 정통 영국 스포츠카라 할 수 있다. 맥라렌이 양산 스포츠카를 만든 경험은 많지 않지만 F1에서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이 반영된 만큼 현재 페라리나 람보르기니, 포르쉐 못지않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 라이벌 차량에는 없는 하늘을 향해 활짝 열리는 버터플라이 도어가 매력적인 650S(사진=맥라렌)

 

하지만 자금력이나 판매망 등은 아직 부족해 우리나라와 같이 고성능 스포츠카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은 시장까지는 진출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 맥라렌의 국내 진출 소식이 들려오고 있기는 하지만 빠른 시일 내 650S를 국내 도로에서 만나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 우리나라에서 만날 수 없는 650S는 현재 쿠페와 로드스터 2가지 버전으로 판매 중이다.(사진=맥라렌)

 

김준혁 기자 innova33@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