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최재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국내 시장진출 초읽기에 들어서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우리나라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테크인아시아(techinasia)

 

16일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중국 화웨이 '아너6'에 대한 망연동 테스트 등 기술적인 부분들을 완료하고 출시와 관련해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이르면 내달 중 국내 출시 가능성이 높다.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 스마트폰을 기다리는 이유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이다. 화웨이 '아너6'만 놓고 보더라도 국내 고사양 스마트폰과 비슷한 사양을 지닌 반면 가격은 30만~40만원대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나 일부 소비자들은 화웨이를 비롯, 중국 스마트폰들이 국내 시장에 자리잡기 위해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산' 브랜드라는 인식 문제

 

국내에서 '중국산' 브랜드는 환영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중국 전자제품은 짝퉁 관련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실제 중국 제조업체 '구폰'은 최근 잇따라 짝퉁폰을 만들어 내며 국내 제조사들을 괴롭히고 있다.

 

▲구폰이 만든 '갤럭시노트4' 짝퉁 제품 (사진=기즈차이나)

 

10여 년전 중국산 디지털 TV가 반의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 들어와 국내 소비자들이 앞다퉈 구매했던 사례가 있다. 하지만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중국산 TV는 무게를 달아보고 사야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성능 미달이나 주요 부품들이 빠져 있는 경우가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이미 저가폰부터 프리미엄폰까지 다 있는데 굳이 중국 스마트폰을 찾을 이유는 없을 것 같다"며 "특히 한국은 제조사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가 상당히 중요한데 중국 스마트폰은 이런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운 AS 입맛 맞출까

 

중국 스마트폰 단말기가 아무리 고사양에 경쟁력 있는 가격을 갖추고 있더라도 사후서비스(AS)에 대한 부분이 쉽게 해소되지 못할 것이란 문제점도 지적됐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약 180개 정도의 가전 AS센터를, LG전자도 100여 개에 달하는 AS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이 고장난 즉시 가까운 센터를 방문해 수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브랜드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애플의 경우 리퍼폰 제도를 도입하고 정책을 바꾸면서 길게는 1주일이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매니아층이 형성돼 있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예외적인 브랜드중 하나다.

 

이와 달리 모토로라·노키아·HTC·블랙베리 등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지 못했다.

 

한 제조사 AS센터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AS의 경우 기술적인 부분들은 무리가 없을지 몰라도 센터의 수가 부족하고 국내 제조사들의 AS와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폭발 사고 등 '안전성' 철저히 검증돼야

 

지난해 10월 미국 IT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한 중국 사용자가 자신의 가방에 넣어 둔 샤오미 스마트폰(모델 Mi2S)의 수화기 부분이 녹아내리면서 폭발해 손가락에 화상을 입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샤오미 스마트폰 폭발 사고 당시 모습(사진=웨이보)

 

뿐만 아니라 샤오미의 대표 스마트폰 홍미노트에서 사진과 문자를 임의의 서버로 보내는 기능이 발견되면서 중국 정부가 사용자의 정보를 무단으로 캐내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거진 바 있다.

 

안전이나 보안에 대한 부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우선시 돼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중국 스마트폰에 대한 안전성이나 보안성에 대한 신뢰도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의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라며 "'외산폰의 무덤'인 우리나라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이런 기본적인 요건들이 검증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 기자 jpchoi@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