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삼성전자가 840 EVO 시리즈 SSD의 성능 저하 문제 해결을 위한 복구 소프트웨어를 15일 공개하자 단시간에 누리꾼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일단 성능 저하 논란을 잠재우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 SSD의 신뢰도가 회복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최근 삼성전자 840 EVO SSD 시리즈는 기록한지 약 한 달 이상 오래된 데이터를 읽을 때 속도가 대폭 느려지는 현상이 발견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회사측은 해당 문제가 하드웨어상의 문제는 아니며,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배포된 복구 소프트웨어가 그 답인 셈이다.

 

▲(사진= 삼성전자 글로벌 홈페이지)

 

현재 이 복구 소프트웨어는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이트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윈도 버전이 우선 공개됐으며, 맥과 리눅스용은 10월 말 공개될 예정이다. 아직까지 한글화된 사이트는 확인되지 않고 있어 영문으로 ‘Samsung SSD 840 EVO Performance Restoration Software’ 항목을 찾아 설치하면 된다. 840 EVO는 ‘EXT0CB6Q’, 840 EVO mSATA는 ‘EXT42B6Q’ 버전의 펌웨어로 각각 업그레이드가 진행된 후 성능 복구작업이 진행된다.

 

▲840 EVO 성능 복구 작업이 완료된 모습. 펌웨어가 EXT0CB6Q로 업데이트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 삼성전자)

 

이날 840 EVO 성능 복구 소프트웨어가 배포되자 주요 하드웨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설치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의 후기에 따르면 펌웨어 업데이트로 840 EVO의 성능 저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스토리지 모니터링 프로그램 HDtune을 통한 벤치마크 그래프상 기존의 들쭉날쭉했던 측정값이 비교적 평탄해진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당장은 성능 저하 문제가 해결된 듯이 보이지만, 향후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당초 지적된 840 EVO의 성능 저하가 한 달 이상 오래된 데이터에 대해 발생했기 때문에 완전히 문제가 해결됐다고 결론내리기 위해서는 앞서와 비슷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번 840 EVO 성능 저하 문제가 제기되면서 기존에 출시됐던 840 시리즈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한다는 제보도 이어지고 있어 논란의 불씨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840 시리즈는 지난 2012년 10월에 출시돼 여전히 삼성전자의 3년 무상보증 대상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성능 저하 이슈가 840 EVO 시리즈에서만 나타나는 것으로, 기존 840을 비롯해 다른 제품들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SSD 고유의 트리플 레벨 셀(TLC) 낸드플래시의 근본적인 문제가 표면에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내놓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판매량 1위를 달리던 840 EVO의 온라인 마켓 판매량이 9월 들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기에 이르렀다.

 

▲삼성전자 840 EVO는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SSD 카테고리에서 여전히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상품의견란을 통한 소비자들의 비판이 폭주하고 있는 상태다(사진= 다나와)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삼성전자의 대응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가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해외 사이트를 통해서만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840 EVO 성능 복구 소프트웨어 배포만 해도 한국 사이트를 통한 공지나 안내는 없이 글로벌 사이트로만 제공된다는 점을 들어 국내 소비자들만 홀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