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상훈] 중국과 미국의 합작회사인 마이크로랩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수준급 소리, 만듦새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음향회사다. 1998년 설립된 마이크로랩은 초기에는 저렴한 PC 스피커를 만들어 판매했지만 가격 대비 훌륭한 소리와 빼어난 디자인으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차곡차곡 매출을 높였다.

 

2001년에는 직원 수 1000명이 동시에 일할 수 있는 15,000평방미터 규모의 본사를 건립했고 2003년에는 좀 더 높은 수준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스피커 유닛 개발자로 이름 높은 피터 라슨(Peter Larsen)을 기술지원과 디자인 담당으로 영입했다.

 

 

천재적인 개발자 피터 라슨의 손길이 닿은 스피커

 

합리적인 가격으로 우수한 성능의 제품을 공급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마이크로랩에 협력하기로 한 피터 라슨은 경력이 무척 화려하다. 1974년 스피커 유닛 제조사 SEAS에서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그는 1979년부터 1987년까지 덴마크 스피커 유닛 전문 제조사인 비파(Vifa) 스피커에서 수석 엔지니어로 근무했고 1987년부터 1990년까지는 덴마크 오디오 제조사 다인오디오(Dynaudio)에서, 그리고 1993년까지는 미국 스피커 제조사 JBL에서 일했다. 그 후 피터 라슨은 프랑스의 Audax, 영국의 KEF, 중국의 골드맥스(Goldmax), 덴마크의 비파 스피커, 인도의 Peerless Fabrikkerne, 영국 NXT의 스피커 등에 음질 컨설팅 업무를 해왔다.

 

 

▲ 피터 라슨(사진=마이크로랩)

 

피터 라슨은 라우드 스피커와 제조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소재와 제품 디자인 등을 개발해왔다. 그리고 링 라디에이터를 개발함으로써 수천 개의 스피커 제조사들이 피터 라슨의 링 라디에이터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경력이 화려한 피터 라슨이 파트너가 되자 마이크로랩의 제품들은 몇 단계를 훌쩍 뛰어넘은 완성도를 지니게 됐다. 현재 마이크로랩은 전 세계 56개국에 상표와 지식재산권을 등록했고, 20여 종의 기술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명 스피커 제조사들이 즐비한 유럽과 북미 시장을 비롯해 동남아시아와 러시아 등 80여개 국에 제품을 수출하면서 글로벌 스피커 제조사로 급부상했다. 국내에서는 아이티컴파스를 통해 정식 수입, 출시됐다.

 

 

H20과 거의 흡사한 이란성 쌍둥이, H21

 

▲ 왼쪽이 H21, 오른쪽이 H20이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하는 제품은 H21 Dandy다. 이 제품은 H20 Artbook란 제품과 함께 출시됐다. 두 제품 모두 유닛과 내부 설계는 동일하지만 H20은 천으로 된 그릴을 벗길 수 있고, H21은 타공된 금속 그릴이 본체에 고정돼 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제품 상단에 있다. H20의 조작부는 본체 위로 크게 돌출되지 않았지만 H21은 큼지막한 NFC 수신부가 마련된 볼륨 조절 노브(Knob)가 위로 크게 돌출돼 있다. 다른 부분은 거의 동일하다.

 

 

블루투스, NFC, APT-X, 충전단자 등 각종 편의시설 제공

 

H21의 표면 재질은 인조가죽 느낌의 천으로 씌어졌다. 앰프가 내장된 액티브 스피커인데다 블루투스를 지원하기에 두 개의 스피커를 연결하는 인터커넥터 케이블을 연결하고 전원 코드만 꽂으면 선이 복잡하지 않은 오디오 시스템이 된다. 물론 2RCA 케이블을 통한 유선 연결도 지원되고 크기가 그리 크지 않아 PC 스피커로 사용하기도 좋고 거실이나 방에서 음악을 듣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기도 좋다. 주요 조작부에는 전원버튼 외에도 블루투스 페어링이나 이전곡/다음곡 선곡 버튼, 정지/재생 버튼이 마련됐다.

 

▲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H21(사진=마이크로랩)

 

제품 뒤쪽에는 스마트폰 등을 충전할 수 있는 충전용 USB 단자도 마련됐다. 다만 충전단자의 출력이 1A(암페어)로 낮아 태블릿PC를 충전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스마트폰 정도라면 케이블을 연결해 무한 충전과 재생이 가능하다.

 

블루투스는 최신 규격인 4.0을 지원하고 AAC, Apt-X 등의 코덱을 지원한다. 스피커는 자체적으로 자동 절전기능이 있어 음 신호가 장시간 입력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절전모드로 변경된다.

 

▲ 동봉된 케이블의 퀄리티는 그리 좋지 않다.

 

스피커 유닛은 1인치 크기의 실크 돔 트위터와 3.5인치 크기의 우퍼의 2웨이 2스피커 구성이다. 정격출력은 스피커 당 18W 수준이며 재생 주파수 대역은 50Hz~20kHz이다.

 

 

풍만한 저음과 인상적인 중음역대 표현 인상적

 

▲ 10만원대 가격치곤 매우 훌륭한 사양과 음질, 만듦새를 자랑하는 H21(사진=마이크로랩)

 

 

실제 재생해본 H21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영어로 안내 음성이 들리고 곧바로 연결됐다. 블루투스 연결에서도 음질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는데, 크기에 비해 저음도 꽤 탄탄했고 중음역대의 표현도 좋았다. 반면 고음의 명료도와 초저역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지만 H21의 가격을 생각하면 동 가격대에서 음질이 매우 뛰어날 뿐만 아니라 블루투스와 NFC, 스마트폰 충전까지 지원하므로 사실상 적수를 찾기 어렵다.

 

한 가지 단점을 찾는다면 동봉된 케이블의 질이 썩 좋지 않다는 것 정도다. 여건이 된다면 바나나 플러그를 장착한 적당한 가격대의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이 음질이나 미관상으로나 모두 나아진다.

H20과 H21의 온라인 실 구매가격은 10만 원대 후반 선. 유명 브랜드의 2채널 블루투스 액티브 스피커의 가격이 그 보다 10만~20만 원 비싼 만큼 합리적인 가격으로 빼어난 만듦새를 자랑하는 제품을 찾는 이에게 제격일 듯하다.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