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한국 오디오 시장의 대형 수입업체 중 하나인 오디오갤러리가 브랜드 정리에 돌입했다. 그동안 수입했던 오디오리서치, 드비알레, 비비드오디오, 비올라, MSB테크놀로지,구루, 렐(REL), 에스테틱스(Aesthetix), CH 프리시전의 수입을 중단한 것이다.

 

현재 오디오갤러리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총 12종이지만 실제 주 취급 브랜드는 골드문트, FM 어쿠스틱스, 포칼, 나그라 등 4종류로 압축된다.

 

▲ 수입이 중단된 브랜드들(사진=오디오갤러리 홈페이지)

 

 

작년 8월 22일 오디오갤러리가 야심차게 입점했던 골드문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도 입점 1년 만에 문을 닫았다. 오디오갤러리 관계자는 "수천~수억 원대 제품을 판매하는 곳인데 백화점이라는 매장 특성상 적정 볼륨까지 올리기 어려웠다"면서 "소리를 들어볼 수 없으니 방문 고객이 선뜻 구매하기 어려워 판매에 적합한 매장이 아니라고 판단, 철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업체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일정 마진을 공제하는 수수료 매장이다. 매월 일정 금액 이상 매출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백화점 측에서 경고를 하게 되는데 이것이 몇 차례 누적돼 퇴출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26일은 골드문트에 이어 오디오갤러리가 두 번째로 심혈을 쏟고 있는 포칼의 국내 시청매장을 오픈한 날이다. 이날 오픈식에서 라상준 오디오갤러리 대표는 포칼 제품을 소개하면서 덴마크 브랜드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을 정조준 해 "R&D에 투자하지 않아 소리가 안 좋은 제품"이라고 비난했다.

 

▲ 포칼 제품을 설명하며 뱅앤올룹슨을 비난한 라상준 오디오갤러리 대표

 

라 대표는 "1980년대에는 오디오 마니아용 시장과 디자인 오디오 시장으로 분리됐다. 오디오 마니아 시장은 더 좋은 소리를 위해 R&D에 투자하면서 가격이 비싸졌다. 디자인 오디오 시장은 제품 예쁘게 만들고 매장 인테리어만 잘 해도 판매가 됐기 때문에 음질에 대한 R&D에 큰 투자를 안 했다. 그 때문에 소리가 안 좋다. 뱅앤올룹슨 같은 곳이 그런 곳이다"라고 말했다.

 

회사 대표가 공식적인 행사에서 경쟁사를 직접 거론하며 비난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또 다른 오디오 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오디오갤러리가 매출이 떨어져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