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이선] 애플이 근거리무선통신(이하 NFC) 기반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애플페이'를 공개했지만 이 서비스의 국내 도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애플이 출시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애플페이' (사진=애플)

 

애플은 지난 10일(한국시간) 개최된 신제품 발표회에서 NFC를 통한 모바일 결제 시스템 '애플페이'를 공개했다. 애플은 애플페이가 모바일 결제 산업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국내 전자결제 업계는 국내 아이폰 점유율과 NFC 시장 현황 등을 미뤄볼 때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페이는 아이폰에 신용카드 정보를 미리 등록한 후 지문인식센서와 NFC를 활용해 결제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다. 신용카드가 등록된 아이폰을 'NFC동글'이라는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고 지문을 입력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국내에서는 2011년부터 NFC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시작했고, 같은 해 구글은 NFC를 활용한 모바일 지갑 '구글 월렛'을 출시했다. 삼성전자도 '삼성 월렛'을 출시했고 통신사들도 앞다퉈 유사한 모바일 지갑을 출시했다.

 

국내에는 이미 애플페이와 유사한 결제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국내 NFC 모바일 카드 시장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심지어 이용자 다수는 NFC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2013 모바일 인터넷 이용 실태' (자료=한국인터넷진흥원)

 

2013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모바일 인터넷 이용 실태'에 따르면 NFC에 대해 '알고 있다'는 답변이 19.1%, '보통이거나 잘 모른다'는 답변이 43.8%, '전혀 모른다'는 답변이 37.2%를 차지했다. 약 80%가 NFC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모바일 신용카드를 결제할 수 있는 NFC 결제 단말기 보급률이 낮아 모바일 카드로 결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경우가 빈번하다.

 

2013년 한국은행이 실시한 '국내 모바일 카드 시장 현황' 조사에 따르면 NFC 결제 단말기는 국내 전체 카드 가맹점 중 1.5%에만 설치돼 있다.

 

이에 업계 및 전문가들은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 가능성에 부정적이다. 90%에 달하는 국내 안드로이드 이용자를 위한 NFC 결제 단말기 보급률도 1.5%에 불과했는데, 점유율 10%도 되지 않는 아이폰 이용자를 위해 국내 결제대행사, 카드사, 가맹점 등이 제휴를 진행할 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최적화된 '애플페이'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현지화하려면 엄청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며 "국내 전자결제 시장 상황으로 볼 때 투자해도 이윤을 발생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애플이 내놓은 '애플페이'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지는 모르겠으나 한계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